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도 울린 '새 생명 운동'의 기적

[ 교계 ] 42번째 결실 펑지앙, 입원 하루 전 어머니 되돌아와

정보미 기자 jbm@kidokongbo.com
2008년 07월 15일(화) 00:00

   
 
'새 생명 운동'의 42차 수혜자 펑지앙 군과 그의 어머니.
 
한 갓난아기가 중국 훈춘 북산에 버려져 있다.

애타게 울고 있던 그 아기는 민정국(중국의 행정안전부) 직원에 의해 인근 어린이집에 맡겨졌다. 부모가 누구인지도 모른채 태어난 아기. 아기의 몸속에는 심실중격결손증, 동맥관개존증, 폐동맥고혈압, 모세기관지염 등 이름도 생소한 갖가지 병이 똬리를 틀고 있었다.

영양실조로 파리해진 아기의 손마디는 그간의 고생을 말해주듯 힘없이 가늘게 떨렸다. "많이 아프지?" 어린이집 교사가 눈으로 묻자 아기는 흐린 눈동자와 거친 숨소리로 답변을 대신했다.

42번째 '새 생명 운동'이 중국에서 결실을 맺게 됐다. 이번 새 생명 운동 수혜자는 중국 다일공동체 훈춘어린이집에서 보호중이던 펑지앙(馮江) 군(생후 9개월). 아기와의 인연은 6월초 햇볕이 따사롭던 어느날 오후, 본보에 전화 한 통이 걸려오며 시작된다.

아기의 친모는 '철없는' 스무살이었다. 중국 훈춘에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사랑의 결실로 펑지앙을 출산했다. 그런데 태어나서는 아무 이상 없던 아기의 숨소리가 날이갈수록 가빠지고 몸무게가 늘지 않았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어머니는 아기를 훈춘병원에 데려갔다. 병원에서는 아기가 살아날 가망이 없다고 했다. 한달음에 훈춘 보다 큰 도시인 연길 병원으로 찾아갔다. 그곳에서도 베이징이나 상해 등 대도시 병원으로 가야만 살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정신이 멍해지는 동시에 아기의 어머니는 판단이 흐려졌다. 아기를 어떻게 해야할지 몰랐다.

두사람 입 풀칠하기에도 버거운 형편이던 그녀는 아기를 버리는 길을 택했다. 인근 북산으로 올라가 나무 밑에다 아기를 버렸다. 설상가상으로 이 소식을 접한 아기의 아버지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한채 끝내 이 여인을 떠났다.

한편 버려진 아기는 근처를 순회하던 민정국 직원에 의해 발견돼 훈춘시병원으로 옮겨졌다가 다일공동체가 중국 훈춘시에서 운영하고 있는 다일어린이집에 맡겨졌다. 발견 당시 탈진 상태에 놓여있던 아기는 선천성 심장병 외에도 여러가지 병을 안고 있었다.

하루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얼마 버티지 못할 상황이었다. 아기의 사연이 알려지자 훈춘 방송국에서는 도움을 호소하는 방송을 내보냈다. 방송을 본 이웃집 주인은 절망의 늪에 빠져있던 여인에게 당신 아기 아니냐며 방송에서 본 이야기를 그대로 전했다. 망설이던 그녀는 자신의 아들이 병원에 입원하기 하루 전, 다일어린이집을 찾아갔다. 다시 만난 자신의 아기를 보며 그녀는 미안함과 죄책감에 한참을 소리내어 울부짖었다.

"내 아가, 엄마가 미안해. 엄마가 잘못했어. 이젠 절대 네 곁을 떠나지 않을게." 아기가 덩달아 자지러질정도로 울기 시작했다.

이 이야기는 지난 6월 한달간 다일어린이집에서 일어난 실제 상황이다. 아기가 버려진 뒤 다일어린이집에 의탁되고 다일공동체에서 본보에 연락해 수술비가 지원될 때까지 우연이라고 말할 수 없는 이 이야기는 결국 '해피엔딩'으로 끝이 났다.

이야기의 주인공인 펑지앙은 엄마를 찾았고, 지난 6월 20일 연변대학복지병원에서 4시간에 걸친 수술로 선천성 심장병이 완쾌됐다. 물론 퇴원 후에도 지속적으로 폐동맥고혈압 치료를 받아야 하지만, 아기는 평온한 표정을 띤 채 그의 어머니와 함께 훈춘에서 6시간 정도 떨어진 거리의 교화 외할머니댁으로 떠났다. 아기의 어머니는 "죄송하다. 감사하다. 열심히 살겠다"는 말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새 생명' 결실은 지난 2006년 7월, 부산에서 익명의 노부부가 보내왔던 새 생명 기금으로 탄생됐다. 23, 24번째 새생명 수혜자인 베나(우간다)와 안보경 양을 살린 기금이 중국의 펑지앙까지 살려냈다.

성공적인 수술을 마치고 현지로 돌아간 베나는 마을에 무성했던 무속신앙을 무력화시키고 본인이 증인이 되서 하나님의 이름을 전했다. 이번 펑지앙이 자라면 중국에 어떤 선교의 열매를 가져올까?

훈춘 다일어린이집 유성수원장 부인 김정숙씨는 "앉아있지도 못할 정도로 몸이 허약했던 펑지앙이 기독공보의 후원을 통해 건강을 회복했다"면서 "이곳에 기독교 기관이 도와줬다는 소문이 벌써부터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펑지앙을 통해 중국에 불어올 그리스도의 바람이 기대된다.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