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내면 성숙해야 진정한 가정 행복이…

[ 교계 ] 성경 공부 통해 내면 치유받는 한국알트루사 성경공부 모임

정보미 기자 jbm@kidokongbo.com
2007년 05월 25일(금) 00:00
   
지난 8년 동안 매월 두 차례 진행돼 온 사단법인 한국알트루사의 '여성의 눈으로 읽는 성서' 모임. 전 KNCC 여성위원장이었던 안상님목사가 모임을 이끈다.
서울 종로구 계동의 한 아담한 한옥집. 7명의 여성들이 한자리에 둘러앉아 성경을 공부하고 있다.

이날의 주제는 '모세를 살려낸 여인들'. 하나님을 두려워 해서 히브리인 남자아이를 살해하라는 이집트 파라오의 명령을 거부한 채 모세를 살려 준 산파 십브라와 부아, 모세의 어머니, 누이, 모세를 길러낸 이집트 공주, 그리고 아내 십보라까지 절박한 위기 속에서도 여성의 강인한 면모를 보여줬던 성경 속 여성들에 대해 공부하고 있었다. 특히 일개 산파인데도 불구하고 성경에 이름이 등장한 십브라와 부아라는 인물은 이날 모임의 최대 이슈가 됐다.

'마음이 건강한 여성들이 만드는 착한사회'를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활동하는 여성단체 (사)한국알트루사(회장:한정희)는 매월 둘째, 넷째 주 오전 10시부터 '여성의 눈으로 읽는 성서'라는 성경공부 모임을 갖고 자신의 생각과 평소 갖고 있던 상처의 기억 등을 나누며 건강한 정신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8년 전부터 매년 색다른 주제로 성경을 공부하고 있는 알트루사의 '여성의…'는 올해 구약 속 여성들을 여성 신학적인 시점으로 바라보고 있다.

모임을 이끌던 안상님목사(전 KNCC 여성위원장)가 산파들에 대한 부연설명을 덧붙였다. "왜 히브리 아이를 죽이지 않았냐며 꾸짖는 왕에게 산파들은 '히브리 여인들이 이집트 여인들과 달리 기운이 좋아 산파가 도착하기 전에 아이를 낳아버린다'는 명답으로 모세를 살리지." 자리에 모인 여성들이 "정말 영특하다"라고 말하며 감탄했다.

안 목사는 "우리는 평생동안 여러 사람들의 스타일을 보게 된다"고 전제한 뒤 "신앙을 가진 사람은 현명하게 자기 스타일대로 살 수 있다"고 설명하며 성경 속 이야기를 현실에 적용시켰다.

잠자코 듣고 있던 한지혜(가명) 씨가 어릴 적 기억을 떠올리며 말했다. "모세 이야기를 보면 나는 우리 엄마가 나를 내버린 듯한 느낌이 들어요. 5학년 때 엄마에게 '독한년'이란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언니는 말을 잘 듣는데 내가 자꾸 반항하니깐 엄마는 그게 싫었던 모양이에요. 하지만 어렸을 때니까 이해해줄 수도 있는 일이었는데…." 한 씨는 울먹이며 어릴적 상처의 기억을 떠올렸다.

옆에서 김성희(가명) 씨는 시어머니에게 받은 스트레스를 꺼냈다. "직장일로 바쁜데도 식사를 다 챙겨드려야 해서 힘들어요. 왜 전화 안하냐, 돈이 없어 힘들다는 등 갖은 스트레스를 주며 저를 힘들게 하세요."

안 목사는 속내를 털어놓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하나 하나 들어주며 "내 입장도 중요하지만 어머니들에 대한 존중과 배려도 필요하다"며 지혜롭게 갈등할 것을 권유했다. 이렇게 말씀과 사는 얘기가 어우러진 2시간 남짓의 성경공부 모임을 통해 그녀들은 성경 속 인생의 지혜를 배우며 성숙해지고 있었다.

5년째 회원들의 성경공부를 지도하고 있다는 안상님목사는 "알트루사의 성경공부 모임은 성서연구와 삶의 이야기를 자연스레 나누는 장으로 진행된다"며 "성경공부가 자신의 삶과 연관이 없으면 안된다"고 전했다. "여성의 정신이 건강해야 가정이 건강한 법이죠. 정신이 건강하지 않으면 몸도 건강하지 못한 것처럼 정신건강은 신앙의 기본이예요." 안 목사는 이 모임을 통해 자신과 회원들이 함께 자라고 있다고 했다.

알트루사의 성경공부 모임은 기독교인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타종교이거나 무신론자도 성경을 배우고 싶다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때문에 기독교로 회유하는 회원들이 늘고 있다고 했다. 5년째 참여하고 있다는 한문순 씨도 이 모임을 통해 교회에 나가게 됐다.

"성경을 공부하다 보니 내 속에 하나님이 계시다는 걸 알았어요. '평소 내가 종교에 오해가 많았구나'라는 점도 깨닫게 됐고요. 하나님의 자녀라는 것을 알게 되고 신앙이 생기니 삶을 좀 더 긍정적으로 살게 됐어요."

알트루사는 성경공부 뿐만 아니라 시름과 고민에 잠겨있는 여성들을 위해 매월 첫째, 셋째 주 수요일마다 집단상담을 실시하고 있다. 심리학을 전공하고 연세대 학생상담소 책임연구원을 지내기도 한 알트루사여성상담소장 문은희박사는 "사람의 건강은 정신과 육체적 건강으로 나뉘는 데 어머니들은 자녀의 몸 건강에만 신경쓰고 내면적인 것은 가르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빵만으로 말씀만으로 살지 못하듯 보이지 않는 것을 제대로 충족시켜주지 못한다면 아이가 제대로 자랄 수 없어요. 여성들이 먼저 어른으로 성숙돼야 해요. '몸 어른' 뿐만 아닌 '마음 어른'이 되어야 하는 것이죠." 여성들의 내면적 성숙이 이뤄질 때 가정의 진정한 행복을 찾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사)한국알트루사는?

알트루사는 애타주의(altruism) 정신의 토대 위해 지난 1917년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첫 조직된 국제여성봉사단체로 한국알트루사는 1983년 창립해 외교통상부에 사단법인 여성단체로 등록됐으며, 주부를 포함한 전문직 여성들이 사회봉사 활동과 더불어 상담소ㆍ성경공부 모임 등을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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