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우리 손길을 필요로 하는 그들

[ 기자수첩 ]

정보미 기자 jbm@kidokongbo.com
2007년 10월 24일(수) 00:00

지난 21일, 서울 서초구 잠원동 한신종합검진센터에서는 1천여명의 외국인노동자들이 발디딜틈 없이 북새통을 이뤘다. 한 민간 단체가 무료로 건강검진을 실시한다는 소문을 듣고 구름떼처럼 몰려든 것이다. 이날 검진받은 외국인노동자들의 1인당 소요비용은 30~50만원. 불법체류 외국인노동자들의 월평균 소득인 95만원의 절반에 달하는 금액이다.

외국인노동자 1백만명 시대가 왔다. 2001년 법무부 통계로 13만명이던 외국인노동자들은 하루가 다르게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 백만명 시대에 돌입했다. 전문가들은 이제 외국인노동자 2백만명의 시대도 머지않았다고 예견한다. 하지만 국내에는 외국인노동자의 수만 늘어가는 것이 아니다. 한국교회가 선교의 타겟으로 정해놓은 이슬람교, 불교, 힌두교 신자들이 각양각색의 모습으로 유입되고 있다. 그야말로 한국 땅이 추수기가 되어버린 셈이다.

이번 건강검진은 기독교와 관련없는 한 민간단체가 지원한 것으로 외국인노동자 만을 위한 거의 최초 대규모 의료지원이라 한다. 외국인노동자의집, 나섬공동체, 안산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 이주여성인권센터 등 대외적으로 알려진 외국인 노동자들의 기독교 선교 터널은 고작 4~5개 뿐. 그나마 대형교회인 ㅇ교회와 본교단 ㄱ교회가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한 선교에 적극 협력하고 있다. 교회의 지원이나 관심은 아직도 아장걸음 수준이란 말이다.

매년 여름과 겨울이 되면 개교회에서는 청년들의 해외단기선교 열풍으로 들끓는다. 해외로 나가기 보다 끊임없이 유입되고 있는 외국인들을 관리하고 보살피는 선교가 필요하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비행기 유류세도 오른다는데, 멀리 가는 것만이 능사는 아닌 듯 싶다. 가까이 있는 이방 나그네들을 돌보는 일에 보다 깊은 관심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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