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메세나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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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홍철 기자 hcahn@kidokongbo.com
2007년 03월 23일(금) 00:00
기업 또는 개인이 문화예술 활동을 지원하는 문화사업을 '메세나 운동'이라 합니다. 메세나 운동은 고대 로마제국의 아우구스트 황제의 대신이자 정치가요 시인이었던 문화예술 운동가 '마에케나스'(Gaius Cilnius Maecenas)의 이름이 프랑스어로 'Mecenat'(메세나)로 발음하게된 것이 유래가 됐습니다. 그는 시인 호라즈(Horaz) 버질(Vergil) 프로페르즈(Properz) 등 당대 예술가들과 친교를 두텁게 하면서 그들의 예술ㆍ창착 활동을 적극적으로 후원해 예술부국을 이끌어 내었습니다.

국내에서도 1994년 경제 5단체장과 20여 기업인이 '한국기업 메세나 협의회'를 결성, 현재 2백여 개사가 문화예술 활동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현대에 와서 메세나 운동은 문화, 예술 분야에 대한 지원 뿐 아니라 사회적ㆍ인도적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공익사업에 대한 지원 등 기업의 모든 지원 활동을 포함합니다. 이로써 기업 이윤을 사회로 환원하는 사회 공헌의 의미를 가지며, 조건 없는 지원을 통해 문화ㆍ예술의 발전을 도모하여 삶의 질을 한층 높이는 데에 근본적인 의의가 있습니다. 또한 최근의 메세나 활동은 문화 예술의 이미지를 이용하여 브랜드와 기업 및 국가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전략적인 마케팅 활동으로도 발전하고 있습니다.

매년 연초에 문학작품을 공모하여 부활절에 당선 작품들을 지면에 발표하고 당선자에게 창작발전기금을 전달하며 격려하는 본보 기독신춘문예가 올해로 8회를 맞이했습니다. 부활절에 당선작을 발표하는 것은 기독교가 생명의 종교이듯, 기독교 문학 역시 생명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소설ㆍ시ㆍ희곡ㆍ동화 등 각 분야에서 많은 신인기독작가들이 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하여 활동하고 있습니다. 척박한 우리의 기독교 문화 속에 지속적으로 신인들을 발굴하는 본보의 기독신춘문예는 어떤 면에서 메세나운동의 일환으로 볼 수 있습니다. 사실 한국 문학발전에 큰 공헌을 한 신춘문예는 1925년 동아일보에서 처음 시작했으며, 이어 1928년 조선일보, 한국일보, 경향신문, 중앙일보 등 중앙 일간지가 앞다퉈 실시했습니다. 문단의 등용문으로 가장 권위가 있는 이 제도는 현재에도 잡지사와 여러 지방신문에서 채택하는 곳이 점점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이 땅에 기독교가 들어 온지 한세기를 훌쩍 넘겼지만, 기독교 문학은 아직도 불모지입니다. 그나마 소설을 예로 든다면 김동리의 '사반의 십자가', 이청준의 '당신들의 천국', 이문열의 '사람의 아들', 이승우의 '에리직톤의 초상', 정 찬의 '빌라도의 예수'등으로 명맥을 유지할 뿐 믿음의 세계를 아름다운 작품으로 승화시키는 거룩한 작업들은 아직 부진한 상태입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시대의 정신을 믿음의 세계로 만들기를 원하십니다. 성숙한 믿음이 승화된 문학의 역사, 민족의 정신적 토대를 이루고 세계의 영혼을 적실 수 있는 문학의 역사가 본보 기독신춘문예와 이 땅에서 기독교인으로 살아가는 문학인들을 통해서 이루어지기를 기대해 봅니다. 통계상으로 인구의 4분의 1이 기독교인이라는 이 대한민국에 도스토예프스키나 미우라 아야코처럼 위대한 기독교 문학작가들이 많이 배출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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