[주간논단]'선교사 총대'의 길을 열자

[ 논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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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08월 21일(목) 00:00

이광순
장신대 교수 

 

한인 세계선교대회가 3차에 걸쳐 시카고에서 모였다. 제1차는 본교단 선교사회 주최로 모인 '2008 선교대회 및 선교전략회의'였다. 총회파송 선임 선교사 1백50여 명은 전세계 12개 권역의 대표로서 '한국교회 선교 1백주년 회고와 전망'이라는 주제로 총회장, 세계선교부장, 장로회신학대학교 전 학장, 명예총장, 선교학과 교수 전원이 한자리에 모여서 역사적인 선교대회를 열었다. 이번 선교대회는 개회예배, 주제강연, 지역별, 주제별 전략회의와 저녁마다 영성집회로 회개와 결단의 은혜가 충만한 대회였다. 특별히 총회와 선교사의 관계를 새롭게 하는 좋은 기회였다.

한국교회 총회는 1907년 장로회신학교 제1회 졸업생 7명에게 목사안수를 하고 이기풍목사를 선교사로 제주도에 파송하였다. 처음부터 한국교회는 선교하는 교회였다. 초기 한국교회 총회는 해외 선교사가 일시 귀국하여 총회에 참석하면 그 선교사는 직접 총회에서 선교보고를 하는 것이 매우 자연스럽고 당연한 의무였을 것이다. 그러나 언제부터인지 총회에서 선교사들이 귀국해도 현지 선교보고를 할 수 있는 통로가 막히고 현장 선교사의 의견을 소통할만한 길이 막히게 되었다. 공식적인 총회 회의록에는 제58회 총회인 1973년부터 선교사 대표 한 명이 언권회원으로 참석한 것으로 기록하고 있다. 그 후에 한국교회 선교 1백주년을 맞이해서 1984년 제69회 총회는 향후 10년 동안 3백48명(가정)의 선교사를 파송하도록 모든 총대들이 기립해서 결의하였다. 그러기에 총회는 더 많은 선교사를 파송하려고 애를 쓰며 자연히 숫자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다. 총회가 선교사들을 배려하고 끌어안아주고 선교사들의 목소리를 청취하며 그들의 의견을 수렴하기보다 더 많은 선교사를 파송하는 데 급급하였다. 총회는 일방적으로 선교사를 훈련하고, 파송하고, 관리하고, 지도하며 평가하는 기관이 되고 말았다. 제92회기 총회파송 선교사는 1천1백50명으로 80여 국가에서 사역하고 있으나 여전히 한 명의 대표만 언권회원으로 총회에 참석하고 있는 실정이다. 바라기는 총회 세계선교부가 제93회 총회에 상정하는 12개 권역에서 대표 선교사들이 총회에 적극적으로 참석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92회 총회 보고서를 보면, 현재 본교단 목사는 1만2천8백54명 가운데 선교목사가 5백 명 정도이며 그 중 1/3은 10년 이상 장기근속 선교사이다. 목사는 노회 소속이다. 그러나 총회파송 선교사들은 소속노회 목사로서 노회원의 정체성이 애매하고 역할도 매우 미약한 경우가 많다. 마치 선교사는 후원교회 소속처럼 되어 있기 때문에 소속노회에 참석하거나 책임과 역할을 제대로 감당하기에는 매우 열악한 상황에 처해 있다. 그래서 총회파송 선교사가 총회 총대가 된다든지 직접 총회에 영향을 끼칠 만한 길이 차단되어 있다.

예컨대 미주한인장로교회(KPCA)는 총회의 명칭을 변경하더라도 세계에 흩어진 한인교회와 선교사들을 다양한 국가와 권역별로 노회를 구성하고 영입함으로 우리(PCK) 총회파송 선교사 가운데 이중 또는 삼중의 회원권을 가질 수 있도록 길을 열어간다. 물론 처음에는 우리 총회 세계선교부가 중남미 선교사들의 이중 회원권을 미주한인장로교회 총회에 청원하기까지 했지만 지금은 아니다. 현지 선교사들의 의견과 선교정책이 우리 총회에 직접 반영될 통로나 기회를 얻지 못하기 때문에 다른 나라와 현지 또는 협력교단으로 갈 수밖에 없다. 2008년도 제2차 세계선교사대회는 초교파적으로 10년 이상 사역한 한인선교사 1천2백여 명이 모인 시카고 대회에서 향후 4년간 한국선교사회를 책임지고 갈 회장단 4인을 세웠는데 본교단 선교사가 대표회장과 공동회장으로 선출되었다. 앞으로 우리 총회파송 선교사들이 전세계적으로 한국과 세계 선교에 리더십을 발휘하고 당당하게 21세기 선교의 역사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

제93회 총회에 한 가지 제안을 한다면 "해외 선교사의 총회 참여를 위한 적극적인 조치가 절실하기 때문에 선교사가 언권회원에서 정식 총대자격으로 참석할 수 있도록 길을 여는 것"이다. 현재 목사 선교사는 두 개 노회의 목사 수와 비슷하다. 그러므로 선교사 총대 수를 획기적으로 늘려야 한다. 물론 여러 가지로 노회 총대와 선교사 총대의 차이점이 많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총회에서 선교사에게 선교현지의 분위기를 전달하고, 선교열정을 나누고, 선교지의 의견과 선교방안에 대한 새로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회를 줌으로써 선교하는 총회의 분위기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해외에서 10년 이상 선교사역을 하는 목사선교사들의 지위와 역할을 보다 적극적으로 확립시켜 줌으로써 노회와 총회에서 목사선교사들이 더욱더 강한 정체의식을 가지고 후원교회와 노회와 총회와 선교현장과의 연관성 속에서 세계복음화의 길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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