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주일 앞두고 무너진 외국인노동자 인권

[ 교계 ] 수원 출입국관리소 직원들 외국인노동자 교회 난입, 교회협 한기총 '한목소리'

정보미 기자 jbm@kidokongbo.com
2007년 11월 27일(화) 00:00

"교회에서 잡혀갔다고 하면 누가 교회를 찾겠습니까?"

한국 교회가 범교단적으로 지키는 인권주간(12월3~9일)을 앞두고 외국인노동자들의 인권이 짓밟히는 사건이 발생해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특히 이번 사건은 출입국관리소 직원들이 성직자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교회에 무단으로 난입한 것이어서 외국인노동자들의 인권보호와 함께 '교회난입' 재발방지에 대한 정부의 약속도 시급히 요청되고 있다.

   
 
김해성목사와 외국인노동자들이 지난 11월27일 기독교회관 앞에서 출입국관리소 직원들의 무분별한 교회난입을 규탄하고 있다. /사진 임성국
 
'외국인노동자의 집ㆍ중국동포의 집'(대표:김해성) 소속 외국인근로자 2백50여 명은 지난 11월 27일 서울 종로 기독교회관 앞에서 법무부의 교회난입 단속에 대한 규탄집회를 갖고 미등록 외국인 근로자 전면 합법화를 요구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권오성)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이용규) 외국인이주ㆍ노동운동협의회(공동대표:이철승 김해성 김봉수 고운영 이정호) 등은 이날 집회에서 "법무부는 미등록 외국인근로자들을 전면 합법화하고 재외동포법 전문을 즉시 시행하라"고 촉구했다.

법무부 수원출입국 단속반원들은 지난 11월 25일 미등록 외국인노동자를 체포하기 위해 발안 소재 외국인노동자의집과 중국인교회에 난입해 몸싸움을 벌이며 중국 동포 체포를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중국 동포 2명이 중상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인교회 담임 김해성목사는 "출입국 직원들은 신발을 벗고 출입하게 돼 있는 교회에 구두를 신고 들어와 십자가 앞에서 몸싸움을 벌였다"면서 "교회 내에 있던 선교사가 '이곳은 교회다'며 단속 중단을 요구했지만 출입국 관리소 직원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이주노동자의 목덜미를 움켜잡고 체포를 시도했다"고 사건 경위를 설명했다. 김 목사는 "교회에 가서 추방당했다고 하면 어떤 외국인 노동자가 교회를 오겠느냐"면서 "이번 사건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성전을 침탈하고 선교를 방해하는 일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른다"고 개탄했다.

교회협 한기총 이하 이주노동자 연대는 27일 아침, △법무부 장관 공식사과 △재발방지대책 마련 △미등록외국인노동자 전면 합법화 △재외동포법 전면 적용 실시 등 4가지 요구사항이 담긴 성명서를 법무부에 공식 전달하고 요구가 이뤄질 때까지 무기한 농성에 돌입했다.

한편 이번 사건은 국가인권위원회와 교회협이 함께 진행하는 2007 인권주간을 한 주 앞두고 열려 그 여파가 더욱 확장될 전망이다. 교회협은 성명을 발표하고 "법무부의 단속은 미등록 외국인노동자들이 신앙생활을 할 수 없도록 만드는 심각한 종교탄압이며, 인권침해"라고 규정했다. 성명은 더이상 종교탄압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할 것과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는 무자비한 단속을 중단 할 것을 촉구했다.

한기총 최희범총무는 이날 집회에서 "공권력의 교회 침투는 더이상 묵과할 수 없는 일"이라며 "법무부는 주일 단속행위를 철폐하고 미등록 외국인노동자 체류를 합법화 하라"고 주장했다.

박성흠 jobin@kidokongbo.com
정보미 jbm@kidokongbo.com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