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논단/ 우리는 하나

[ 논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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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06월 05일(목) 00:00

우리는 하나

심한 고부 갈등의 한가운데 있는 아들의 고민은 참으로 크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자신의 무능을 탓해보기도 하고 어떻게 하면 이 문제를 풀어볼까 생각하다 도대체 당신은 누구 편이냐고 다잡아 묻는 아내에게 "글쎄 지금 내가 그것이 문제로다 어느 편이 되어야 할 지 고민 중이다"라고 대답했다면 아들은 잘못된 대답을 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니라 더욱 어렵게 만들고 끝내는 가정이 큰 불행으로 치닫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이것은 문제에 주목 해야 할 문제이지 어느 편이냐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미 어머니와 아내 그리고 자신도 한 가족이요. '우리'라고 하는 한 울타리 안의 구성존재이기 때문이다. 가끔 '사랑과 전쟁'이란 TV프로그램을 보면 이런 오류를 범하는 것을 본다. 성품도 성격도 삶의 경험도 사물에 대한 이해와 가치도 다른 두 사람이 한 가정을 이루었다면 의견의 차이로 서로 부딪치는 아픔은 있게 마련이다. 그러면 문제를 주목하지 않고 사람을 평가하기 시작한다. 부자이기에 가난하기에 배우지 못했기에 등등의 많은 이유들이 있다. 물론 죄는 미워하되 죄인을 사랑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그러나 갈등과 죄를 인간의 존재와 동일시하지 않음이 하나님의 방법이요. 복음의 내용이다. 그렇지 않으면 가정이, 사회가 파괴되고 인간의 삶의 터전을 잃고 만다.

그래서 우리는 어느 편이 아니라 서로 불쌍히 여기고 사랑해야 한다. 여기에 문제를 바로 주목하고 희생의 십자가가 있게 된다. 너의 아픔과 부끄러움이 내게 경험될 때 사랑의 속성인 희생의 꽃이 피어난다. 하나님은 결코 죄를 용납하시는 분이 아니나 죄인을 사랑하시고 그들의 죄를 용서하기 위해 예수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내어 주신 은혜의 하나님이시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과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하는 것이 첫째 계명이라 하심은 이를 증거 하신 말씀이다.

갈등의 문제와 인간을 함께 보며, 죄와 인간을 함께 보면 서로 파괴하고 만다. 오늘의 현상이 바로 그런 것 아닌가? 문제의 찬반이 국민을 나누어 놓고 만다. 어머니는 누구이며 아내는 누구인가? 정부는 누구의 정부이며 백성은 어느 민족의 백성인가? 우리는 보다 지혜로워야하겠다. 언제나 승리하며 성을 쳐부수고 돌아오는 장수에게 "당신은 어떻게 그렇게 전쟁을 잘 합니까"라는 물음에 그는 "언제나 그 성안에서 문을 열어주거나 안내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는 고사가 있다. 서로 물고 먹으면 피차 망한다.

우리는 문제가 있을 수밖에 없는 존재들이요. 문제는 보다 나은 내일을 위한 해결해야 할 일이요. 우리 모두의 유익을 위한 시작이라는 긍정적 시야로 보아야 한다.

그리고 정죄와 비판, 분노와 질타가 아니라 이해와 관용, 타협과 화합을 위한 대화의 광장에 용기 있게 서로 마주보며 서야 한다. 여기에 지혜와 인내가 견디고 함께 버티어서는 세움이 있게 해야 한다.

일등과 꼴찌가 있는 사회는 평등한 사회가 아니다. 잘한 놈과 못한 놈의 패 가름을 만드는 것은 자기 살을 먹는 어리석은 자살행위다. 우리가 갈등과 패 가름의 분열을 넘어 화합과 평화의 푸른 내일의 희망을 바라보아야 한다. 우리가 서로 사랑하면 예수님의 제자가 될 것이요 그의 평안과 축복을 누리게 될 것이다.

정영환 목사 (청운교회 시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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