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섬김으로 세상 변화시키는 교회 '파워 우먼'

[ 교계 ] 서울역 쪽방 음식전하는 높은뜻숭의교회 '이웃사랑팀', 아프리카 지역 우물개발 후원하는 온누리교회 '우사후팀'

정보미 기자 jbm@kidokongbo.com
2007년 06월 20일(수) 00:00
한국교회 어머니들의 활약상이 지역사회부터 해외까지 지구촌을 훈훈하게 덥히고 있다.

일명 '아줌마 파워'가 교회의 각 사회복지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것. 여성 특유의 포용력이 지역 및 해외의 소외된 이웃들 마음의 문을 두드리며 그들을 변화시키고 있다.

   
"반찬 1백명 분, 순식간에" 매주 금요일마다 서울역 쪽방에 '사랑의 반찬' 전하는 높은뜻숭의교회 이웃사랑팀.
"사랑의 반찬 배달왔어요~." 매주 색다른 반찬을 들고 서울역 쪽방 문을 두드리는 높은뜻숭의교회(김동호목사 시무) '이웃사랑' 팀. 30여명으로 여성들로만 구성된 '이웃사랑' 팀은 4개 조로 나뉘어 매주 금요일 10시만 되면 번갈아 가며 이곳, 반찬을 제작 및 포장하기 위해 서울역 11번 출구에 위치한 '나사로의 집'을 찾는다. 후원대상자들이 영양가 있는 음식들을 고루 섭취할 수 있도록 김치를 제외하고는 매주 다양한 반찬들을 품목별로 지원하고 있다.

3년차 베테랑 서은주집사는 멸치볶음 담당이다. 2조 총무이기도 한 그녀는 매달 한번 자신의 조 차례가 돌아오면 멸치 9박스를 볶는다고 했다.

"별로 힘들지 않아요. 장조림 만드는 팀이 제일 힘들죠. 계란을 5백 개 삶고 고기를 끓이고 거기에 다시 간장을 부어 조리고 타지 않게 계속 감시해야하죠. 아침부터 오후 3시까지 불 앞을 떠나지 못하니 땀을 뻘뻘 흘리며 고생해요."

이들은 매주 1주일 치 먹을 수 있는 분량의 밑반찬이 가득담긴 봉투를 1백2개 만든다. 1백 개는 고령자 지체장애인 등으로 구성된 쪽방 사람들을 위해, 2개는 성북구 번동에 사는 아기 4명의 정신지체 2급 미혼모 엄마를 위해서다.

지난 2000년 10월 높은뜻숭의교회가 창립된 후 2001년 초부터 시작된 쪽방사역은 벌써 6년째 진행되고 있다. 매주 따끈따끈하고 신선한 반찬들이 지원되자 입소문이 퍼져 30명이던 대상자가 1백 명으로 훌쩍 넘었다. 개중에는 이러한 밑반찬 사역에 감동해 예수님을 영접하게 된 경우도 있다고. 이웃사랑팀의 헌신 어린 밑반찬 사역이 서서히 '사랑의 약발'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이다.

이웃사랑팀에는 50~60대 여성들이 대부분이다. 60대 이상의 연로한 여성들도 봉사에 참여하는데 그들은 봉사 후 오히려 더 건강해 졌다고 했다. 모든 작업이 끝나면 그들은 서로의 손을 잡고 둥그렇게 둘러앉아 반찬 수혜자들과 다른 쪽방 거주자들을 위해 기도한다. 건강을 위해, 그리고 남은 생애 하나님을 만날 수 있도록. 자신들의 작은 사역이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는 통로가 되기를 바라며 '교회의 엄마'들은 정성을 다해 반찬을 만들고 있었다.

국내 지역사회를 변화시키는가 하면 해외에 사랑을 전하는 이들도 있다.

   
"함께 우물 파실래요?" 아프리카 지역에 우물개발 후원하는 온누리교회 '우사후(우물을 사모하는 후원회)팀'.
물이 부족한 아프리카 지역 주민들에게 우물을 파주고 있는 온누리교회(하용조목사 시무) '우ㆍ사ㆍ후' 팀. '우물을 사모하는 후원회'라는 뜻을 가진 '우사후' 팀은 생활비를 아껴가며 모은 돈으로 물이 필요한 지역에 우물을 파주는 '아줌마'들의 모임이다.

제일 처음 교회 내 우물 지원 프로젝트를 도입한 노국자권사는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회장:정정섭)의 해외아동 1대1 결연 프로그램을 통해 한 명의 아이를 지원하다가 물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됐다. 그 후 노 권사는 기도를 통해 우물사역을 결심하게 되고 자신이 직접 우물 전도사가 되어 교회 여성들을 중심으로 후원자를 모집했다.

그 결과 지난 2006년 2월, 1만원부터 1백만 원까지 십시일반으로 모아진 5백여만 원의 후원금을 기아대책기구에 전달하며 케냐 마사빗 지역에 첫 번째 우물을 선물하게 된다.

'우사후' 팀 김애련집사는 '우리가 왜 우물을 파야하는가'에 대한 내용을 기아대책기구의 도움을 받아 파일로 제작하고, 직접 들고 다니며 후원자를 모집하는 열성파 회원이다.

"후원하려고 모아둔 돈이 있었어요. 어느 곳에 후원할지 고민하던 중이었는데 우연히 노 권사님을 통해 우물 프로젝트를 알게 됐죠. 벌써 네 번째 프로젝트를 구상중예요. 이번엔 아프리카 파데르 지역을 놓고 기도하고 있어요." '우사후'의 노력으로 두 번째는 우간다 오무시오에 세 번째는 에티오피아 카마쉬 마을에 우물이 개발됐다.

뚜렷한 멤버는 없다. 노 권사와 김 집사를 통해 우물 사역을 알게 된 후원자들이 한푼 두푼 후원금을 모으고 각자의 처소에서 중보기도로 돕는다. 노 권사는 "우물은 그들에게 단순한 물이 아닌 생명"이라고 했다. 내전과 가뭄 등으로 황폐해진 지역에 희망의 샘물을 파주겠다는 의지가 기적을 낳고 있었다.

"기아대책에서 점점 큰 프로젝트를 맡기는 데 거룩한 부담으로 받아들일래요. 이제까지 믿고 선포하니 하나님께서 열매 맺게 해주셨거든요. 나눈다는건 사랑 없이는 안 되는 일이잖아요." 김 집사는 하나님께서 계속적으로 비전을 품게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이밖에도 유족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는 부산 동래중앙교회(정성훈목사 시무)의 경조부 여성운구팀, 매주 목요일 아침마다 아파트 단지에 '노천카페'를 열고 지역주민들에게 차를 대접하는 신성교회(이학수목사 시무) 전도단 등부터 바자회, 미용, 목욕봉사에 이르기까지 교회의 '섬김과 나눔'에는 항상 여성들이 있었다.

그들은 이렇게 말한다. "'나눔'이 뭐 별거인가요? 사랑만 있으면 누구나 나눌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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