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교회] 지역사회 교육 문화 복지의 중심 리더

[ 우리교회 ] 지역사회에 비전 제시하는 강원동노회 도계교회

김성진 기자 ksj@kidokongbo.com
2007년 04월 05일(목) 00:00
   
도계교회는 지역사회의 리더의 역할을 충실히 감당하고 있다.
국내 최초의 탄광촌이 자리한 도계읍. 한 때, 인구 5만여 명에 이르던 강원도 삼척시 도계읍은 그동안 광산업이 사향길로 접어들면서 오늘에 이르러 인구 1만여 명에 불과한 폐광촌으로 변화되고 있다. 최근 새로운 대체산업을 모색하며 새로운 활로를 찾고 있는 도계읍에는 지역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는 등 지도자의 위치에 있는 교회가 있다.

지역 주민들이 '우리 교회'라고 부를 정도로 지역과 함께 동행하고 있는 강원노회 도계교회(김영환목사 시무). 지난 1948년 신앙의 자유를 찾아 월남한 10여 명의 교인들이 모여 예배를 드리면서 출발한 도계교회는 올해 교회 창립 49주년을 맞는다. 탄광촌에 걸맞게 미신으로 가득차 있는 도계는 대부분 탄광업에 종사하기 위해 타 지역에서 이곳으로 찾아든 사람들로 이뤄져 있다.

지역 주민들이 줄어들면 자연히 교인 수도 줄어들지만 오히려 도계교회는 교인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여기에는 그럴만한 특별한 이유가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지역주민들이 도계교회를 생각할 때, 지역에 있는 여러 교회들 중의 한 교회로만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역주민들에게 도계교회는 지역에서 없어서는 안될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교회가 지역사회의 교육과 문화 복지 등 모든 분야에서 중심 리더의 역할을 감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계교회 담임 김영환목사.
한 걸음 나아가 지역주민과 교회는 한 식구처럼 하나가 돼 가고 있다. 이러한 역할을 감당하기 위해 도계교회는 우선 주민들에게 교회를 완전히 개방하는 일에 역점을 두고 있다. 이처럼 교회를 개방한 뒤에 지역주민들이 교회가 하는 일에 구체적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한 것. 그 가운데 하나가 노인대학이다. 지역주민의 대부분이 노인임을 감안, 교회는 지역과 교회를 연결하는 고리로 노인대학을 설립해 지역 노인들을 섬기는 일에 앞장서고 있는 것.

그러나 도계교회가 섬기는 사역에는 분명한 원칙이 있다. 교회가 독단적으로 일을 추진하기 보다는 지역사회와 함께 일을 나누고 만들어가는데 초점을 둔 것. 이런 의미에서 노인대학 운영도 교회만의 사역으로 생각하지 않고 반드시 도계읍과 지역 노인회, 그리고 교회가 연합으로 추진하고 있다. 교회가 장소 및 일부의 재정을 제공하면 읍사무소에서는 재정을, 그리고 여기에 지역의 노인회가 동참하는 방식으로 노인대학이 운영되고 있다. 여기에 교회가 독거노인들을 위한 도시락 나누는 일까지 감당하면서 지역과 교회는 자연히 하나로 어우러지게 된 것.

특히 지역적인 여건을 고려할 때, 지역주민들에게 가장 필요로 하는 부분은 교육일 수밖에 없다. 이러한 요구를 파악한 도계교회는 지역주민들이 소외받고 있는 교육 부분을 해소하기 위한 목적에서 영어학원을 설립하고 원어민을 청빙해 영어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지역 사회에서는 감히 생각할 수 없는 일을 도계교회가 앞장서서 주민들의 필요를 채워주고 있는 것. 이 뿐만 아니라 지역에 있는 학교에 원어민을 파송해 영어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물론 재정은 교회가 모두 부담하고 있다. 이러한 일을 감당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담임인 김영환목사가 캐나다에서 10여 년간 이민목회를 경험했고 이러한 경험이 고스란히 이곳에서 적용된 것. 영어교육 뿐만 아니라 도계교회는 무용교실을 비롯한 기타교실과 국악, 게이트볼, 스포츠댄스, 유소년축구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지역주민과 함께 하고 있다.

   
문화교실에서 기타를 배우고 있는 지역주민들.
도계교회가 지역주민과 함께 나누는 사역 가운데 또 하나는 지역주민들의 문화의식을 높여주는 일이다. 문화생활을 하기 힘든 지역주민들을 위해 교회가 앞장서서 문화행사를 마련하고 있는 것. 물론 문화공연을 가질 수 있도록 교회 여건이 충분히 마련돼 있다. 지난해 여름, 도계교회는 강원도 및 행정단체와 함께 수해로 피해를 입은 지역 수재민을 위한 대관령국제음악제를 개최한 바 있다. 교회는 또한 매년 겨울에 지역 청소년들이 준비한 성탄 및 송년 음악회를 개최할 수 있도록 무대를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지역주민과 함께 아름다운 동행을 이어가고 있는 도계교회는 요즘 들어와 새로운 도약을 기약하며 지역사회에 새로운 비전을 심어주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이와 관련, 김영환목사는 "폐교를 인수해 수양관을 마련한 교회는 지역주민이면 누구나 찾아와 이용할 수 있도록 해 놓았다"면서 "지역주민이 아니더라도 이곳에서 농촌체험을 하고 봉사활동도 할 수 있도록 무료로 수양관을 개방해 놓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수양관을 통해 공동체생활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무공해 포도재배 등 지역산업 발전에도 앞장서고 있는 도계교회는 오늘도 지역복음화를 넘어 지역사회를 이끄는 지도자의 역할 뿐 아니라 지역과 함께 동행하는 동행자의 역할을 충실히 감당하고 있다.


<취재 뒷얘기>

4시간 동안 고속버스를 타고 도계교회를 찾은 기자는 그곳에서 무려 10시간 동안 머물며 교회가 펼치고 있는 여러가지 사역들을 취재했다. 직접 도계 읍내의 구석구석에서 펼치고 있는 아동센터 사역을 비롯한 사랑의 쉼터와 청소년수양관 등의 현장을 하나도 빼놓지 않고 둘러볼 수 있었다.

기자가 도계교회를 취재하면서 인상 깊었던 것 중의 하나는 탁구였다. 수요기도회가 끝나면 본당 뒤편에 자리한 교육관 2층에는 4,50대 중반의 남ㆍ여 교인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한다. 물론 담임목사도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이곳을 찾게 되면 거의 10여 명에 이른다. 5대의 탁구대가 마련된 이곳은 마치 전용 탁구장을 방불케할 정도.

대부분 탄광에서 일하는 이들은 교대로 근무하기 때문에 야간에 쉴 때면 어기없이 탁구장을 찾는다는 것. 그리고 특별히 운동할 수 있는 시설이 없어 이들은 자연히 탁구를 통해 건강을 관리하고 있다고 한 사람이 귓뜸을 해줬다. 신앙인으로써 다른 취미생활을 갖기보다 오히려 탁구에 관심을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또 하나의 이유도 작용한 것.

무엇보다 이들의 탁구 실력은 선수급이었다. 여성들도 결코 남성에게 지지 않을만큼 상당한 실력의 소유자들이었다. 그러나 실력 보다는 이들은 진지한 자세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 모습을 통해 신앙에 있어서도 그리고 자신에 대해서도 철저하고 열정적인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렇게 시작된 탁구는 기자가 막차 시간에 맞춰 차를 타기 위해 떠난 10시 30분까지도 계속 이어졌다. 막차를 타고 서울로 가는 고속버스 안에서 기자는 최선을 다하는 이들의 모습을 떠올리며 도계교회가 오늘날까지 지역사회와 함께 동행하며 지도자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이러한 열정 때문이 아닌지 다시 한 번 되새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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