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논단] "죽더라도 거짓은 말라"

[ 논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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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03월 28일(수) 00:00

주 선 애
장신대 명예교수

"죽더라도 거짓은 말라!" 우리 민족의 스승, 도산 안창호선생의 외침이다. 그는 "만일 대한민국을 건질 뜻이 있으면 네 가죽 속과 내 가죽 속에 있는 거짓을 버리고 참(誠)으로 채우자고 거듭 맹세합시다"고 호소하였다. 도산 선생은 우리나라가 일본 수하에서 벗어나 자유민주 국가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우선 우리 민족 속에 뿌리박혀 있는 거짓을 제거하는 일이 우선이어야 한다고 절규하였다.

실상 나라를 살리는 일이란 그리 먼데 있는 것이 아니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정직하고 성실한 인격"을 이루기만 하면 신뢰 사회가 이뤄지고, 신뢰 사회가 이뤄지면 나라는 새로워질 수 있는 것이다. 정신적으로 단합된 나라, 맑고 밝은 사회가 형성될 수 있을 것이다. 도산 선생은 그래서 "죽더라도 거짓은 말라"고 부르짖은 것이다.

"농담으로라도 거짓을 말아라. 꿈에라도 성실을 잃었거든 통회하라"고 지금도 우리에게 가르치고 있다. 언제나 해결할 수 없는 복잡한 문제가 얽혀 있을 때 서둘러 그것을 외부적 요인으로 해결하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 문제의 기본을 파악하고 그 기초에서부터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부패지수는 세계와 비교해서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의 괴학 기술과 경제가 선진국 수준을 달린다고 해도 우리 국민의 양심은 점점 썩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의 경제가 초고속으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국민의 정서가 지나치게 경쟁으로만 치닫는 가운데 파생된 문제라고 스스로 위로해 보기도 한다. 그러나 인구의 4분의1이 기독교인이고 세계적인 대형 교회가 제일 많고 세계로 파송한 선교사가 세계 제2위를 차지하는 나라가 어떻게 이토록 거짓투성이란 말인가?

이제 '2007년 대부흥'을 기다리는 한국 교회가 가장 화급하게 회개해야 할 것은 '거짓'의 문제다. 우리 선배들은 비록 가난하게 살았지만 올바르고 깨끗한 인격의 소유자를 가장 존경하며 살아 왔다. 스승은 대부분 의롭게 살기 위해 청빈한 삶을 받아들였다. 우리가 보존해온 이런 가치관이 어느새 물량주의, 황금만능주의로 변해버리고 았다.

1907년 길선주목사가 자신이 지은 거짓의 죄를 대중 앞에 폭로하는 데서부터 큰 부흥은 일어났다. 길 목사 자신이 맡았던 다른 사람의 유산 일부를 취했다는 고백이 대중에게 토설될 때 비로소 하늘 문이 열리듯 성령의 빛이 사람들 마음을 비추었고 사람들은 뜨거운 울음 바다를 이루며 회개의 불이 붙기 시작했다고 한다. 어떤 기록에 의하면 당시 장대현교회는 '마치 지옥의 뚜껑을 열어 놓은 것 같았다'고 했다.

잃어버린 정직성을 회복하는 길이 참 부흥의 길이다. 경제보다 성실을 앞세우는 가치관의 회복이 또한 참 부흥의 길이다. 우리 교회부터 '죽더라도 거짓을 말자'고 서로 다짐하고 결단하며 회개하여 이 시대를 거슬러 나간다면 우리 사회는 반드시 회복될 것이다. 목회자로부터 시작하여 교인들이 자신의 거짓을 회개하는 것이 1907년의 부흥을 재생하는 길이요, 맑은 사회로 회복하는 길이다. 다시 말하면 2007년의 부흥의 결과는 교회와 나라가 정직해지는 것이다.

비록 이 시대의 흐름에 따르면 정직한 사람이 바보처럼 보이고 따돌림을 받게 될지라도 교회의 부흥과 사회의 변혁을 위해 마땅히 댓가를 치러야 하는 것이 기독교인의 책임이다. 오늘의 기독교인이 져야하는 희생이요 십자가다. 기꺼히 질 수 있어야 할 것이다. 희생 없이는 부흥도 혁신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회개는 생활을 개선하는 것이다. 기독교인은 세상의 빛이고 소금이라 하신 것은 이 시대에서 거짓 문화를 맑고 밝고 정직한 문화로 바꾸어 가야 한다는 주님의 명령이다.

"죽더라도 거짓은 말라". 평양신학교 여자부에서 가르치던 필자의 스승 김순호선교사의 말이다. 독신으로 일찍이 중국 산동성에 중국인 선교를 위해 전국 여전도회의 파송을 받았던 그의 숭고한 삶과 죽음을 몇 번이고 자랑하고 싶다. 그는 38선을 넘어 자유를 찾자는 제자들의 권면을  한마디로 거절했다. "나는 거짓말을 하면서 38선을 넘을 수 없어 차라리 순교의 길을 택할거야". 그런 단호한 거절로 그는 결국 순교의 길을 비켜가지 않았다. 얼마나 거룩한 삶이며 영광스러운 죽음인가?

서양에는 만우절이라는 날이 있어 우리나라도 반드시 지켜야 하는 날 처럼 여기고 있지만, 우리에게는 1년의 단 하루만이라도 '정직절'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2007년 부흥'은 우리 양심을 맑게 하고, 맑은 사회를 만드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를 바란다. 다시 한 번 하나님께 기도한다. 김순호선교사처럼 살다가 죽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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