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몰이식 단속에 외국인노동자 또 숨져

[ 교계 ] 서울 출입국관리사무소 단속 피하려다 일터 8층서 추락사

정보미 기자 jbm@kidokongbo.com
2008년 01월 26일(토) 00:00

법무부 출입국직원들의 쥐몰이식 단속방법이 또 한명의 미등록외국인노동자 목숨을 앗아갔다.

외국인노동자의집ㆍ중국동포의집(대표:김해성)은 지난 15일 한 미등록외국인노동자 여성이 법무부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의 단속을 피하려다 자신이 일하던 L모텔 8층에서 떨어져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지난 15일 밝혔다. 당시 복도를 청소하던 권 씨는 단속반원과 마주치자 객실로 피신했다가, 출입국 직원들이 모텔 주인에게 마스터키를 요구하며 실랑이를 벌이는 동안 창문을 통해 탈출을 시도하다 추락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인노동자의집에 따르면 이번 사건으로 사망한 중국동포 고 권봉옥 씨(50세ㆍ중국 길림)는 자녀교육비 등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1990년경 한국에 입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인노동자의집 서울센터소장 이선희목사는 "작년 11월 교회에 난입한 출입국 관리소 직원들을 피하려다 이주노동자 2명이 중상을 입은 것에 이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면서 "쥐도 도망갈 구멍을 내주지 않고 몰면 달려든다는 속담처럼 단속을 하더라도 생명을 위협하는 단속 방식을 사용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개탄했다.

이에 대해 외국인노동자의집은 지난 17일 고 권봉옥 씨의 추모식을 열고 서울대 영안실로 고인의 시신을 안치했다. 외국인노동자의집 김해성목사는 "책임 문제 등을 밝히고 보상처리를 논의하기 위해 유족들을 입국시켰다"면서 "불법체류자라고 해서 더이상 희생당하는 일이 없도록 막아내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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