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목회자 건강주의보 "소식과 숙면으로 건강지키세요"

[ 교계 ] "과식ㆍ과로ㆍ기후변화의 협공을 조심할 것"

정보미 기자 jbm@kidokongbo.com
2007년 02월 28일(수) 00:00
최근 봄철 대심방기간이 시작되며 목회자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주일ㆍ새벽ㆍ수요예배 외에도 강연, 세미나 같은 각종 집회 등의 과중한 업무로 평소 피로가 누적돼 있던 목회자들.

바쁜 일정가운데서도 시간을 쪼개어 성도들 각 가정을 심방해야 하니 피로가 한층 더 쌓일 것으로 전망되는데, 속 사정 모르는 성도들은 목회자를 극진히 대접한다고 상다리가 휘어질 정도로 푸짐한 상을 차려 놓아 목회자들은 과식하기 일쑤다. 때문에 과로로 기능이 떨어진 소화기관이 과식과 더불어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만물이 소생한다는 이 봄철, 목회자들에게는 건강주의보가 내려진 것이다.

실제로 충청도에 있는 한 교회의 A 목사는 시골에 살고 있는 성도 가정에 심방을 갔는데 다과를 먼저 나누고 점심식사를 하게 돼 음식을 남기니 대접한 성도가 "다른 집에 심방가서 식사할 때는 잘 드시더니 우리 집에서는 아예 식사를 안한다"고 서운해 하며 울먹였다고 한다. 그 다음부터 A 목사는 아예 아침식사를 거르고 심방을 간다고 했다.

서울 강북지역에 위치한 한 교회의 B 목사는 교인들에게 '홍시'를 좋아한다고 말했다가 심방하는 가정마다 감을 대접하는 바람에 변비로 고생한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B 목사는 목회자가 어떤 특정한 음식을 좋아한다고 말하면 성도들이 기억해 뒀다가 꼭 대접하기 때문에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목회는 먹회'라는 말이 있다. 잘 먹어야 목회를 잘 한다는 뜻이다. 소량의 식사나 다과와 차(茶)만으로 대접하는 등 예전보다는 '심방 문화'가 한결 간소해졌지만 아직도 위장에 부담을 주는 고단백 음식을 대접하는 성도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의학 전문가들은 목회자들에게 고열량 식품과 과식을 피하고 건강을 해치는 습관이나 스트레스를 주는 바쁜 업무 등을 되도록 지양할 것을 권장했다.

한양대학교병원 함준수교수(소화기내과)는 "성도들이 대접하는 밥상을 먹지 않기는 어렵지만 과식은 조심해야 한다"며 "정성스럽게 만든 음식이라도 많이 먹을 경우 과민반응이 나타날 수 있고 겨울철에도 음식이 상하기 때문에 잘못하면 탈이 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함 교수는 "끊인 음식을 먹고 튀긴 음식을 삼가는 것이 좋다"며 카페인이 함유된 커피나 음료, 기름진 음식, 초컬릿 등의 디저트는 가끔식 위장장애를 일으키니 피하라고 조언했다.

또한 함 교수는 "목회자 뿐 아니라 직업상 여러가지 일이 한꺼번에 겹치는 일을 할 경우에는 피로를 이겨낼 수 있도록 기본체력을 유지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며 "과로만으로 병이 오진 않지만 스트레스에 음식이 과부화되면 위염 등의 위장병이 생길 수 있으니 운동과 더불어 낮잠을 30분 정도 취하고 스트레스를 덜 받도록 체력 관리를 지혜롭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한방에서도 아무 계획없이 주는대로 음식을 먹으면 위에 부담이 되서 오히려 독이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말한다. 차봉오장로(차봉오한의원ㆍ본보 전 사장)는 "식사를 균형있게 해야 하는데 성도들 눈치보느라 억지로 과식하는 것은 아주 좋지 않은 습관"이라며 "목회자들은 대심방 기간 동안 식사시간을 일정하게 정하고 대접하는 성도들도 미리 식단을 고루 편성해 목회자 건강에 함께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 장로는 "피로가 축적되는 환절기인 만큼 맥문동, 인삼, 오미자, 감초(물 2ℓ기준 2:1:1:1 비율)를 차로 끓여 장기간 복용하면 피로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또한 "무엇보다도 제일 중요한 것은 숙면을 취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항상 긴장상태라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목회자들은 잠을 푹 자고 운동을 적절히 해야 사순절기를 잘 마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더불어 환절기인 3월 초에는 황사와 꽃샘추위라는 환경적 요인도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상동서울가정의학과의원 윤현국 원장은 "3월과 5월 사이에는 내과ㆍ소아과ㆍ이비인후과 등의 감기과 환자가 증가한다"며 "외부로 다닐 때는 마스크를 사용하고 자주 수분을 섭취해 구강 점막이 마르지 않도록 주의하는 한편, 목사라는 직업 특성상 많은 사람을 만나기 때문에 자주 손을 닦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윤 원장은 "월요일과 같이 쉬는 날에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게 중요하나 낮잠을 장시간 취할 경우 리듬이 깨져 다음날 활동이 힘들게 느껴질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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