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으로 간 '한국교회'

[ 교계 ] 봉사자 3천여 명 기름때 제거 구슬땀

정보미 기자 jbm@kidokongbo.com
2008년 02월 20일(수) 00:00

【충남 태안=정보미기자】 주춤했던 자원봉사의 열기를 다시금 확산하고자 한국교회 성도들이 태안 앞바다에 모였다.

   
 
사순절을 맞이해 한국교회가 선포한 자원봉사의 날에 교계 지도자와 교인 3천여 명이 태안을 방문 기름 제거작업을 진행했다. /사진 김보현편집국장 대행
 
지난 18일 충남 태안군 소원면 의항2리 신너루해수욕장에서는 사순절을 맞아 '한국교회 자원봉사의 날' 행사가 진행됐다. 명성교회(김삼환목사), 사랑의교회(오정현목사), 여의도순복음교회(조용기목사) 등 전국에서 37개 교회가 참여하고 총 3천여 명의 성도들이 동참했다.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구호의 손길을 전개하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각지에서 발걸음이 속속 답지했다.

봉사활동은 기름이 가장 많이 유출된 곳이라는 가름과 두멍재 등지에서 진행됐다. 태안 기름유출 사고가 발생한 후 한국교회가 서해안 살리기에 나서야 한다며 봉사단을 조직하고 앞장섰던 교계 지도자들은 인적이 드문 태배 지역으로 이동했다. 깎아내린 듯한 절벽을 타고 내려가 바위 자갈 등에 묻은 기름을 닦아냈다.

한국교회봉사단 대표 김삼환목사는 "(기름 닦는 것도) 티끌모아 태산"이라며 "한국교회가 다 달려들면 얼마든지 상황이 좋아질 수 있다"고 낙관했다. 단장 오정현목사는 "이곳처럼 아직도 보이지 않는 지역에는 너무나 많은 기름이 남아있다"며 "사순절에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랑으로 이 민족을 다시 살리자"고 말했다. 이날 성도들을 이끌고 방제작업에 나선 본교단 김영태총회장(청북교회 시무)은 "벌써 네 번째 이곳을 찾고 있는데 (기름이) 끝이 없다"면서 "하나님의 치유방법으로 정리해야만 마감될 것"이라고 했다.

바위의 기름을 닦아내는 초등학생 및 청소년들의 모습도 눈에 띠었다. 겨울수련회를 태안에서 진행하는 교회도 있었다. 봉사하기 위해 부모님과 함께 이곳을 찾았다는 박새롬 양(초4ㆍ은평제일교회)은 큰 돌을 다섯 개나 닦았다고 자랑했다. 박새롬 양은 "TV에서 봤을 때는 쉬워보였는데 너무 힘들다"며 자신의 노력이 바다를 살리는 데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성도들을 이끌고 봉사하러 온 한철수목사(예장합동ㆍ서원교회)는 "옛날에는 바위를 바라보면 작은 바닷가 생물들이 기어가는 모습이 보였는데 지금은 하나도 안보인다"면서 "태안에는 사람외에 움직이는 것이 없다"고 한탄했다.

오전 11시부터 두시간 정도 진행된 봉사활동은 찬바람이 잦아들어 청명하고 따스한 날씨 아래 진행됐다. 이날 행사를 주최한 서해안 살리기 한국교회봉사단은 앞으로 하루 평균 3천명씩 자원봉사자들을 투입해 사순절 기간이 만료되는 3월 말까지 방제작업을 마칠 계획이다. 방제작업 이후에는 피해지역 주민들이 적절하게 보상받을 수 있도록 법률지원팀을 구성 및 파견하는 등 사태 마무리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한편 방제작업에 앞서 신너루해수욕장에서는 3천여 명의 성도가 모인 가운데 경건회가 진행됐다. 성도들은 태안주민을 위로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한국교회가 될 수 있도록 모랫바닥에 엎드려 눈물로 기도했다.

이날 오전 경건회에 참석한 행정자치부 박명재장관은 "아름다운 자원봉사 활동을 펼치는 한국교회에 큰 발전이 있기를 기원한다"면서 "한국교회의 업적을 유엔에 보고하고 태안에 기념관을 세워 후대에 길이 전승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