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계 ] "나눔은, 예술의 목적입니다" 작년 선배들 뜻 이어 후배들이 동참
미술학도들이 빈곤층돕기에 나섰다.
지난해에 이어 어려운 이웃들을 돕기 위해 기부전시회를 마련한 건국대학교 회화학과 3학년 학생들. | ||
지난 6월 21일부터 안단태갤러리에서 개최된 이번 전시회의 주제는 '트랜지숀 피리오드-과도기에 대한 19가지 시선'. 19명의 학생들이 개인마다 다르게 겪는 과도기를 미술이라는 장르로 형상화시킨 작품들이 전시됐는데, 올해 전시회 수익금 중 절반은 연탄은행(대표:허기복)에 기부할 예정이다.
2년째 이어지고 있는 건대 미술학도들의 일명 '기부' 전시회는 회화학과 3학년 전공수업 '표현기법'을 강의하고 있는 신정희교수(본보 2584호ㆍ2006년 11월 18일자 소개)를 만나면서부터 시작됐다.
에너지 빈곤층을 위한 연탄은행 이사 및 대북구호 NGO 한민족복지재단의 이사를 겸임하고 있는 신 교수는 학생들이 프로작가가 되기 전 가장 순수한 시기에 '기부' 전시회를 경험케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서울 소격동 안단태갤러리를 찾은 관람객들이 기부전시회에서 전시된 작품들을 감상하고 있다. | ||
장소나 지도교수도 중요하지만 사실 이번 전시회에는 '다윗과 요나단'같이 우정을 꽃피우며 전시회를 이끌어간 두 학생의 숨은 공로가 있었다. 작년과 올해 개최된 기부전시회의 총 기획자인 박윤호 씨(시각디자인학과 4ㆍ상록교회 출석)과 김태원(회화학과 4ㆍ명성교회 출석) 씨는 막역한 친구사이로 평소에도 대화를 통해 기부에 대한 비전을 나눴다고 한다.
명성교회(김삼환목사 시무) 미술선교회의 문화선교학교 교사로도 활동 중이라는 김 씨. "올해 전시회도 작년에 윤호가 기획했던 '잼벌리전'처럼 기부에 초점을 맞추고 싶었어요. 팀원들 반응도 긍정적이었고요. 이번 기회가 하나님께서 예비해주신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소외된 사람들에 대해 관객들이 재인식할 수 있도록 기획하고 싶었다는 박윤호 씨는 평소 아동사역에 관심이 많았다고 전했다. "작년 7월 말에 전시회를 개최했을 때가 파키스탄 지진 대참사가 일어난 지 1주년 되는 날이었어요. 파키스탄 아동의 어려운 사정을 알리고 싶었죠. 전시회 후에는 아동들이 추운 겨울을 이겨낼 수 있도록 따뜻한 옷가지들과 신발 등을 모아 파키스탄대사관 측에 전달했어요." 박 씨는 "우리들의 전시회가 하나님 보시기에 좋은 전시가 됐으면 좋겠다"고 소박한 바람을 전했다.
작년과 올해에 이어 전공수업의 연장선상으로 진행된 기부전시회는 지난 3일을 끝으로 종료됐다. 하지만 이들 두 명 아마추어 작가들의 전시회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4일부터 12일까지 두 사람만의 '기부전'을 연 것. 장소는 역시 신 교수가 운영하는 안단태갤러리에서, '생명의 양식'이라는 주제로 기독교적 색체를 담은 작품들이 전시됐다.
"오병이어의 기적을 떠올렸어요. 아마추어인 우리가 아직 대중들에게 인기를 누릴 순 없으니 물고기 두 마리밖에 드릴 것이 없지만 하나님께서 더 크게 만들어 주실 거라고 생각해요." 김 군의 말이다. '생명의 양식 전(展)'에서의 작품 판매 수익금은 국제구호 NGO 월드투게더에 전액 기부할 예정.
서로가 추구하는 작품 스타일과 비전의 색깔은 달랐지만 두 명의 아마추어들은 공동목표를 갖고 꿈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그들의 공동목표는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사는 것". "작은 모퉁이돌이 되고 싶어요. 젊은 사람 중에도 크리스찬 미술을 하는 사람이 있다는 걸 이 세상에 멋지게 보여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