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논단]제주의 이기풍선교기념관

[ 논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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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08월 21일(목) 00:00

김 정 서
목사ㆍ제주영락교회


올해 제주는 한국인 첫 선교사 이기풍 목사 파송 1백년이 된 해를 기념하여 제주기독교 1백년 사업과 행사를 교회와 노회가 연합하여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한 가지 특이한 점이 드러났다. 그 어느 교회나 노회에서도 제주에 세워진 '이기풍선교기념관'을 하나도 이용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기풍 선교사 입도 1백년의 해에 제주의 교회들에게서 그 기념관이 '관심 밖'이라는 것이 이상하지 않은가? 왜 그럴까?

제주에 이기풍선교기념관이 개관된 것은 1998년 5월, 꼭 10년 전이다. 대지 3만5천93㎡(1만6백34평)에 연면적 6천4백15㎡(1천9백44평)의 지상 2층, 3동 구조의 예배실, 사료관, 세미나실, 사무실, 식당, 숙박시설로 지어졌다. 당시 그 토지를 통합 제주노회가 매입하고 전국교회가 헌금하여 힘들게 총회가 세운 역사적인 건물이다. 몇 년 후 총회는 재정 사정으로 서울의 M교회에 20년간 운영권을 주었다. 그간 전국의 성도들이 어느 정도 그 건물을 방문, 이용했는지 모르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제주 첫 선교사 이기풍목사기념으로 세워졌지만 정작 제주에서는 그 건물이 효용성 있게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 건물은 10년이 지났고 앞으로 더 낡아지므로 제주에서는 그 효용성에 의문을 가지고 있다.

차제에 제주노회는 어떻게 이기풍선교기념관을 제주선교에 동력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인가의 관점에서 혁신적인 제안을 총회에 내놓았다. 총회 유지재단으로부터 제주노회 유지재단으로의 이전을 청원하는 안(案)이다. 일면 무리한 청원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전진적, 혁신적으로 과감하게 생각할 여지가 있다. 의미를 부여한 건물이 존재한다고 해도, 현실적으로 그 지역에 활용성이 없다고 하면 그 건물의 의미가 퇴색된다.

총회는 기구개혁의 정신으로 '정책총회 사업노회'라는 참으로 바람직한 비전을 제시하였다. 총회는 큰 정치와 신학, 교리, 교육, 선교 등의 정책을 주관하고, 전국 각 노회로 하여금 해 지역의 맞춤형 선교와 전도에 총력을 다 하도록 적극적으로 돕고 지원하는 것이 시대에 맞는 일이다. 총회는 기구가 단순해야 하고, 노회는 활발하게 그 지역의 복음화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구조가 바람직하다고 믿는다. 총회가 제주선교의 초석을 놓은 이기풍을 기념하는 건물을 지었다면 당연히 그 건물과 대지는 제주지역의 선교에 획기적인 기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혹자는 운영권은 되고, 소유권은 안 된다고 할지 모르나 그 문제는 '지역선교의 활성화를 위하여'라는 큰 차원에서 보면 소아적인 견해라 본다.

선교는 그 땅, 그 지역에 '다 주는' 것이지 '주는 척' 하는 것이 아니다. 예수님은 이 세상에 생명까지 '다 주러' 오셨지 '주는 척'하러 오시지 않았다. 미국장로교의 선교부가 한국에 와서 1백여 년 동안 선교할 때 많은 미국 교인들의 헌금으로 땅을 사고, 건물을 지었다. 그리고는 한국장로교단에 모두 주고 갔다. 미국장로교단이 자국 선교사들이 사용하던 땅과 건물의 재산권을 지금 주장하지 않는다. 그것이 선교의 정신이다. 우리 교단은 미국선교사들이 주고 간 재산들을 받아 재단을 만들어 효과적으로 한국선교에 이용하고 있지 않은가. 이는 총회와 노회와의 관계에서도 과감하게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선교에 유용하게 활용할 것을 믿고 맡김으로 큰 신뢰와 사랑의 관계가 형성된다고 믿는다.

이기풍선교기념관이 제주노회유지재단으로 이관될 것을 기대하며 획기적인 활용방안을 기획하고 있다. 제주노회 소유의 여러 토지를 매각하여 '이기풍선교기념관' 관내에 아름다운 초현대식 '제주기독교1백주년기념종합센터'를 짓고 제주노회의 각 산하 단체와 제주의 범교단적으로 운영되는 각종 선교단체 사무실이 집중되도록 하며, 각종 회의, 세미나, 집회, 결혼, 장례, 선교도서관, 성서신학원 강의실이 가능하도록 하는 종합적인 기획으로 명실 공히 '제주선교종합센터'가 되도록 하는 방안이다. 그리고 장차는 그 지역에 기독교학교를 세워 '이기풍선교기념관 권역'은 그야말로 제주의 상징적인 선교의 거룩한 땅이 되도록 하려는 비전인 것이다. 제주는 총회의 전진적이고 획기적이며 모성애와 같은 큰 희생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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