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문화제서 목회자 평신도 16명 연행

[ 교계 ] 기독교대책위 "폭력적 강제연행 지시한 책임자 처벌" 촉구

정보미 기자 jbm@kidokongbo.com
2008년 08월 12일(화) 00:00

부시 미국대통령이 방한한 지난 5일, 목회자 및 교수 평신도 16명이 강제로 경찰서에 연행되며 이를 규탄하는 목회자들의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이날 감리교회관 앞에서 광우병위험 미국쇠고기 수입반대 촛불기도회를 개최한 목회자들은 오후 6시 30분경 기도회를 마치고 청계광장으로 이동하던 중 경찰차 및 경찰병력에 둘러쌓여 물대포를 맞고 그대로 도봉, 성북, 동대문경찰서로 연행 구금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도봉경찰서로 연행된 본교단 정태효목사(성수삼일교회 시무)는 "경찰병력과 경찰차가 빠져나갈 구멍없이 둘러 싸고는 집회 해산 명령을 내린 뒤 물대포를 가차없이 살수했다"면서 "물대포를 맞고 쓰러진 문대골목사님을 부축하다가 여경들에 의해 강제 연행됐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정 목사는 "'우리는 목회자다, 평화적 시위를 하는 것이다'라고 밝혔음에도 불구, 경찰은 목회자 및 시민들을 무차별 연행해갔다"고 덧붙였다.

이날 연행된 명단은 본교단 정태효목사, 안홍택목사(고기교회 시무)를 비롯 김성윤(평화의교회), 방인성(함께여는교회), 김종환(통일시대 평화누리 사무국장), 서덕석(열린교회), 김신애(고난함께 간사), 김경호(들꽃향린교회), 최해성(한국기독교장로회 교육원 홍보부장) 목사. 김희헌교수(한신대), 고성환집사(교회개혁실천연대 집행위원장)를 비롯한 일부 평신도들도 포함돼 있다. 특히 방인성목사는 자녀 주일, 주영 군과 함께 연행됐다.

이에 대해 광우병기독교대책회의는 지난 6일 서울 서대문경찰청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목회자들을 즉시 석방하고 폭력적 강제연행을 지시한 현장 지휘 책임자를 처벌할 것과 어청수 경찰청장, 김석기 서울경찰청장을 해임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8일 같은 장소에서 강제 연행 구금됐던 목회자들이 나와 당시 상황을 증언하고 부당한 연행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광우병기독교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 김경호목사는 "포상금 제도가 발표된 5일 1백67명이 대규모로 연행됐다는 소식을 접했다"면서 "경찰에게는 1명당 2만원 씩 포상금을 주고 연행된 자들에게는 1~2백만 원의 벌금을 물게 하니 무려 50배가 남는 장사인데 이것이 이명박 정부의 실용인가"라고 반문하며 탄식했다.

연행되던 당시 붉은 색소가 섞인 물대포를 정면으로 맞은 방인성목사는 "경찰서에 구금된지 24시간이 채 되지 않았을 때 목회자들은 먼저 나가도 좋다는 답변을 들었다"면서 "보통의 시민들에게는 48시간 채워 훈방시키던 경찰들이 태도가 돌변한 이유는 불법 연행의 증거"라며 정부는 미국이 아닌 국민을 두려워 하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서울지방경찰청은 "촛불집회 연행자는 원칙적으로 48시간 내에 내보낼 수 있게 돼 있다"면서 "조사가 끝났으니 그런 것 아니겠느냐"고 답했다. 또한 "이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며 현재로서는 밝힐 계획이 없다"며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한편 광우병기독교대책회의는 지난 5월 26일 목회자 두 명이 경찰에 첫 연행된 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 교회개혁실천연대, 전국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 한국YMCA전국연맹, 예수살기, 한국교회인권센터, 기독교환경운동연대 등 교계 11개 진보성향 기독교 단체가 연합 구성된 기구이다.

기독교대책위는 오는 15일 오후 6시 '8ㆍ15 평화통일 기원 기도회'를 개최하고 오후 7시부터 열리는 촛불문화제에 합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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