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다녀오겠습니다~"

[ 우리교회 ] 장애교우들의 '따뜻한 집' 명성교회 사랑사역위원회

최은숙 기자 ches@kidokongbo.com
2008년 05월 14일(수) 00:00

   
 
명성교회 사랑학교는 장애인들이 다양한 재능을 통해 하늘의 영광이 될 수 있도록 양육한다.
 
남들과 조금 다르다는 이유로 세상의 편견과 싸워가는 사람들. 우리는 그들은 '장애인'이라고 부른다.

특히 남들보다 지능이 낮고 활동이 부자유스러운 지체장애인일 경우 사람들은 세상적인 기준으로 그들을 '부족하다'고 말한다.

'빠르게 걷기'에 익숙한 현대인들에게 어쩌면 조금 더디게 세상을 배워가는 지체장애인들이 답답하게 여겨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느리게 걷기'에 보조를 맞추며, 세상의 눈으로는 발견하지 못하는 보석 같은 재능을 발견하게 해주는 교회, 그래서 그들이 하늘에 영광이 될 수 있는 자녀로 양육하는 교회가 있다. 서울동남노회 명성교회(김삼환목사)는 정신지체장애인 사역을 전담하는 사랑사역위원회(최대열목사)를 주축으로 장애로 좌절하고 절망하는 이웃들에게 새로운 비전과 소명을 전하고 있다.

사랑사역위원회는 예배를 담당하는 '사랑부'와 장애를 가진 자녀들을 위한 부모들의 모임 '사랑부모회', 장년들을 위한 '사랑지체부'와 '사랑학교'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 교회의 가장 큰 특징은 장애아동들이 월요일부터 주일까지 단 하루도 교회를 떠나서 살지 않는다는 것이다. 주일에는 '교회학교'에서 주중에는 '사랑학교'에서 생활하며 일주일 내내 교회에 머문다. 말 그대로 교회가 '제 집'인 셈이다.

실제로 장애아동들은 사랑학교에서 월요일에는 성경공부를 화요일에는 율동과 워십을 배우고 수요일에는 합창을 하고 목요일에는 합주를 한다. 금요일에는 직업훈련을 위한 작업활동을 펼치고, 토요일에는 사물놀이 요리활동 등 다양한 커리큘럼으로 하나님께서 주신 달란트를 계발한다.

주일에는 유치부부터 중고등학교, 청년부, 성인부가 별도로 각각의 예배를 드린다. 지난 2002년 5월 '토요사랑학교'로 개교한 이후 7년 만에 '주중학교'로 증설돼 비교적 교회의 기회가 한정된 장애아동들에게 수준높은 사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하며, 더 나아가 다양한 작업훈련 및 사회적응훈련을 통해 사회통합훈련까지 제공하고 있다.

이는 당회장인 김삼환목사가 강조하는 '오직주님과'과 '교회중심' 사역의 일환이기도 하다. 김 목사는 '사회복지'도 중요하지만 그 만큼 "장애아동들이 신앙을 중심으로 성장해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쓰임 받는 사람으로 복된 삶을 누리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사랑학교는 지역사회에 개방되어 있어 교회 장애아동 전체를 수용할 수 없다. 또 사랑학교가 아니더라도 일반학교와 작업장에 다니는 학생들이 있기 때문에 매일 교회에서 활동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고 그들에게 '제 집'이 아닐 수 없다. 매일 아침 교회 앞에서 들려오는 정겨운 소리는, 바로 "목사님~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목사님!! 작업장 다녀올게요~"이다.

그래서 교회는 '한 가족'이 된다. 자녀를 데려다 주면서 만난 학부모들끼리는 서로의 아픔과 어려움을 나누며 신앙 안에서 '사랑부모회'를 갖고 함께 기도하고 어린 자녀들이 편견없는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방법을 함께 강구한다. 그들은 성도 다르고 부모도 다르고 고향도 다르지만 같은 아픔과 신앙으로 형제가 되고 친구가 되었다. 장애아동을 넘어 그 부모들까지 '가족'이 되는 교회, 그런 교회가 바로 명성교회 장애인부다.

교회는 특히 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이 함께 어우러져 차별 없는 세상 만들기에 한 발 한 발 내딛고 있다. 그 일환으로 '사랑부' 내에 통합지원부를 운영하고 13명의 장애아동이 비장애 아동과 함께 예배를 드릴 수 협조하고 있다. 장애아동이 비장애인 아동과 함께 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장애아동 교사를 파송하는 것도 통합지원부의 역할.

최대열목사는 "장애아동이 또래의 학생들과 어우러져 그 나이대의 문화를 접해볼 수 있고, 비장애 학생은 자연스럽게 장애인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점에서 교육적 효과가 높다"고 설명했다. 이 곳에서는 장애가 있던 없던 세상이 규정해 놓은 장애라는 벽을 넘어 꿈과 희망이 살아있는 아름다운 세상을 함께 만들어 가고 있었다.

 "마음을 열면, 예수님의 마음으로 대한다면, 사랑의 눈으로 보면 그들의 모든 것이 사랑스럽고 편안해 질 것"이라는 최 목사의 설명처럼 말이다.

교회는 그렇게 천천히 장애와 비장애인들이 어우러져 함께 살아가는 '살맛나는 세상'을 위해 한 발 한 발 내딛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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