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논단] 인내심부터 기르자

[ 논단 ]

표현모 기자 hmpyo@kidokongbo.com
2008년 03월 11일(화) 00:00

인내심부터 기르자

신실한 믿음을 가진 세계적인 골퍼 최경주 선수가 얼마 전 하와이에서 PGA 투어 소니 오픈에서 2008년도 첫 우승을 차지했다. 강한 바람이 부는 악조건 속에서 우승한 그는 우승 소감을 묻는 기자에게 "우승의 원동력은 인내심이었다"고 했다. 그렇다. 자기관리의 가장 어려운 일은 참고 견디는 것이다.

참을 수 있는 인내심만 있다면 다른 어려운 일들은 쉽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인내란 무엇인가? 공자는 "참을 수 없는 것을 참는 것이 인내며 참는 것이 모든 바른 행실의 근본"이라고 했다. 유학(儒學)에서는 오덕(五德)을 온화(溫和), 양순(良順), 공손(恭遜), 검소(儉素), 겸양(謙讓)이라 하는데 다섯 가지 덕을 쌓을 수 있는 것은 인내심(忍耐心)의 훈련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덕은 내가 좀더 손해 보고 알면서도 속아주며 때로는 알면서도 모르는 척 하는 참을 수 있는 인내심이다.

#참을 인(忍)의 자기철학(哲學)

미국 윌로우크릭교회의 담임목사로 분명한 복음의 메시지를 전하는 존경받는 빌 하이벨스(Bill Hybels)목사는 '인내, 포기의 순간을 넘기는 것'이라는 책에서 포기하고 싶은 순간에 이르렀을 때 하나님을 힘입어 그 순간을 넘기면 강한 인내력을 기르게 된다고 역설했다. 달리기를 해본 사람이라면 포기의 순간이 무엇인지 알 것이다. 포기의 순간은 운동장을 스무 바퀴쯤 돌았을 때 온다. 다리가 무거워지고 옆구리가 쑤시며 목이 타기 시작한다. 그 때 마음속에서 '이제 그만! 더 이상 못가!'라는 외침이 들려오게 된다. '한 바퀴는 커녕 반 바퀴, 아니 한 발자국도 더 못가!'라며 포기를 재촉하는 것이다.

이것은 육체적으로 포기할 수 밖에 없는 순간에 와 있다는 증거다. 이러한 포기의 순간을 넘기는 것이 인내다. 우리는 일상(日常)에서 조금만 더 참고 견디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데 중도에 포기하는 바람에 모든 것이 허사로 돌아가는 후회를 경험하게 된다. 감정을 이기지 못한 말 한마디가 수년간 쌓아온 인간관계를 무너뜨리고 상대방의 마음에 깊은 상처를 입히며 순간을 참지 못하고 포기하므로 성공의 정상을 목전에 두고 깊은 계곡으로 굴러 떨어지기도 한다. 인내라는 말은 참을 인(忍)자와 견딜 내(耐)자를 쓴다.

참을 인(忍)자는 마음 심(心)자 위에 칼 도(刀)자가 있는 글자다. '참는다'는 것은 심장에 비수를 얻어놓은 것과 같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잘못 움직이거나 경솔하게 행동하면 비수에 심장이 찔릴 수 있다는 자세로 언행을 조심하고 매사를 참아야 하는 신념을 갖고 살아야 한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을 참아야

구름시인 소향(少香)은 인내란 하나님을 알아가는 과정이며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을 맛보고 아버지와 같이 살아가는 여정이라고 했다. 그리스도인들은 때때로 이유 없이 당하는 애매한 고난과 비난을 받을 때가 있다. 이런 순간 핑계하거나 회피하지 말고 하나님을 바라는 끈질긴 믿음이 필요하다. 농부가 땅에서 나는 귀한 열매를 바라고 길이 참아 이른 비와 늦은 비를 기다림 같이 마음을 굳게 하여 기다리고 참아야 한다.

우리의 신앙에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기다림의 믿음이다. 우리의 기도와 노력하는 일에 기다림이 있어야 한다. 새 정부가 시작되었고 학교는 새 학기를 맞게 되었다. 하루아침에 기대하는 열매를 딸 수 없는 일이며 짧은 시간에 성공의 결과를 보일 수 없는 것이다. 하나님 앞에서 주님의 때를 잠잠히 기다리며 순간순간 닥치는 역경을 인내함으로 견뎌야 한다.

힘든 일은 싫어하고 편한 것을 택하는 안일한 생각과 순간을 참지 못하는 성급한 마음들을 하나님 앞에 무릎 꿇어 고백하며 삶의 주도권을 내어 드려야 한다. 중도에 포기하는 것이 인내로 견뎌 나가는 것보다 쉽다는 것을 인정하고 참을성에 관한 끊임없는 훈련이 필요한 것이다.


진희성(영남신학대학교 총장)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