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가나, 아프리카의 희망으로 우뚝 서다

[ 교계 ] 검은 대륙 아프리카의 재발견 <2>총회장 가나ㆍ케냐 방문 동행 취재기

김보현 기자 bhkim@kidokongbo.com
2007년 09월 04일(화) 00:00
   
만소 총회장은 한국을 방문했을 때와 같이 가나 현지에서 본교단와 공식적인 선교 협정을 맺을 때에도 환한 미소를 보여주었다. 총회장 이광선목사가 총회 개회예배 중 축사를 전한 뒤 만소 총회장에게 교단의 마크가 새겨진 스톨을 걸어준 뒤 손을 맞잡고 인사를 나누고 있다.
【아프리카 가나 : 김보현】 가나는 인접한 대서양에 대규모 어장이 형성돼 있어 오래 전부터 한국 원양 어업의 기지가 수도 인근 테마에 자리잡고 있으며 지금은 어족 자원의 고갈로 많이 쇠퇴하기는 했어도 여전히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 최근에는 정치적 안정 속에 외국 자본의 유입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으며 유전 발견에 따라 서부 아프리카를 넘어 대륙 전체에서도 정치 경제 분야에서 그 지도력을 날로 확대해 가고 있다.

본 교단과 아프리카 가나와의 선교 협력 관계는 15년 전 가나복음장로교회와 이미 시작된 바 있다. 통상 선교 협약이 이뤄진 뒤 정보와 인적 교류 사업이 진행되어 왔지만 이번 가나장로교회(PCG)의 경우는 노회 간의 협력 관계가 상당 부분 진전된 가운데 이뤄졌다는 점에서 특징을 찾을 수 있다. 또한 그간 협력의 내용을 살펴보면 총회가 기구개혁을 통해 제시한 바 있는 사업 노회로서 수행할 수 있는 세계 선교 분야의 한 모델이 될 만한 사례라 할 수 있을 정도록 파송과 후원 관리 그리고 사업 진행 등이 체계적으로 이뤄져 왔다.

구체적으로는 영등포노회는 총회와 독일 서남선교회(EMS) 간의 협력 관계를 노회 차원으로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독일 팔츠주교회와 협력 관계를 맺게 됐다. 팔츠주교회는 또 이미 협력 관계 에 있던 가나장로교회를 영등포노회에 소개, 산하에 있는 볼타노회와 3자간 협력 관계를 맺게 됐는데 그 첫 사업이 '정보 통신 기술(ICT)' 분야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컴퓨터 훈련 학교 설립이다. 당시 교단 간의 공식 협력 관계는 수립돼 있지 않았지만 교회 간 협력의 틀로 출발한 관계를 통해 한국교회는 독일교회의 경험을 공유하고, 현지 교회의 요청을 정확히 파악한 가운데 사업 계획을 수립, 시행착오를 최소화할 수 있었고, 그 사역의 열매는 현지 교회뿐 아니라 정부는 물론 사회의 관심사로 부각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일들이 이뤄지기까지 무엇보다 노회 차원의 전폭적이고 정책적인 지원이 먼저 움직여졌다. 노회의 수많은 관계자들이 협력 선교의 기초를 놓기 위해 머나 먼 여정을 오가며 선발대 역할을 감당했던 것이다. 노회 총무 이대준 목사를 비롯해 IT 선교 분야는 물론 국제 관계에 전문성을 가진 노회 지도자들이 역할을 분담했다. 인명진목사와 정봉규목사, 그리고 첫 교류 당시 노회장이었던 허남기목사와 홍은섭장로 등이 막전막후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말라리아가 발병해 사경을 넘나들면서도 선교 사역에 열정을 불태웠던 이명석ㆍ최미애선교사와 수많은 단기 사역자들의 헌신 또한 일과성 방문이 아니라 필요적절하게 배치돼 훈련과 사역 지원의 의미를 모두 소화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설립된 학교는 인가 과정에서 사상 유례 없이 첫 평가에서 최우수등급 판정을 받는 기록을 남기게 됐고, 설립시 목표했던 교육 훈련의 성과는 물론 최근 주변 지역으로 훈련 프로그램을 확대하게 됐으며 인근 국가들에서도 학교 설립 요청 쇄도라는 결실로 이어졌다.

그러나 이번에 선교 협정이 체결되고 또 교회를 넘어 양국 간의 협력 모델로 정부 관계자들의 관심과 사회 여론의 주목을 받게 되기까지는 영등포노회의 남다른 노력과 원대한 비전이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지난 제91회 총회에 가나장로교회 야우 푸림퐁 만소 총회장이 공식 초청을 받은 것을 기점으로 하여 노회 차원에서 가나의 독립 50주년을 기념하는 예배를 개최, 양국 간에 우호와 연대의 관계를 강조했고, 다양한 방문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교회의 발전과 잠재력을 경험하게 해 주었던 것. 이 일을 계기로 가나 현지에서 전개되고 있는 기존의 선교 협력 사업이 다시 한 번 주목을 받게 되었고, 교단 간 협력에도 적극성을 보여 지난달 18일 개막된 제7차 총회에 본 교단 총회장을 초청하고 방문 기간 중 대통령과의 면담을 주선하는 등 한국교회와의 협력에 대한 기대감과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가나교회 방문에는 영등포노회 관계자를 비롯해 아코솜보 컴퓨터학교 이사, 한국 가나 독일교회 협력위원회 관계자 등이 참여했다. 사진은 제7회 가나장로교회 총회에 참석한 한국교회 대표단.
국내 일정으로 인해 노회 관계자들보다 하루 늦은 다음 날 밤 10시가 다 된 시간에 현지에 도착한 총회장은 교단 관계자들의 따뜻한 환영을 받았다. 주일 예배를 마친 뒤 월요일부터 공식 일정에 들어간 방문단은 먼저 총회 본부를 방문했는데, 회관 외벽에는 총회의 개막을 알리는 현수막에 일정, 장소 주제와 함께 이광선총회장을 환영하는 메시지도 함께 담겨 있었다.

회관 부지 내에는 총회 본부와 출판사, 기관, 교회 등 몇 개의 건물들이 하나의 구역을 이루면서 검소하지만 나름대로 2백 년 가까운 역사와 산하에 3천의 교세를 가진 교회다운 면모를 엿보게 해주었다.

이번 방문이 양 교단 간에는 선교 협정을 체결하는 일이 주된 목적이었다면 컴퓨터학교를 운영해 온 영등포노회로서는 늘어가는 현지의 요청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책을 마련하고 이를 종합적인 구상 가운데 발전시키기 위한 과제도 있었다.

이 일을 위해 가나교회는 ICT분야의 활성화를 공약으로 내건 바 있는 현 쿠풔 대통령과는 물론 유엔개발계획(UNDP) 대표로 있는 전 UN 사무총장 코피 아난과의 면담을 주선했으나, 제네바 방문 일정으로 인해 코피 아난과의 면담은 성사되지 못했다.

긴급 각료회의가 저녁 늦은 시간까지 진행돼 이 총회장과 쿠풔 대통령 간의 면담은 비록 간단하게 이뤄졌지만 한국교회가 그간 펼쳐온 사역에 대해 거듭 감사의 뜻을 표한 쿠풔 대통령은 향후의 발전 계획에 대해서도 만족감과 함께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고, 이러한 소식은 이튿날 현지의 주요 언론과 방송에 톱뉴스로 전해져 뜻밖의 만남들이 이어지기도 했다.

   
아코솜보에 위치한 컴퓨터 훈련학교 전경.
또한 세계 곳곳에서 지역 사회 개발을 위한 사업들을 주도하고 있는 UNDP 현지 사무소 방문, 부대표와의 면담을 통해 구체적인 협력의 모델을 논의해 보자는 답변을 얻고, 현지에서 운영 중인 훈련센터 등을 돌아보며 현재 운영 중인 컴퓨터 학교와 비교 검토할 수 있는 기회를 갖기도 했다.

이러한 활동들은 방문 기간 중 한국과 독일, 가나 등 교회 대표들로 구성된 이사회를 통해 전달됐으며, 컴퓨터학교 내 기숙사 건립을 독일교회의 후원을 받아 건립키로 결의하기도 했다.

PCG 교단과의 선교 협약은 총회 벽두의 주요 행사로 진행됐다. 이날 총회장 이광선목사는 가나 부통령과 함께 공식 초청 인사로 초대돼 의전에 따라 회의가 진행되고 있는 중에 총대들의 환영을 받으며 입장,단상에 마련된 좌석에 자리했다. 공식 축사 순서에 이어 전 총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선교 협정서에 조인한 양 교단장은 이를 교환한 뒤 힘차게 손을 맞잡았다.

서쪽으로 길을 택해 떠나면 마지막에 다다를 수 있는 대륙 아프리카,그 대륙 서쪽 끝에 위치한 가나. 같은 개혁교회의 전통을 지키며 저개발과 질병 등 열악한 사회적 여건 속에서 교회의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애써온 가나장로교회. 아시아 지역의 첫 파트너로서 손 내민 한국교회를 향해 보여준 환대와 미소에 한국교회는 과연 무엇으로 응답할 수 있을 것인가 자문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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