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논단] 가정의달, 5월의 사명

[ 논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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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04월 25일(수) 00:00

홍 순 자
한국교회여성연합회장ㆍ신촌교회 장로

가정의 달 5월이 다가온다.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 함께 들어 있는 5월의 신록이 더욱 싱그럽고 찬란하게 빛나는 것은 사랑하는 가족의 따뜻함을 몸과 마음으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참다운 가족 사랑은 가정예배를 드리는 믿음의 가정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땅의 모든 가족이 '임마누엘 주님만이 함께 하시는 가정'은 아니다. 1백12년 전 이 땅에 복음이 들어 온 이래 우리 사회의 기독교 신자는 전 인구의 1/4이나 될 정도로 놀라운 부흥을 이루었으나 뒤집어 생각하면 전 인구의 3/4은 아직도 복음화 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5천년 역사의 우리 사회는 무속신앙을 비롯하여 불교 유교 등 다양한 종교가 어우러져 있다. 더구나 한국 사회는 부부와 자녀만을 가족으로 생각하는 서구와 달리 부모, 형제는 말할 것도 없고 때로는 가문과 친족과의 관계까지 가족과 연관시켜야 하는 부담이 있다. 이로 인한 곤혹스러움이 때로는 가족관계를 서먹하게 만들기도 한다. 이런 환경 속에도 1백 년 만에 전인구의 1/4이 복음을 받아들였다는 사실은 기적이다.

최근의 한국 교회를 바라보는 사회의 눈길은 곱지 않다. 전에는 교회의 아름다운 관습과 문화를 세상 사람들도 좋게 받아들였으나 지금은 오히려 부정적인 것으로 여기는 경향이 짙다. 신앙없는 가족 관계에서 홀로 신앙을 지키는 기독교인들은 전래의 관습과 문화와 전통을 무시하는 '이단자'로 치부되거나 종종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가족 관계에서나 사회적으로 기독교와 기독교인이 비난을 받는 것은 우리에게 새로운 전도의 시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새로운 시도의 대상으로 먼저 생각할 것이 가정이다. 아직 복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가족을 전도의 대상으로 하여 적극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

남한 인구 2천만 명에 기독교 신자가 1백만 명이던 1940년 대 후반, 필자의 학급 70명 가운데 기독교 학생은 단 3명에 지나지 않았었다. '예수 믿는 학생은 착한 어린이'라고 인정은 해 주면서도 선생님과 비신자가 대부분인 친구들의 이상한 눈길 앞에서 위축된 나날을 보낸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런 분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일류 공립학교를 포기하고 기독교 학교에서 중고등학교와 대학을 마쳤다. 믿음의 분위기 안에서 기를 펼 수 있었고 날마다 예배로 시작하는 학교생활은 천국과 다를 바 없었다.

그러나 신나게 지낸 학창 시절에 단 한 사람도 전도를 하지 못한 것을 생각한 순간, 나만의 평안함이 반드시 옳은 선택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그를 믿는 자마다 멸망치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는 말씀에 비추었을 때 세상의 믿지 않는 사람들이야말로 구원의 대상이라는 것을 잊었던 것이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는 말씀에 따라 그리스도인은 세상의 빛으로서 어두운 가운데 나아가야 하는 데 그렇지 못했으니 누구를 전도할 수 있었겠는가.

믿지 않는 가족들의 불만은 교회 나가는 가족과 친지들을 자주 그리고 일상적으로 만날 수 없다는 데서 비롯되어 나날이 쌓여 간다. 실제로 바쁘기 때문에 혹은 곱지 않은 시선이 싫어서 집안 대소사에 소홀해지는 경우도 없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인간관계의 갈등은 만남을 통해서만 해소되는 것을 알아야 한다. 사도 바울이 복음의 증거를 위해 핍박이 기다리고 있음을 알고서도 로마로 갔듯이 우리 역시 믿지않는 가족과 친지를 위해 시간을 할애하여 자주 만나 진리의 빛을 내야 한다. 하나님의 백성은 자신이 서 있는 그 곳, 마주한 그 사람이 바로 선교지인 동시에 전도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무기력한 교회를 재건하는 길은 가정, 가문의 복음화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모든 가정의 복음화는 오늘 우리 교회가 함께 해야 할 과제가 아닌가. 믿음의 가정으로 거듭나는 것이야 말로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길이며 이는 가정 구성원 한사람 한사람이 교회의 성도가 되는 것을 뜻한다. 아름다운 가정에서 나누는 대화와 교제야 말로 교회로 몰리는 비난의 소리를 멈추게 하는 지름길이다. '예수만 섬기는 우리 집'을 더 많이 만들어가는 것이야 말로 그리스도인들이 반드시 이룩해야 할 가정의 달 5월의 사명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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