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논단] 목사여, 무엇을 설교하는가?

[ 논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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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0월 31일(수) 00:00

이승하
해방교회 원로목사

예언자들을 묘사한 성경구절을 읽으면 그들은 하나님의 말씀 중 그 시대에 가장 필요한 내용을 전한 것을 알 수 있다. 그 대표적인 예로 이사야나 에스겔을 들 수 있다. 또한 예수님 역시 복음을 전하실 때 첫 번째로 외친 말씀이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웠느니라"였다. 그 시대에 그 보다 더 필요한 말씀은 없었다. 사도 바울이 전한 말씀은 무엇인가? 예수와 나와의 관계를 분명히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불행히도 예언자들의 말은 대중의 호응을 얻지 못했다. 존경을 받지 못했다.

복음은 시대성을 갖고 있다. 교회사가인 민경배목사는 일본 식민지 때, 어려운 고난의 때에 복음을 전한 목사들이 공통적으로 갖는 설교의 특징이 있었는데  그것이 '예수의 십자가'였다고 증언한다. 그러면 오늘날 한국교회의 주된 설교 주제는 무엇인가? 아마도 축복, 성공, 형통, 행복, 평안 등일 것이다. 그러나 이런 내용의 설교를 들으며 지난 15년 동안에 7백만 명이 교회를 떠났다. 설교와는 달리 교회를 나가도 축복을 못 받았고, 심지어 고통이 더 커졌으며 불행한 일이 줄을 이었기 때문이다. 설교를 잘 한다고 존경받는 분들이 있다. 오늘날 설교를 잘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지금도 많은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고 있다. 그들은 "과거 민주화를 위한 힘을 교회에서 얻었지만 교회는 민주화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러나 다행히 아직 교회에는 청년들이 남아 있고 새롭게 교회로 나아오는 청년들도 있다. 전도 받고 교회에 들어온 사람이 목사의 설교를 듣고 제일 먼저 변화되어야 할 것이 무엇인가?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은 구원의 확신이다. 그렇게 되려면 회개의 과정을 철저하게 거쳐야 한다. 목사들이 회개의 설교를 하지 않았고 구원의 감격을 체험할 수 있도록 이끌지 못했기 때문에 그 많은 사람들이 교회를 등지고 떠난 것이다. 만일에 구원의 확신이 있었다면 교회의 비리나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일이 결코 교회를 떠나는 이유가 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우리 목사들은 그 많은 사람들이 교회를 떠나고 구원을 받지 못한 책임을 자각해야 한다. 일본 식민지 시대에 기독교인이 된다는 것은 곧 고난의 길에 들어서는 것을 의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를 포기하지 않고 그 어려운 박해를 감당했다. 오늘의 교인들이 이러한 고난을 극복할 수 있겠는가? 고난을 감당할 수 없는 사람들은 이미 모두 교회를 떠났기에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목회자들이여, 이제는 한국교회의 강단이 변해야 한다. 성령운동을 갈망하지만 지금의 강단에 성령님이 오시겠는가? 회개를 외치고 구원의 확신을 갖게 하는 강단이 되어야 그리고 복음을 위한 고난을 감당할 수 있는 신앙인이 되었을 때 성령운동은 일어날 것이다.

교회를 교회되게 하는 것은 온전히 목사의 책임이다. 한국교회가 침체되고 사회적 지탄을 받는 것은 전적으로 목사의 책임이다. 교인이 감소한 것도 목사의 책임이다. 누구에게 전가해서도 안되고 회피할 것도 아니다. 그러므로 한국교회의 회개운동은 목사에게서 시작되어야 한다. 성령운동을 명목으로 수많은 사람들을 동원해 기도회를 열고 회개하라고 외치는 것만이 방법은 아니다. 소수가 모였더라도 목사들이 먼저 진정으로 회개하는 자리가 있어야 한다.

1907년과 1970년대 중반에 일어났던 성령운동은 이벤트성 집회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개교회 강단에서 일어났다. 즉 개교회 목사의 설교가 성령운동의 원동력이었다. 성령님은 불러서 오시는 분이 아니다. 성령님이 오시고 싶은 곳에 오신다. 성령님의 뜻에 합당한 곳에 오신다. 목사들의 설교가 성령님을 모시는 가장 큰 능력이다. 성령님을 맞이할 수 있는 설교를 해야 한다. 그것은 기도하는 중에 성령님의 감동으로 준비한 즉 성령님의 음성을 전하는 설교를 할 때 성령님이 오신다. 한국교회의 성령운동은 이 시대에 가장 필요한 운동이 되어야 한다. 그것은 목사의 설교 방향이 올바로 정립될 때 가능하다. "성령이여 오시옵소서." 성령님의 역사를 갈망하는 목사의 설교가 한국교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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