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세상] 크리스찬직장인밴드 SLS밴드

[ 아름다운세상 ] "찬양하는 인생이 즐거워" 매월 1회 대학로 등 순회하며 공연

정보미 기자 jbm@kidokongbo.com
2007년 10월 02일(화) 00:00

   
 
"우리가 음악하는 목적은 전도예요." 크리스찬들로 이뤄진 직장인밴드 SLS. 이들은 찬양을 부르며 천국의 비전을 제시한다.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 야외공연장. 40대 중년남성이 기타를 잡았다. 어느 록가수 못지않게 뛰어난 연출로 기타를 연주하더니 저 뒤편에서는 20대 후반의 앳된 청년이 갖은 폼을 부리며 드럼을 두드린다. 마치 꿈을 잊고 지내던 이들이 음악으로 인생의 즐거움을 찾는다는 이준익 감독의 최신영화 '즐거운 인생'을 보는 듯하다. 하지만 무언가 다르다. 밴드 특유의 화려한 의상과 찌든 담배연기, 알코올 냄새 대신 이들에게선 향긋한 꽃내음이 실려 온다. 다시 말하자면 우리 그리스도인들만이 느낄 수 있는 복음의 향기라고나 할까?

직장인밴드가 우후죽순 생겨나는 이때에 크리스찬 직장인들이 전도를 위해 밴드로 뭉쳤다. 일명 크리스찬 직장인밴드 SLS밴드. 감자탕교회로도 유명한 서울광염교회(합동ㆍ조현삼목사)에서 태동해 이름은 SLS(Seoul Light & Salt)밴드라고 지었다. 일반 직장인밴드들이 세상을 한탄하고 자유를 좇는 노래를 부른다면 이 SLS밴드는 CCM을 연주하며 천국의 비전을 제시한다.

광고기획회사 사장으로 SLS밴드 팀장을 맡고 있는 서울광염교회 유영훈집사(45세ㆍ일렉 리드기타)를 비롯해 SK텔레콤 인재개발부 부장인 나상현집사(45세ㆍ어쿠스틱기타ㆍ종려교회), 광고회사에 근무하는 이호 씨(29세ㆍ드럼ㆍ광염교회), 기타 개인레슨 강사 이승현 씨(27세ㆍ베이스기타ㆍ언약의교회), 피아노학원 강사 장혜원 씨(24세ㆍ피아노&신디ㆍ광염교회), 그리고 보컬을 담당하고 있는 대학생 은총, 김보성 씨 까지 총 7명이 SLS밴드 멤버. 다양한 직장에서부터 교단 및 교파를 초월해 구성된 이들은 매월 1회 공연을 통해 그리스도의 향기를 전하는 '공연전도대'다.

"저희는 예수를 믿는 SLS밴드입니다." 유영훈 팀장의 소개로 시작된 지난 9월 8일 대학로 공연은 2백여 명의 관객들이 객석을 가득 메운 가운데 성황리에 진행됐다. 기타의 선율, 신나는 드럼 소리와 함께 마음을 두드리는 짙고 옅은 두 보컬의 색다른 음색이 젊음의 열기가 가득한 대학로를 매료시켰다. "젊은 세대들에게 예수님을 전하고자 밴드를 결성하게 됐어요. 우리 밴드의 목적은 단 하나, 전도예요. 전도의 사명이 없으면 감당하기 어렵죠." 유영훈팀장이 말했다.

   
 
지난 9월 8일 열린 대학로 마로니에공원 공연 모습.
 
지난 2006년 4월 13일 창동역 앞 야외공연장에서는 SLS밴드의 첫 공연이 열렸다. 악기를 세팅하기 시작하자 음악소리에 이끌려 1~2백여 명이 순식간에 몰려들었다. "하지만 예수를 전하는 밴드라고 소개하니 10명만 남고 모두 빠져나가더라고요. 그 다음부턴 안 되겠다 싶어 사람들을 불러 모을 목적으로 게스트를 함께 초청하고 있어요." 그 당시의 뼈아픈 기억이 지금의 SLS밴드를 있게 했다.

"공연 장소부터 음향시설 대여까지 모두 자비량으로 준비해요. 게스트들에겐 소정의 참가비만 지불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하죠. 게스트 섭외 때문에 애먹은 적은 별로 없어요. 음악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신촌의 퀸이나 홍대의 사운드홀릭 같은 공연장에서 연주하고 싶어 하거든요. 사운드가 탁월해서요. 좋은 공연장을 섭외한 뒤 실력 있는 게스트들을 초청해 함께 연주하는 거죠." 대신 공연순서의 처음은 SLS밴드가 맡는다. 제일 먼저 복음을 전해야 효과가 확실하다고. 나눠주는 전도티슈와 부채 등 '공짜' 선물도 호기심 많은 관객들의 이목을 끈다.

"이렇게 커지게 될 줄 몰랐어요. 하나님을 찬양하고 싶은 사람들의 작은 모임으로 시작했는데. 저희 밴드의 사역은 장소, 장비대여 등 투자가 많은 한마디로 비싼(?) 전도죠.(웃음) 그 가운데 부어주시는 하나님의 은혜는 이루 말할 수 없어요. 밴드를 시작하고 나서는 막혔던 거래처가 뚫리는 등 살아가면서 정말 많은 간증이 쏟아져 나와요." 초창기부터 밴드에 합류한 멤버 이호 씨의 말이다.

"야외공연장이 아닌 클럽에서 콘서트를 개최할 땐 맥주병을 들고 찬양을 듣는 사람들도 있어요. 일반인들 앞에서 공연하기 때문에 할 때마다 긴장되고 잘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운 마음도 있지만 음악을 억지로 하는 사람은 없잖아요. 기쁨이 있으니까 열심히 하게 돼요." 그는 공연을 통해 결신자가 생길 땐 자신이 예수를 믿고 있다는 게 참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공연하는 SLS밴드를 향해 환호하는 관중들.
 
"전도는 하나님의 힘으로 하시는 거잖아요. 부족하지만 믿음으로 나가면 하나님께서 우리의 실력 이상으로 부어주시는 걸 느껴요. 전도 현장에서 도구로 쓰임 받는 것 자체가 감격이에요. 그래서 늘 전도현장을 떠날 수 없는 것 같아요." 이호 씨의 말을 듣고 있던 혜원 씨가 옆에서 거들었다. 그녀는 찬양사역자가 꿈이라고 전했다.

SLS밴드의 음악을 듣고 있는 관객들은 기쁨을 느낀다. 실력도 빼어나지만 이들이 내뿜는 선한 영향력이 좌중을 이끈다. 한때 교회를 멀리했던 이들이 그들의 음악을 통해 주님의 품으로 돌아오기도 하고, 비 기독교신자들은 옛날 찬양의 모습과 전혀 다른 CCM을 듣고 "교회 음악이 왜이래"하면서도 호기심 어린 눈길로 SLS밴드가 공연하는 공연장을 찾는다. 하나님의 음악이 대중문화 속에 자연스레 흡수되는 것, 이것이 SLS밴드가 추구하는 음악인 것이다.

국내 크리스찬 직장인밴드의 선봉에 있는 SLS밴드는 가능하면 내년에 전도메시지를 담은 준가요 풍의 CCM음반을 대중들 앞에 선보일 계획이다. "앞으론 저희처럼 교회 밖으로 나가 믿지 않는 이들에게 음악으로 살아있는 복음을 전하는 크리스찬 직장인밴드가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가장 좋아하는 음악으로 하나님께 영광 돌릴 수 있다는 것, 최상의 기쁨이죠."

SLS밴드가 공연을 마치자 객석에서는 환호성과 함께 '앵콜'이라는 함성이 끊이지 않았다. 그리스도의 바람이 음악을 타고 흐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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