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여성지도자상 수상 조화순목사, 방귀희 씨

[ 교계 ]

정보미 기자 jbm@kidokongbo.com
2007년 11월 08일(목) 00:00

"안기부에서도 떤 적이 없는데 막 떨리네요."

대한YWCA연합회 주최 제5회 한국여성지도자상 대상을 수상한 조화순목사(전 달월교회 담임)가 수상소감의 운을 뗐다. 조화순목사는 기독교대한감리회 소속 달월교회에서 목회하던 중 미국 조지오글 선교사를 통해 지난 1966년 도시산업선교회 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이후 노동운동에 관심을 갖게 된 조 목사는 동일방직에 위장취업하며 차별로 얼룩진 여성 노동자들의 현실을 일깨우고자 여성 노동조합 결성을 돕고 나체시위사건, 분뇨투척사건 등을 겪으며 불법노동운동 혐의로 구속된다. 또한 김대중 내란 음모 사건에 연루돼 안기부 밀실 수사를 받기도 한다.

'여성 노동운동의 어머니'로 불리는 조 목사는 이날 시상식에서 "예수 닮는 게 평생 소원이었다"면서 "여성운동은 지식인 중심이 아닌 밑바닥 인생을 사는 노동자들이 주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목사는 "노동운동 하며 빨갱이 소리도 들었지만 그것이 내가 발견한 하나님"이라고 밝힌 뒤 "하나밖에 없는 이 생명을 여성들을 위해 어떻게 살 수 있을까가 평생 고민이었다"면서 "그리스도인들이 예수님의 향기를 뿜으며 살자"고 독려했다.

이날 대상 수상자에게 전달된 상금은 2천만원. 조 목사는 "그동안 초교파적인 운동에 힘쓰느라 내 집(감리교) 신경을 못썼다"면서 상금 전액을 감리교여성지도력개발원 등 후원의 손길이 부족한 감리교 여성단체에 기부할 뜻을 밝혔다.

한편 이날 젊은지도자상을 수상한 솟대문학 발행인 방귀희 씨는 지체장애 1급에도 불구 방송 매체를 통해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 및 인권 향상을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해 온 공로가 인정됐다. 수상소감을 밝히는 자리에서 방귀희 씨는 "장애인들이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비장애인들도 인식해주실 바란다"면서 "우리 사회는 거북이가 승리할 수 없는 사회라고 생각했는데 이 상이 거북이의 승전보를 알리는 것 같다"며 감격해 했다.

소아마비로 두 발과 왼손을 쓸 수 없는 방 씨는 각고의 노력끝에 1981년 동국대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현재 KBS 라디오 '내일은 푸른 하늘'의 방송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방 씨는 장애인들에게 복지 정보를 제공하고자 2000년 KBS 3 라디오에 장애인 전문 채널을 개국하는 한편 한국장애인문학인협회를 결성해 장애인 문학지인 '솟대문학'을 발행하고 있다.

방 씨는 "우리 사회에서 여성장애인은 여성+장애인이 아닌 여성×장애인"이라며 "여성 장애인 최초로 젊은지도자상을 수상하게 돼 큰 영광"이라면서 "더 좋은 모습으로 여성장애인들에게 미래가 밝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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