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 잃지 말고 세상 살아가렴"

[ 교계 ] 보아스 건설 후원으로 새생명 얻은 한다정 양

정보미 기자 jbm@kidokongbo.com
2007년 04월 05일(목) 00:00
아이는 울지 않았다. 아픈 게 무언지 충분히 알 나이인데도 눈물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웃었다. 자신 옆에서 병간호로 밤 지새우는 어머니에게 애써 웃어보였다. 자신을 낳은 뒤 마음 고생하며 울면서 기도했을 엄마에게 미안해서 였을까? 어른도 고통스러워 할 만큼 힘겨운 과정을 견디며 아이는 그렇게 병을 이겨냈다.

   
본보 새생명 32번째 수혜자 한다정 양과 정동진 사장.
본보 '새 생명 새 빛 운동'의 결실이 32번째에 달했다. 이번 수혜자의 주인공은 기초생활수급자인 어머니와 두 언니들과 함께 살고 있는 한다정 양(수서중학교 1). 다정이는 지난 23일 삼성서울병원(원장:이종철)에서 4시간여의 수술을 마치고 중환자실에 입원했지만 빠른 회복세를 보여 입원한지 만 하루 만에 다시 일반병실로 옮겨졌다. 그리고 지난 28일 또래의 여느 아이들과 같은 정상적인 컨디션을 회복하고 병원 문을 나섰다.

'나눔 경영'을 회사의 모토로 삼고 있는 보아스건설(주) 정동진사장이 선뜻 새생명 기금을 기탁해 이뤄진 수술이었다. 막대한 수술 비용을 감당할 길이 없었던 다정이네에게 정 사장의 기부는 실로 하나님께서 연결해주신 축복의 손길이었다.

어머니 김남덕 씨(합동ㆍ대방중앙교회 출석)는 38세의 나이에 다정이를 낳았다. 노산이었던 탓에 연약한 몸으로 태어난 다정이는 의료진에게 살아날 가망이 없다는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어머니 김 씨는 하나님께서 주신 아이를 포기할 수 없었다. 다정이의 건강이 회복될 때까지 기도원을 찾아 다니며 눈물로 기도하는 수밖에 없었다.

기적적으로 아이는 건강을 회복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한가지 병을 갖고 있었다. 21번 염색채 이상으로 생긴다는 병 다운증후군이었다. 또 있었다. 다운증후군 아동들의 30~40%가 갖고 있다는 선천성 심장병이었다.

어릴 적부터 별다른 증상없이 잘 커준 딸은 얼마전부터 식사를 하거나 물을 마실때면 가슴에 손을 얹고 아픔을 호소했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어머니 김 씨도 딸이 고통을 호소하는 빈도가 높아지자 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게 했다. 다정이는 선천성 심장병으로 알려진 '심신중격결손'외에도 고혈압과 대동맥이 손상되는 합병증을 앓고 있었다.

   
심장병 수술받고 회복중인 한다정 양과 이번 수술의 후원자인 보아스건설의 정동진사장(오른쪽).
지난 26일 정 사장은 일반병실에서 회복중인 다정이를 만나러 삼성병원을 찾았다. 커다란 곰인형을 들고 환하게 웃음짓는 정 사장을 향해 다정이도 환하게 미소 짓는다. 다정이가 "안녕 곰인형"이라며 인사를 건넨다. 아픈아이 답지 않게 인형을 쓰다듬는 손길에 제법 힘이 들어가 있다.

곰인형을 끌어 안고 있던 다정이가 갑자기 정 사장의 손을 덥석 잡았다. 그리고는 "고맙습니다"하고 꾸벅 인사를 했다. 그가 마음에 들었는지 다정이는 아예 무릎에 누워버린다. 정 사장은 특유의 쾌활한 웃음소리로 "하하"하고 웃으며 부드러운 손길로 다정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어머니 김 씨가 말문을 열었다. "지원받지 못했다면 수술받을 수 없는 형편인데…. 처음 다정이가 태어났을 때도 그랬고 이번에도 그렇고 신기하게도 다정이는 아플때마다 하나님께서 살려주세요. 하나님이 우리 다정이를 정말 많이 사랑하시나봐요." 김 씨는 정 사장에게 "도와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연거푸 말하며 "하나님의 은혜를 이제는 베풀며 살겠다"고 했다.

이런 김 씨에게 정 사장은 오히려 자신이 감사하다고 말했다. "저희 기업이 어린 생명을 살리는 이 귀한 일에 동참할 수 있게 돼 더 감사합니다. 아프거나 장애가 있어도 하나님께서는 각자에서 특별한 소명을 주셨잖아요. 부디 다정이가 용기를 잃지 않고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열심히 살아가길 바랍니다."

올해 집 근처의 수서중학교에 입학한 다정이는 교복입는 것을 참 좋아한단다. "응" "아니" "고맙습니다" 등의 간단한 어휘와 단어 나열로만 의사 표현이 가능하지만 학교에서는 친구들에게 인기 '짱'이라고 한다. 보통의 중학교 1학년 친구들보다 체구가 작은 것이 장점이 돼 반 아이들에게 귀여움을 한 몸에 받고 있다고. 간혹가다 못살게 구는 짓궂은 친구들도 있긴 하지만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 준다.

"왜냐면 저는요. 하나님의 특별한 아이니까 괜찮아요." 기자를 바라보는 다정이의 눈빛이 이렇게 말했다.


*보아스건설(주)는?

"회사가 좀 더 경제적으로 여유있게 되면 생명 살리는 운동에 열심히 참여하고 싶어요."

본보 '새 생명 운동'에 참여한 정동진 사장의 소감이다. 나누는 건 결코 특별한 것이 아니라는 정동진사장은 실제로 다양한 '나눔' 사역을 펼치고 있다.

'새 생명 운동'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는 전주 김제에서 치매노인 환자들을 돌보고 있는 '평화의 집'을 정기적으로 후원하고 있다. 또한 기독교 방송의 성경퀴즈 프로그램 제작비를 지원하며 방송선교 사역에도 동참하고 있다.

회사에서도 '나눔'의 열기는 이어진다. 커피자판기를 일부러 유료로 설치해 수익금을 사회단체에 기부하는가 하면 직원복리의 일환으로 무주택자이면서 열심히 일하는 직원에게는 회사가 지은 아파트를 원가로 분양해 집 마련에 도움을 주고 있다.

정 사장은 자신의 경영 철학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 회사는 뭔가 다르구나'하는 점을 직원이 느낄 수 있도록 경영하는게 진짜 크리스찬 CEO아닐까요? 더 많이 나누기 위해 더 크게 발전하는 회사를 만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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