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아웃오브아프리카

[ 데스크창 ]

안홍철 기자 hcahn@kidokongbo.com
2007년 06월 26일(화) 00:00
지난 주말, 집에서 영화를 한 편 보았습니다. 덴마크 출신의 여류 작가 카렌 블릭센(필명 아이작 디네센)의 자전적 이야기를 영화한 시드니 폴락 감독의 작품 '아웃 오브 아프리카(Out of Africa)'였습니다. 1987년 국내 개봉된 이래 지난 20년 동안 개인적으로 십 여차례 이 영화를 보았습니다. 처음엔 개봉관에서 그 뒤론 주말의 명화시간에, 이후에 비디오로 보다가 수 년 전 DVD를 구입하여 연휴나 휴가 때 한 번씩 이 영화를 보곤 했습니다.

이 영화는 덴마크 백작부인 카렌(메릴 스트립 분)이 아프리카 케냐에서 커피 농장을 경영하는 이야기입니다. 카렌은 아프리카에서의 삶을 사랑했으나 농장이 불타고 꿈이 사라지면서 덴마크로 돌아갔으며 다시는 아프리카로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그 곳에는 사라진 농장의 꿈 뿐만 아니라 평생 한 번 뿐인 사랑을 저 세상으로 보낸 아픔도 묻어두었기 때문이죠.

사랑하지만 얽매이기 싫어하는 남자인 데니스(로버트 레드포드 분)와 혼자서 아프리카의 고독 속에서 사람에 대한 사랑, 땅에 대한 경외감을 깨닫는 여자 카렌의 이야기 속에서 참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하는 영화입니다. 대초원의 푸르름과 함께 언덕 위에 평화로이 앉아있는 암사자의 모습, 쌍엽기를 타고 내려다 보는 광활한 대지 등 아프리카의 서정적인 아름다움이 압권입니다. 심지어 이 영화로 인해 아프리카를 선교지로 택한 선교사들도 있었다고 하니까요. 그런데 실제로 이 영화는 선교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이와함께 존 배리의 오리지날 사운드 트랙과 중간중간 삽입된 모차르트의 음악 또한 백미입니다. 영화 속에서, 카렌은 자신이 소유한 땅에 살고 있는 키쿠유족에게 글을 가르칠 학교 설립에 대해 데니스와 이런 대화를 나눕니다.

"카렌, 언제 그들이 글을 읽고 싶다고 하던가요? 디킨스를 읽고 싶다던가요?"

"그들이 배우면 안된다는 건가요?"

"그들의 의향부터 물었어야죠."

"나는 '나의 키쿠유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살기위해 글을 배웠으면 해요."

"나의 키쿠유, 나의 농장…우린 소유자가 아니오. 그저 스쳐 지나갈 뿐"

20세기 초 제국주의 시대, 아프리카를 점령한 유럽인들은 정복자로서 원주민들을 지배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두 주인공인 카렌과 데니스는 정복과 소유의 서구 문명을 거부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러나 두 사람은 원주민을 사랑했지만 그들을 이해하는데 차이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마치 제국주의적 사고방식의 선교와 에큐메니칼 협력선교의 차이라고나 할까요?

영화의 후반부, 비행기 사고를 당한 데니스의 장례식 날, 카렌은 추도사를 말하며 비로소 스스로 깨닫습니다. "그는 자유로운 바람같은 사람이며 그 누구의 것도 아니었습니다. 심지어…나의 사람도 아니었습니다."

인간이 삶에 만족하지 못하는 이유는 '소유욕'때문이 아닐까요? 주님께선 제자들을 파송하실 때 "두 벌 옷도 지니지 말고 전대도 차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한국교회의 선교 역시 소유욕을 버릴 때 비로소 큰 힘을 발휘하게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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