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성 범죄 예방, NGO가 나선다

[ 교계 ] 굿네이버스 '아동힘키우기서비스' 프로그램, 월드비전 기아대책도 아동권리교육 실시

정보미 기자 jbm@kidokongbo.com
2008년 04월 08일(화) 00:00

최근 아동 성범죄가 사회문제로 대두되며 아동을 둔 각 가정마다 적신호가 켜졌다. 아동 성범죄 예방을 위해 굿네이버스 등의 NGO에서는 아동권리교육과 함께 낯선 사람에게 끌려갔을 경우 아동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상세한 예방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단순한 예방 차원의 교육보다는 실효성이 있는 구체적인 교육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일 은별어린이집에서 진행된 아동 성범죄 예방 교육시간. 굿네이버스 CES프로그램 전문강사가 인형을 들고 몸의 구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 굿네이버스
 
지난 2일 서울 구로구 궁동 은별어린이집에서는 굿네이버스(회장:이일하)가 준비한 '아동힘키우기서비스(CES, Child Empowering Service)'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이날 교육에 참석한 40여 명의 어린이들은 강사의 지시에 따라 낯선 사람이 옷을 벗기면 "싫어요"라고 외치며 저항하는 법과 2차로 도망갈 것, 3차로 주변인에게 "도와주세요"라고 외치는 방법을 반복적으로 암기했다.

굿네이버스(goodneighbors.org)는 아동학대문제연구소를 통해 지난 1999년 CES프로그램을 개발, 10년째 전국 32개 지부를 통해 아동 및 부모를 대상으로 상시 교육하고 있다. 아동교육은 △아동의 정의 및 '나의 권리' 이야기 나누기 △좋은 느낌과 싫은 느낌 구분하기 △낯선 사람 방문에 대한 대처법 알기 △성학대 대처를 위한 3원칙 및 1577-1391(아동학대 신고 및 상담전화) 신고 숙지하기 등의 내용으로 진행되며, 부모교육에서는 자녀와의 바람직한 대화법과 아동학대의 문제점 그리고 자녀에게 어떻게 성교육을 시행할 수 있는지 노하우를 제시하고 있다.

또한 '알음열음 사이트'(www.f5.or.kr)를 통해 아동들에게 친근한 퀴즈 및 동화로 성학대 예방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CES프로그램에 참여를 희망하는 유치원, 어린이집 등에는 관련 전문 강사를 파견해 '해부학 인형' 등의 소도구와 함께 아동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눈높이'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02-6717-4000).

굿네이버스 유혜선 홍보부장은 "사건을 통해 성범죄 예방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나 사건 수습보다는 성학대 및 아동학대 문제까지 총체적인 관심과 예방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예방교육이 지속적으로 실시되도록 정부차원의 지원이 확대돼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월드비전(회장:박종삼, worldvision.or.kr)과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회장:정정섭, kfhi.or.kr)에서도 아동 성 범죄 예방을 위한 아동권리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월드비전은 아동들에게 권리에 대한 바른 인식을 고취시키는 것이 아동 대상 범죄 예방의 중요한 요소로 보고 있다. 때문에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아동들에게 △생존권 △발달권 △보호권 △참여권 등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보호권에서는 '아동은 모든 형태의 학대와 방임, 폭력으로 부터 보호받을 수 있다'는 권리를 주지시킨다.

기아대책기구에서는 서울, 대구, 군산 등 전국 60여 개 지역에 위치한 '행복한 홈스쿨'을 통해 기본적인 안전과 '성폭력은 안돼요'를 주제로 성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실종 및 유괴를 예방하기 위한 교육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어린이재단 실종아동전문기관(missingchild.or.kr)에서는 미취학아동을 대상으로 손ㆍ막대인형극을 이용해 △길 잃으면 멈추기 △자신의 신상명세 기억하기 △도움요청하기 등 3단계로 실종 예방 교육에 나서고 있다. 서울에 소재해 있는 어린이집 및 유치원이라면 전화(02-777-0182)로 교육 신청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러한 교육에 진정한 실효성이 있는가'에 대한 전문가들의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이창무교수(한남대 경찰행정학과)는 "모르는 사람의 경우 피하는게 상책이나 아동 성 범죄가 상당부분 아는 이들에 의해 자행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성폭행 의도를 갖고 접근하는 사람들에게 '싫어요'라고 외치는 등 교육받은 것처럼 단계적으로 행동하긴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아동의 경우 성 범죄에 대한 판단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위험성 있는 상황을 여러가지로 예시해주는 게 도움이 될 것"이라며 "성 범죄 예방교육을 실시할 때는 막연하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상황을 시뮬레이션 등으로 연출하며 어떻게 대처해야할 지 알려주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방법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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