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논단] 새해,큰 희망을 열자

[ 논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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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01월 09일(수) 00:00
진희성
영남신학대학교 총장

새해가 시작되었다. 새해 첫 달인 1월을 영어로 '재뉴어리'(January)라고 한다. 이 말은 로마 신화에 나오는 야누스(Janus)에서 왔다고 하니 퍽 달갑지는 않다. 야누스는 들어오는 쪽과 나가는 쪽을 모두 볼 수 있게 두 개의 얼굴이 붙어있는 신이라는 것이다. 야누스는 출입문을 지키기 위해서 두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하나의 얼굴은 들어오는 사람을 검문하고 또 하나의 얼굴은 집을 떠나가는 사람들에게 작별인사를 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나간 해를 돌이켜보며 새해를 준비하는 시점에서 로마인들은 1월을 야누스의 얼굴을 생각하여 이름붙인 것이다.

과거를 돌아보면서 잘못과 실수를 반성하며 미래를 계획한다는 것은 새로운 시작에서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며 지혜로운 일이다. 지난해를 돌이켜 보면 기억 속에 오래 간직해야 할 일도 있으며 우리 마음에서 지워야 할 일들도 있다. '어게인(Again) 1907년'이란 표어를 내걸고 회개와 일치와 부흥을 위해 몸부림쳤던 일은 쉽게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리고 대선을 치루는 동안 남을 비방하고 상처 주었던 일은 빨리 잊어버리고 새 시대를 향한 화합과 일치와 전진이 필요한 것이다. 'Life is difficult'(인생은 어렵다)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의 현실은 어려운 일들로 가득 차 있다. 바른 관계를 유지하기가 어렵고 처한 환경을 극복하기가 어렵고 여러 가지 힘든 일들을 이겨내기가 어렵고 내 마음과 생각과 시간을 조절하며 사는 것 역시 어려운 것이다.

어려운 현실에서 희망이 되고 새로운 도약을 가질 수 있는 길은 자기를 비우는 것이며 내려놓는 결단이다. 몽골에서 삶으로 선교하는 이용규 선교사가 쓴 '내려놓음'과 '더 내려놓음'은 많은 독자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으며 자기를 어떻게 비워야 하고 비움과 나눔의 영성이 어떤 것인가를 잘 깨우쳐 주고 있다. 희망과 비전은 정지 상태에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자기를 철저히 비우고 깨뜨리는 데서 오는 것이다. 우리는 남에게 많은 것을 요구하지만 자기를 깨뜨릴 생각은 하지 않는다. 레위기를 설교하면서 소제에 대한 말씀은 나에게 새로운 영성을 갖게 한 적이 있다. 소제의 제물은 '고운 가루를 드리라'는 것이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은 통째로 드리는 것이 아니라 고운 가루를 원하신다는 점이다. 밀이 고운 가루가 되기 위해서는 깨어지고 부서지고 갈아지고 가는 체로 걸러져야 한다. 깨어짐이 없이는 가루가 되지 못하며 걸러짐이 없이는 고운가루가 나오지 않는 것이다. 우리의 신앙이 이기적이며 기복적이 될 때 낮아지고 깨어짐 보다는 우월감과 고집으로 자신을 무장하지만 깨어짐과 비움이 있을 때 자신과 더불어 많은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것이다.

남을 가르치기는 쉬워도 자기를 가르치기는 어렵다. 자기를 복종시키지 못할 때 성공은  커녕 모든 계획은 물거품처럼 사라질 것이다. 철저한 자기 관리가 있을 때 남에게 희망을 주고 삶을 윤택하게 한다. 자기 경영에 있어서 우선해야 할 것은 시간 관리이다. 에베소서에 "세월을 아끼라"고 한 말씀의 뜻이 영어로는 "시간을 구원하라"(Redeem the time)는 뜻이며 독일어로는 "시간을 사라"(die Zeit auskufen)라는 뜻이 있다. 시간 관리에 실패하면 어느 한 가지도 성공할 수 없는 것이다. 기독교인들에게 있어서 시간 관리는 신앙고백이며 자기실현의 비결이다. 허무한 인생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자기의 몸을 주시고 산 자신임을 알 때 세월을 아낄 수 있으며 나의 날을 계수하는 지혜의 마음을 얻게 될 것이다.

새해는 새 시대를 여는 부푼 꿈으로 시작했다. 많은 사람들이 새 대통령에게 거는 기대도 크고 무엇인가 이룰 수 있으리라는 다양한 꿈들을 가지고 있다. 더욱이 기독교인 대통령으로 또 다른 사명이 있고 덕목이 있을 것이다. 국가의 리더인 대통령과 세상을 밝게 해야 할 그리스도인들이 철저한 자기관리로 사명을 다할 때 세상은 밝고 큰 희망으로 기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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