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군선교부 총무 온태원목사가 전하는 군선교 추억

[ 교계 ] "민족 복음화의 지름길 후회없이 달려왔습니다"

정보미 기자 jbm@kidokongbo.com
2007년 12월 14일(금) 00:00

   
 
온태원목사.
 
"군복이 좋아서 군선교 현장에 있었지요."

단지 군복이 좋아서 20년간 군목으로 종군하다 퇴역하고, 그 후에도 17년간 본교단 총회 군선교부(현 국내선교부) 총무로 재직하며 장장 37년을 군 현장에서 발로 뛰었다는 온태원목사(함해노회 공로). 그야말로 온 목사의 반평생은 군대와 뗄레야 뗄 수 없는 '군 사랑' 행보였다. 지금은 교회를 시무하며 교인들의 말씀 양육에 주력하고 있는 온 목사를 만나 군 선교에 관한 추억을 들었다.

"군선교부 총무를 퇴임한지 벌써 10년이 지났네요. 돌이켜보면 1970년대 폭발적으로 부흥했던 한국교회 성장의 밑거름은 전군신자화운동에 있어요. 일시에 3천명에서 8천명에게 까지 세례를 베푸는 제 2의 사도행전이 계속 일어났거든요. 고 한경직 목사님이 말씀하셨듯 군대는 '황금어장'이에요."

가장 선교가 활발하게 일어나는 현장이 군대라고 강조하는 온 목사. "보통 (본교단) 교회에서는 1년에 5~6만명정도 세례를 주는데 우리는 20만명에게 줬어요. 가둬놓은 고기를 잡지 못한다면 그 책임은 교회, 곧 우리에게 있죠." 이렇게 말하며 온 목사는 성경말씀으로 적절한 비유를 들었다.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을 인도하다가 아말렉족과 치열한 전투를 벌이잖아요. 그때 아론과 훌이 모세의 팔이 내려오지 않게 도왔기 때문에 여호수아가 이끈 이스라엘 군대가 승리를 거뒀지요. 여호수아가 야전사령관이라면 아론과 훌은 한국교회, 모세는 군목이라 할 수 있지요. 바로 이 사건이 한국교회에 적용돼야 해요."

온 목사는 6ㆍ25 전쟁중 우리나라에 군목제도가 생기고 본교단 총회에 군목부가 만들어졌을 때부터 군 선교 활동을 시작했다. 지난 1967년, 육군 중령 당시에는 월남전에 파송돼 각 진지를 방문하며 군목사역을 담당했다.

   
 
베트남에서 군종목사로 활동하던 당시의 온태원목사.
 
베트남 현지에 십자성교회를 건축하고 돌아온 뒤 1980년 9월 총회 군선교부 총무로 취임했다. 1991년에는 러시아 군장성들이 한국의 군목제도를 도입하기 원해 온 목사를 본국으로 초청했고, 한국 대표로 러시아에 초청된 온 목사는 현지 국방대학원에서 군목제도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했다.

"나는 군목을 카우보이(cowboy)라고 생각해요. 거센 들소를 돌보는 카우보이처럼 군목들은 푸른 제복에 철모를 쓰고 허리에는 탄띠를 두른 채 군인들을 돌보죠. 군목은 쉬는 날이 없어요. 초소를 방문해 격려하고 군인들에게 순회교육을 실시하죠. 또 병실과 영창을 방문해 위로하고 예배를 드리죠. 이외에도 연ㆍ중대 단위 합동 세례식을 주관하는 등 일주일 내내 분주해요."

하지만 군목들은 감격 속에서 맡은 일에 충성을 다하는 보람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온 목사는 교회와 등졌던 이들이 군대에서 쉽게 돌아오는 것을 볼 때 필요한 것을 줄 수 있는 군목의 위치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고 했다.

군 선교에 직접 몸담으며 힘들었던 순간은 없었을까? "군선교부 총무로 있을 땐 군 사역이 정말 민족 복음화의 지름길이라는 것을 느꼈지요. 하지만 민주화운동이 바람을 타며 군사문화가 타도당하기 시작했어요. 총회에서도 군선교부의 존폐여부를 기구개혁위원회에서 논의하게 했죠. 이때가 가장 마음이 아팠어요. 3년전, 군선교부가 폐쇄됐는데 이번 총회서 군선교부와 농어촌선교부가 규칙부로 넘어갔죠. 그것을 주시하고 있어요." 온 목사에게서는 군인들을 향한 사랑이 여전히 뜨겁게 타오르고 있었다.

   
 
1972년 5월에 열린 30사단 진중세례식 모습.
 
"한국 선교의 마지막 보루가 군선교 현장입니다. 이 역사적 사명을 군목들이 감당해야 하는 것이죠. 장차 이 나라를 짊어지고 갈 젊은이들을 구원한다면 (우리나라가) 기독교 국가가 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거예요. 하나님이 이 시대 우리에게 주신 사명인거죠." 두 주먹을 불끈 쥔 노병의 모습에서 군 선교의 희망찬 내일을 엿본다.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