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청년 대상 대운하 해부 공개강연

[ 교계 ] "운하, 경제성 없고 환경재앙만 부른다" 생태지평연구소 박진섭부소장 강연

정보미 기자 jbm@kidokongbo.com
2008년 05월 06일(화) 00:00

   
 
생태지평연구소 박진섭 부소장. /사진 정보미기자
 
"모르기 때문에 국민들이 대운하를 찬성하거나 유보하고 있는 것"이라는 전제 하에 기독교 청년들과 함께 한반도 대운하의 문제점을 낱낱이 파헤쳐보는 공개강연이 개최됐다.

교계 및 기독교 환경전문단체가 공동 연대하고 있는 '운하 백지화를 위한 생명의 강 지키기 기독교 행동'은 지난 2일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 선교회관에서 본교단 및 기장 기감 청년회전국연합회 소속 청년들을 대상으로 일반 환경 NGO 전문가를 초청해 대운하 강연회를 마련했다. 이날 '경제성 없는 운하, 환경재앙만 부른다'를 주제로 강연한 박진섭 부소장(생태지평연구소)은 대운하 중 특히 경부운하와 관련해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는 문제들을 진단했다.

박진섭 부소장은 "운하가 발달한 유럽의 여러 강들은 지형이 평평하고 연중 강수량이 고르게 분포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강의 기울기와 강수량의 계절적 편중이 심해 항상 배가 다닐 수 있는 수량 확보 및 수심이 어렵다"면서 "우리나라의 강은 배가 다닐 수 있는 내륙주운의 기본적인 조건들부터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교통체증과 도로 물류비가 비싸기 때문에 도로 물동량을 운하로 옮겨야 한다는 찬성 측의 논리가 있는데 운하건설은 물류비 절감과 관련이 없다"면서 "운하가 있는 독일과 네덜란드의 경우 GDP(국내총생산) 대비 물류비는 우리보다 높거나 비슷하며 운하이용이 거의 없는 일본과 미국의 경우 오히려 물류비가 저렴하다"고 분석했다.

'총 14조 원 건설비용 중 8조 원은 골재채취로 충당한다'는 정부의 주장에 대해서는 "골재는 운송비가 비싸기 때문에 반경 30~50km를 넘어서면 경제성이 없다"면서 "우리나라 연간 모래골재 소비량이 1억㎥인데, 찬성 측의 곽승준교수(고려대)의 주장처럼 한강과 낙동강에서 8억㎥를 생산한다 해도 보관장소도 여의치 못할 뿐더러 북한산과 중국산 모래의 가격경쟁에서도 밀린다"고 반론을 제기했다.

박 부소장은 "수익금을 내려면 선박 통행료를 받아야 하는데 정부의 현 주장은 받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민자유치로 사업비를 확보해 세금을 한 푼도 쓰지 않겠다는 주장은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또한 대운하로 인해 끼치게 될 막대한 환경 피해에 대해 나열했다. 그의 연구조사 발표에 따르면 네덜란드는 지난 1994년 운하로 인해 호수에 녹조가 발생했고 그 결과 2002년 수많은 새들이 떼죽음을 당했다. 2005년 미국 남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카타리나' 대참사의 원인도 대운하로 인해 유속이 증가하고 병목현상이 생기며 피해가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의 '마인-도나우' 운하의 경우 습지를 보전하기 위해 22m의 철심 콘크리트를 설치했으나 결국 지하수 고갈로 습지가 파괴됐다. 박 부소장은 "독일 운하를 만든 회사가 현재 우리나라 운하 컨설팅을 도맡아 하고 있다"고 전하며 "경제성장을 위해 생명수 같은 강물과 도박을 걸만큼 모험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 않으냐"고 탄식했다.

한편 '운하 백지화를 위한 생명의 강 지키기 기독교 행동'은 지난 4월 18일 대운하 저지를 위해 본교단 사회봉사부 및 기감 기장 성공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생명윤리위원회 전국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 기독교환경운동연대 등이 연합해 공식 출범한 단체다.

양재성목사(기환연 사무총장)는 "운하에 대한 진실을 알리고자 각 교회별로 설명회를 갖고 있다"면서 "지구 생태계에 막대한 파괴를 가져올 대운하가 백지화 될 수 있도록 수백명 아니, 수천명 성직자들의 단식기도도 불사하겠다"고 강력하게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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