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논단]지구촌 세계 향한 생명 살림

[ 논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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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06월 25일(수) 00:00

정 경 호
영남신대 교수ㆍWARC실행위원

 

초국적연구소(Transnational Institute)의 부소장이며 그린피스 국제위원회에서도 활동하고 있는 수잔 조지(Susan George)는 전쟁, 난민, 환경파괴로 인한 재앙, 마약 그리고 음식조차도 제대로 구하지 못해 먹을 수 없는 절대빈곤의 문제는 오늘의 사회와 세계를 위협하는 제1의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면 오늘의 지구촌 현실, 다시 말해서 지구촌의 밥상의 현실은 과연 어떠한가?

일그러진 밥상공동체

오늘날의 세계, 특히 개발도상국의 세계에서는 20억 이상의 사람들이 절대빈곤에 허덕이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6억 명 이상의 어린이가 하루 수입 1달러도 안되는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나서 자라고 있다고 한다. 결국 그들은 영양 실조를 겪으며 열악한 환경과 함께 병원의 혜택을 받지 못해 5세 이하의 어린이들이 하루에 3만 명 이상이 죽어가고 있다고 한다. 이는 오늘날의 세계에서 1분마다 약 20명의 어린이가 가난과 질병으로 굶어 죽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지금도 세계 도처에서는 굶어 죽어가는 사람들이 있는데 반해 고기로 사용될 소들은 더욱 무게가 나가도록 너무 먹여 살이 쪄 있다. 실로 일그러진 밥상의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여기서 예수님의 밥상공동체는 어떤 모습이었으며 오늘 우리들에게 무엇을 의미하고 있는가를 질문하지 않을 수 없다. 예수님은 하나님 나라를 잔칫집에 비유했고 먹고 마시는 것을 자주 말씀하셨으며, 자신이 친히 잔칫집에서 포도주를 공급하기도 했다(요 2:1~11). 예수의 적대자들은 예수가 먹기를 탐하고 술 마시기를 좋아하는 자며, 세리와 죄인의 친구라고 비난했을 때(막 2:16; 마 11:19; 눅 7:34) 예수님은 "잔칫집에 온 신랑 친구들이 신랑과 함께 있는데 어떻게 금식할 수 있냐"고 되묻는다(막 2:19).

평화누림의 밥상공동체 '교회'

예수께서 세리와 죄인들, 곧 가장 낮은 사람들과 함께 밥을 먹으며 어울려 밥상공동체를 이룩하셨다는 것은 개인적 탐욕과 집단 이기주의의 포로가 되어 무장해제 되어버린 오늘의 우리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준다.

예수의 밥상공동체는 특별한 제자들이나 종교인들이 그 구성원이 아니었다. 예수님의 밥상공동체에 참여한 사람들은 사상과 이념이 다른 사람도 남자도 여자도 죄인과 세리도 병자들도 어린이들도 그리고 서로 원수 된 모든 굶주린 사람들도 그 구성원들이었다.

예수는 밥상의 머리(주인)로서 함께 먹고 그리고 억눌리고 소외된 민중들을 따뜻하게 대접하였을 뿐 아니라 '서로 원수 된 자들이 화해와 대화를 위하여 한 자리에 모이는 밥상머리의 주인(초대자)'이었다. 밥상공동체의 머리이신 예수께서는 십자가를 지심으로 우리에게 자신의 살과 피 곧 구원의 밥상을 차려주셨고 친히 우리들에게 그 밥상의 먹이가 되어 주셨던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는 철두철미하게 우리를 위한 '밥상의 먹이'가 되심으로서 종의 도를 철저히 보여주신 것이다.

밥상공동체로서 교회는 단지 함께 모여 나눠먹자는 것이 아니라 밥 속에 담겨 있는 그리스도의 구원의 뜻을 나누어 갖자는 것이다. 밥상공동체로서 교회는 십자가를 지심으로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여 밥상의 먹이가 되어주신 그리스도를 따라 우리 또한 밥상의 먹이가 되자는 신앙운동이요, 교회의 자기 혁신운동이요, 개혁운동이다.

'좋은 세상' 만들기

또한 밥상공동체의 교회는 밥상의 밥을 먹음으로써 하늘의 축복을 먹으며 이웃과 공동체의 평화를 위해 '밥의 불의'와 맞서 싸워나가는 정의운동이요, 모든 생명을 온전한 생명되게 하는 생명운동이며 평화운동이다. 밥상공동체로서의 교회는 남북이 하나 되어 뗄레야 뗄 수 없는 운명공동체로 만들어 나가는 통일운동임은 두말할 여지가 없다.

밥상공동체로서의 교회는 전쟁과 그로 인한 난민, 절대적 빈곤, 질병 그리고 자연생태계 파괴로 신음하는 오늘의 지구촌 세계를 살려나가는 평화운동이며, 참된 '하나님의 선교'인 것이다. 그렇다. 오늘의 교회들이 여기저기에서 생명평화마을을 이룩해나가야만 오늘도 여전히 하나님이 보시기에 심히 좋은 세상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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