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의길부터 똑바로 걸으라"

[ 교계 ] 기독교계, SBS 기독교신앙 폄훼 방송 심각성 지적

박성흠 기자 jobin@kidokongbo.com
2008년 07월 21일(월) 00:00

최근 네 차례에 걸쳐 SBS가 기독교 교리를 정면으로 다룬 프로그램 '신의길 인간의길'과 관련해 대부분의 신학교수들은 "매우 편향적이며 시대에 뒤떨어진 접근이며 기획의도가 의심스럽다"고 평가하고 기독교인들은 이번 프로그램으로 "혼란스러워 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밝혀 주목된다.

장신대 현요한교수(조직신학 전공)는 SBS의 이 프로그램이 주장하는 '역사적 성서비평'의 대부분은 "성서학계에서도 정설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이야기이며, 19세기에 이미 논란이 됐었던 구시대적 발상"이라고 일축했다. 현 교수는 "종교사학파 중에서도 극단적인 입장만을 소개하는 방송국의 의도는 의심스럽다"면서 기독교인들이 방송에 현혹되지 말 것을 주문했다.

이 프로그램에 직접 출연해 기독교 근본주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처럼 보도된 소기천교수(신약학 전공)는 "기독교와 이슬람 근본주의의 열심이 일치해 충돌로 치달을 수 있다면서 기독교의 신앙을 종교가 지닌 위험요소로 부각시켰기 때문에 SBS의 취재의도는 한쪽으로 치우쳤다"면서 "불쾌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SBS는 예수를 신화로 보고 무함마드에 비해 예수를 허구의 존재라고 보았기 때문에 예수의 역사적 실존을 믿는 기독교를 폄훼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방송을 지켜본 목회자들도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정병진목사(여수 솔샘교회)는 "'예수 역사학'에 어느 정도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크게 새롭다할 것도 없는 상식적인 수준"이라면서 "이번 기회에 최소한 지난 2백여 년이 넘도록 진행되어온 '역사적 예수 연구' 결과에 대해 알기 쉽게 소개 정도는 하는 것이 학자들의 책무"라고 주장했다. 김 목사는 그렇게 되면 '예수 신화론'과 같은 주장이 어느 정도의 학문적 평가를 받고 있는지 냉정한 판단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SBS 기획의 배경에 이슬람이 있다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본교단 총회파송 이란선교사로 19년간 활동했던 이만석목사(한국이란인교회 시무)는 "무슬림들은 자신들이 믿는 알라(Allah)가 우리가 믿는 하나님과 같은 신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동명이신(同名異神)에 불과하다"며 속지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히려 이번 SBS 방송 사건을 계기로 한국교회가 이슬람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더 늦기 전에 교단이나 노회별로 이슬람 대책위를 만들어 체계적으로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SBS대책위원회 공동대표로 활동한 이정익목사(신촌교회 시무ㆍ기독교대한성결교회 전 총회장)도 "SBS의 프로그램이 신학적으로 편향되었으니 한국교회가 신학적으로 공식적인 입장을 천명하고 편향된 시각을 불식시킬 수 있도록 이성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SBS는 지난 6월30일부터 지난 13일까지 △예수는 신의 아들인가를 시작으로 △무함마드, 예수를 만나다 △남태평양의 붉은 십자가 △길 위의 인간 등 4부작 '신의길 인간의길'을 잇따라 방송했으며, 한기총의 요구를 받아들여 13일 4부 방송에 앞서 한기총의 반론보도를 1분30초간 방송했다. 한기총은 12일과 13일 양일간 4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목동 소재 SBS 사옥 앞에서 기도회를 갖고 항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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