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 전시회'로 어려운 이웃 돕는 건대 회화과 학생들

[ 교계 ] "나눔은, 예술의 목적입니다" 작년 선배들 뜻 이어 후배들이 동참

정보미 기자 jbm@kidokongbo.com
2007년 07월 18일(수) 00:00

미술학도들이 빈곤층돕기에 나섰다.

   
지난해에 이어 어려운 이웃들을 돕기 위해 기부전시회를 마련한 건국대학교 회화학과 3학년 학생들.
작년, 서울 소격동 안단태갤러리(대표:신정희)에서 '파키스탄 아동을 위한 작은 그림 전-잼벌리' 전시회를 개최해 파키스탄 어린이들의 어려움을 알렸던 건국대학교 회화학과 3학년 학생들이 올해도 이웃돕기에 나선 것. 올해는 선배들의 뜻을 이어 후배들이 전시회를 마련했다.

지난 6월 21일부터 안단태갤러리에서 개최된 이번 전시회의 주제는 '트랜지숀 피리오드-과도기에 대한 19가지 시선'. 19명의 학생들이 개인마다 다르게 겪는 과도기를 미술이라는 장르로 형상화시킨 작품들이 전시됐는데, 올해 전시회 수익금 중 절반은 연탄은행(대표:허기복)에 기부할 예정이다.

2년째 이어지고 있는 건대 미술학도들의 일명 '기부' 전시회는 회화학과 3학년 전공수업 '표현기법'을 강의하고 있는 신정희교수(본보 2584호ㆍ2006년 11월 18일자 소개)를 만나면서부터 시작됐다.

에너지 빈곤층을 위한 연탄은행 이사 및 대북구호 NGO 한민족복지재단의 이사를 겸임하고 있는 신 교수는 학생들이 프로작가가 되기 전 가장 순수한 시기에 '기부' 전시회를 경험케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서울 소격동 안단태갤러리를 찾은 관람객들이 기부전시회에서 전시된 작품들을 감상하고 있다.
"미술을 하는 학생들은 스스로 자기 작품을 전시해봐야 완성도가 높아져요. 마침 제가 화랑을 운영하고 있어 기회를 만들어 주게 됐죠. 아직은 학생들이고 아마추어이니 생애 첫 전시회를 '기부전'으로 경험한다면 후에 프로가 돼서 전시회를 개최할 때도 계속 그 정신을 이어갈 수 있어요." 신 교수는 "결국 예술의 목적 자체가 나누는 것"이라며 "창조적인 작업을 하는 사람은 꼭 나눌 상대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장소나 지도교수도 중요하지만 사실 이번 전시회에는 '다윗과 요나단'같이 우정을 꽃피우며 전시회를 이끌어간 두 학생의 숨은 공로가 있었다. 작년과 올해 개최된 기부전시회의 총 기획자인 박윤호 씨(시각디자인학과 4ㆍ상록교회 출석)과 김태원(회화학과 4ㆍ명성교회 출석) 씨는 막역한 친구사이로 평소에도 대화를 통해 기부에 대한 비전을 나눴다고 한다.

명성교회(김삼환목사 시무) 미술선교회의 문화선교학교 교사로도 활동 중이라는 김 씨. "올해 전시회도 작년에 윤호가 기획했던 '잼벌리전'처럼 기부에 초점을 맞추고 싶었어요. 팀원들 반응도 긍정적이었고요. 이번 기회가 하나님께서 예비해주신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소외된 사람들에 대해 관객들이 재인식할 수 있도록 기획하고 싶었다는 박윤호 씨는 평소 아동사역에 관심이 많았다고 전했다. "작년 7월 말에 전시회를 개최했을 때가 파키스탄 지진 대참사가 일어난 지 1주년 되는 날이었어요. 파키스탄 아동의 어려운 사정을 알리고 싶었죠. 전시회 후에는 아동들이 추운 겨울을 이겨낼 수 있도록 따뜻한 옷가지들과 신발 등을 모아 파키스탄대사관 측에 전달했어요." 박 씨는 "우리들의 전시회가 하나님 보시기에 좋은 전시가 됐으면 좋겠다"고 소박한 바람을 전했다.

작년과 올해에 이어 전공수업의 연장선상으로 진행된 기부전시회는 지난 3일을 끝으로 종료됐다. 하지만 이들 두 명 아마추어 작가들의 전시회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4일부터 12일까지 두 사람만의 '기부전'을 연 것. 장소는 역시 신 교수가 운영하는 안단태갤러리에서, '생명의 양식'이라는 주제로 기독교적 색체를 담은 작품들이 전시됐다.

"오병이어의 기적을 떠올렸어요. 아마추어인 우리가 아직 대중들에게 인기를 누릴 순 없으니 물고기 두 마리밖에 드릴 것이 없지만 하나님께서 더 크게 만들어 주실 거라고 생각해요." 김 군의 말이다. '생명의 양식 전(展)'에서의 작품 판매 수익금은 국제구호 NGO 월드투게더에 전액 기부할 예정.

서로가 추구하는 작품 스타일과 비전의 색깔은 달랐지만 두 명의 아마추어들은 공동목표를 갖고 꿈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그들의 공동목표는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사는 것". "작은 모퉁이돌이 되고 싶어요. 젊은 사람 중에도 크리스찬 미술을 하는 사람이 있다는 걸 이 세상에 멋지게 보여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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