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장애인의 '빛'되기

[ 기자수첩 ]

정보미 기자 jbm@kidokongbo.com
2007년 04월 18일(수) 00:00
지역 내의 장애인을 위해 설립된 한 교회 복지관이 10주년을 맞았다. 주로 정신지체장애인을 대상으로 복지활동을 펼치던 이 교회는 작년부터 재가(在家)장애인들도 지원하고 있다. 집 밖의 외출이 힘든 그들을 찾아가 후원금을 전달하고 말벗이 돼 준다.

재가장애인 중에서도 비장애인이 먹는 음식을 섭취할 수 없어 특수식품을 섭취하는 루게릭 환자들은 특히 가정형편이 어렵다.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치료비와 매번 감당해야 하는 식품비를 가정에서 감당할 길이 없기 때문이다.

최명옥(54세) 씨의 남편은 40세에 루게릭 병이 발병해 10여년 간 앓다가 얼마전 사망했다. 복지관은 최 씨 가정에 월 1백만 원을 지원했었다. 장례 후 그녀는 복지관을 방문해 "병이 악화돼 남편은 결국 하늘나라로 갔지만 빛을 만나 감사했다"는 말을 남기고 돌아갔단다. 교회 복지관을 통해 지원받은 손길이 그녀에게는 '빛'과도 같았던 것이다.

전국의 장애 인구 수는 2005년 통계에서 2백14만8천6백86명으로 추산됐다. 이중 재가장애인의 수는 2백1만1천1백명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KNCC와 한기총 소속 13개 교단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내 전체 교회의 사회복지 활발 정도' 설문조사를 살펴보면 72.2%의 목회자들이 우리 나라 전체교회의 사회봉사 활동이 소극적으로 수행되고 있다고 대답한 바 있다. 낮은 자들을 향해 문을 활짝 열고 있어야 할 교회가 오히려 그들의 요구에 귀 막고 있는 장애인이 된 셈이다.

22일은 장애인 주일이다. 각종 행사를 '반짝' 펼치기 보다 평소 그들의 필요를 돌아보자. 앉은뱅이와 소경들과 함께 하셨던 예수님처럼 한국교회가 그들의 등대가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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