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한국서 선교 배우는 남미 기아봉사단

[ 교계 ] 사라, 라켈, 하파에우씨 "가난으로 혜택 못받는 아동 교육하고 싶어"

정보미 기자 jbm@kidokongbo.com
2008년 08월 12일(화) 00:00

   
 
"김치가 제일 맛있어요"를 외치는 남미에서 온 외국인 기아봉사단원들. 현지에서 한국 선교사를 만나 그 인연으로 한국에 왔다. 현재 이들은 빈민 구제사역을 목표로 서울 청담동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 선교관에서 교육을 받고 있다. 좌로부터 라켈, 사라, 하파에우씨. /사진 정보미기자
 
뜨거운 여름, 이 열기를 선교의 비전으로 승화시키고자 정열의 고장 남미에서 한국을 방문한 이들이 있다.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회장:정정섭)에서 진행되고 있는 기아봉사단 교육 최초로 남아메리카 대륙을 건너온 사라(25세), 라켈(27세) 자매와 하파에우 씨(22세). 비행시간만도 장장 열시간을 넘게 날아온 이들의 목적은 지난 7월초부터 서울 청담동 기아대책 선교관에서 진행되고 있는 제23기 기아봉사단 훈련을 수료하기 위해서다.

지난 7월 23일 기아대책기구 회의실, 수줍은 미소를 띤채 본보와의 인터뷰 자리에 나타난 사라와 라켈 씨는 이미 고향 과테말라에서 목회자인 아버지를 도와 지난 5년간 어린이 대상 구제사역을 진행해 온 베테랑 사역자였다. 신학을 공부하고 현지에서 전도사로 사역 중인 이들 자매는 타국에서도 선교하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교육 혜택을 받지 못하는 과테말라의 어린이들을 위해 기아봉사단 교육 수료후 귀향할 예정이라고 했다.

"과테말라에는 60%가 중산층이고 20%는 상류층, 나머지 20%는 극빈곤층으로 나뉘어 있어요. 형편이 나은 사람들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의 차이가 커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사회 뼛속까지 심화돼 있죠." 언니 라켈 씨에 비해 비교적 한국말이 유창한 사라 씨가 현지 사정에 대해 설명했다.

사라 씨는 "가난으로 아동들이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도시는 현란하지만 반대로 식수가 공급되지 않는 지역도 있다"고 전했다. 그녀는 가장 가난한 20%를 위해 일하고 싶다고 밝혔다.

축구와 삼바의 나라, 브라질에서 온 하파에우 씨는 교육 후 아프리카 모잠비크로 곧바로 파송될 예정이다. "브라질은 넓은 면적의 거대한 국가이지만 문맹률이 높고 많은 주민들이 빈곤으로 교육률이 낮아요. 부정부패가 심각한 나라죠." 때문에 브라질도 지원의 손길이 필요하지만 보다 절실한 아프리카 대륙의 한 나라를 선교국으로 택했단다.

"3년 전 다큐멘터리 한 편을 시청했는데 모잠비크에서 매년 3만 명의 어린이가 사망하고 있다는 내용이었죠. 극심한 빈곤 속에서 아이들이 죽어가는 모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충격적이었어요. 아프리카에 대해 기도하며 하나님께 비전을 구하기 시작했죠."

기도하고 구하자 선교의 길이 열렸다. 브라질에서 사역하는 기아봉사단 선교사를 만나게 돼 그의 도움으로 학업에만 전념할 수 있게 됐고, 그의 소식을 들은 기아대책기구 정정섭회장이 하파에우 씨를 후원할 것을 약속했다. 그는 모잠비크로 가서 현지 아동들에게 산타마리아교육센터를 통해 자신이 배운 컴퓨터 기술을 가르칠 예정이라고 했다. 더불어 직접 경험한 구원의 확신을 심겨주고 싶다고도 했다.

셋 다 한국방문이 이번이 처음이었다. 하지만 이젠 한국음식 중 김치가 제일 맛있으며, 없으면 밥을 못 먹을 정도란다. 라켈 씨는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하늘 높이 솟은 빌딩들을 보고 눈이 휘둥그래졌다며 첫인상을 밝혔다. 사라 씨는 귀국하기 전 남대문시장은 반드시 한번 더 찾아갈 것이라면서 젊은 여성답게 쇼핑에 관심을 기울였다. 그러면서도 짐짓 자국과 빈곤 국가들이 한국처럼 발전할 수 있기를 소망하는 눈빛이었다.

지난 1993년 시작된 기아대책기구의 기아봉사단 훈련은 2008년 7월 현재 총 2천1백9명이 수료했으며, 이중 2단계 훈련까지 마친 외국인 수료생은 44명이다. 사라, 라켈, 하파에우 씨가 이달 중으로 교육을 마치게 되면 모두 47명이 수료하게 된다.

모두들 본국에서 한국인 기아봉사단을 만나 한국과 태국으로 와서 기아봉사단 훈련을 받고 다시 재파송된 사람들이다. 외국인 수료생들은 현재 필리핀, 우간다, 우크라이나 등 아시아 및 아프리카와 유럽 15개 국에 파송돼 어린이개발, 빈민교육, 교회개척, 농촌지도자훈련 등 현지 기아대책기구의 사업을 돕고 있다.

미래의 선교사들은 △하나님 말씀을 전할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사라) △당뇨로 양쪽 시력을 잃게 된 아버지의 건강이 하루빨리 회복되도록(라켈) △끝까지 선교의 비전을 찾을 수 있도록(하파에우) 기도해 달라고 한국교회 성도들에게 부탁하며 저녁 예배를 드리기 위해 선교관으로 발걸음을 총총 옮겼다.

국내를 비롯한 해외 지원자들의 적극적인 참여속에서 이뤄지는 기아봉사단 훈련은 해마다 그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기아대책의 "2030년까지 10만 선교사를 파송하겠다"는 비전도 머지않아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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