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스포라 리포트] 나성영락교회 편3

[ 디아스포라리포트 ] "이민 교회와 본국의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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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05월 15일(목) 00:00

림 형 천
나성영락교회 목사 

현재 미국에 있는 한인 이민자들의 숫자가 2백만 명이 넘고 이민교회의 숫자는 4천여 개가 넘는다. 결코 적지 않은 숫자이다.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미국이나 캐나다 등 해외에서 살고 싶어하는 이들도 많이 있다. 본국을 떠나서 새로운 땅에서 살아가는 많은 한인들과 그들 가운데 세워져 있는 교회들 속에는 깊으신 하나님의 뜻이 담겨 있다고 생각된다. 예루살렘교회와 안디옥교회의 관계처럼, 또는 바벨론 포로기를 통하여 새로운 언어와 문화권에서 살아 본 유대인들이 예루살렘과 본국의 교회를 재건하는 역할을 했던 것처럼 분명 이민교회의 존재의 의미는 본국의 교회와 사회에 중요한 의미가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민교회와 본국의 교회들은 건강하고 의미있는 교류를 통하여 궁극적으로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하고 서로에게 축복이 될 수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결코 바람직하지 않는 이유로 서로 관계를 가지기를 원하는 요청들도 종종 있음을 볼 때에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이민지역의 형편이나 필요와는 아무 관계없이 다만 한국의 어떤 기관이나 프로그램을 이곳에서 확대 실시하면서 교인들의 동원이나 자금의 지원을 요청한다든지, 또는 이민교회를 다만 모금의 창구로 생각하는 경우들이다. 실제로 오늘날의 이민자들의 삶과 이민교회의 현실은 본국의 교회와는 비교되지 않을 만큼 풍요롭지 못하다. 과거에는 본국의 경제적인 여건이 어려웠던 시절들도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은 우리 조국이 세계속에서 십대 경제 대국으로 성장해 가면서 경제적 상황이 많이 달라진 것이 사실이다. 이민자들로서 떠나 온 조국에 대한 사랑과 애정이 남다른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하여 이민교회가 별 의미가 없거나 합당치 않은 일에 재정 지원자 역할만을 계속 해야하는 것은 분명 아닐 것이다. 그러한 아쉬운 관계보다는 서로를 더욱 존중히 여기며 상호 협력관계를 가질 때에 서로에게 축복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함께 추구할 바람직한 관계들 몇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는 이민자들에 대한 영적인 돌봄이다. 미국을 향하는 이민자들, 그리고 유학생, 파견근무자 또는 조기유학생에 이르기까지 본국을 떠나는 많은 사람들의 영적 생활을 이곳 이민교회가 감당하고 있고 또한 감당해 주어야 한다. 이 사명을 잘 감당하는 일은 본국에 있는 가족들에게도 중요한 기도제목일 것이다. 가정과 조국을 떠난 이들의 영적생활이 더욱 안정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사명이다. 특별히 본국에서는 교회를 나가지 못했던 이들이 이민 지역에서는 교회를 나가게 되는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 사실이다. 이민교회가 건강하게 성장하면서 영적인 사역을 감당해 나가는 일이 본국의 많은 그리스도인들과 교회들에게 중요한 의미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중요성에 비하여 이를 위한 상호 협력관계는 대단히 미약한 셈이다. 미국에 새롭게 정착하게 되는 자녀들이나 친지들을 이곳 교회에 연결시키는 노력이 너무나 미온적이라는 점은 큰 아쉬움이 아닐 수 없다.
 둘째는 세계화와 지도자 양성이다. 오늘날은 온 세상이 점점 가까와지고 따라서 많은 교류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민교회와 본국의 교회가 긴밀하게 협력한다면 본국 교회의 세계화도 더 잘 이룰 수 있게 되고 자라나는 세대들이 세계화의 물결 속에서 더 좋은 지도자로 훈련받을 수 있게 된다.
 세번째는 세계선교를 위한 동역이다. 본국의 교회와 이민교회는 지역적으로 비교적 가까운 지역의 선교를 주도적으로 감당함으로 서로 도울 수 있다. 예를 들어 본국의 교회는 북방지역이나 동남아지역의 선교를 보다 쉽게 이룰 수가 있는가 하면 이민교회는 중남미 지역의 선교를 보다 효과적으로 감당할 수 있다. 본국의 교회와 이민교회가 좀더 협력하여 선교전략을 세우면 좋은 이유이다. 좀더 나아가서 이민 2세들은 미국시민권이라는 신분과 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한다는 점에서 보다 넓게 선교 사역에 동참할 수가 있다.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영어를 구사하는 선교사들을 필요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이민교회의 역할이 갈수록 중요해 지는 것이다. 선교대국이기를 소원하는 본국의 비전을 이루는데 있어서 이민교회와 이민 2세들의 역할은 절대적으로 중요하기에 양쪽 교회간의 협력은 더욱 필요한 것이다.
 네번째는 서로의 정체성을 바르게 세워주는 축복의 통로인 셈이다. 본국의 교회는 이민자녀들에게 그 뿌리를 알게 해 준다면 이민교회는 본국의 교회의 현주소를 비추어주는 거울과 같은 존재이다. 즉 아무래도 유교적 가치관에 많은 영향을 받고 있는 본국의 사회와 교회를 객관적으로 비추어 줄 수 있는 도구가 되는 셈이다. 아울러 현대사회가 흘러가는 방향을 예측할 수 있게 함으로 앞으로 생길 수 있는 문제들을 미리 대비할 수 있게 된다. 아무쪼록 이민교회와 본국의 교회가 서로를 존중히 여기면서 서로간 긴밀히 연결을 가진다면 주님께서 원하시는 많은 열매들을 맺게 되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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