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학법 재개정 노력에 불씨 살린 '삭발'

[ 교계 ] 2개월 만에 3백 명 동참, 외국인 선교사 여성 삭발자도 이어져

김보현 기자 bhkim@kidokongbo.com
2007년 02월 27일(화) 00:00

지난해 12월 12일 '한국교회연합을위한교단장협의회'가 개정사학법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성명서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본 교단 이광선 총회장이 현직 교단장으로는 처음으로 삭발한 데 이어 12월 21일 기자회견 석상에서 대규모 삭발이 이뤄졌고 지난 2월 22일 개정사학법 재개정을 촉구하는 대규모 연합기도회 자리에서 여성들까지 동참하는 대규모 삭발이 단행됨에 따라 이번 문제로 인한 한국교회 지도자들의 삭발 참여 인원은 3백 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삭발과 함께 결연한 의지로 사그러져 들어가던 개정 사학법 재개정 운동에 불씨를 당긴 이광선 총회장은 이후 강력한 지도력을 발휘하며 진보와 보수로 나뉘어졌던 한국교회의 상반된 입장을 묶어내는가 하면, 예장 합동측 총회와 긴밀한 교류와 협력 관계를 복원하는 동시에 한국교회 주요 교단들이 동참하고 있는 교단장협의회를 중심으로 한국교회가 한 목소리로 일치 단결하여 문제 해결에 매진하는 데 견인차 역할을 감당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총회장의 삭발과 교단 지도자들의 삭발이 이어지면서 일반 여론이 사태의 심각성을 주목하기 시작했으며, 정치권에서도 긴장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기도 했으나, 삭발을 둘러싸고 정작 총회 주변에서는 교회 지도자들의 과거 민주화 운동과 시국 문제 등에 대한 대처 등을 거론하며 갈등의 기미가 노출되기도 했다.

이러한 논란의 요소는 이광선 총회장이 지역별 기도회를 주도적으로 이끌며 성경에 나타나 삭발의 의미와 현 상황에서 교회 지도자로서 삭발에 담긴 조롱과 수치, 결단과 자기 희생의 메시지를 강조하면서 동참의 대열이 꾸준히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총회 산하 기관 관계자들은 물론 실무 부서 책임자인 총무단에서 삭발이 이뤄지고, 지역 교회에서는 영락과 새문안 신일 연동 목민교회 등에서 부교역자들이 함께 삭발에 동참했으며, 브라질 출신의 외국인 선교사인 브루노목사도 한국 방문 중 사학법 재개정 투쟁 소식을 듣고 출국에 앞서 삭발에 동참했다.

개정 사학법 재개정과 관련해 한국교회 목회자들이 대거 삭발에 동참하는 가운데 지난 22일 열린 연합기도회에서는 총회 임원 중 홍일점인 김희원장로를 비롯해 김화자목사는 등 여자 목사와 일반 여성도들의 삭발이 적지 않게 이어져 두 달여의 재개정 투쟁 일정 가운데 오히려 한국교회의 반대의 의지가 더욱 강해져 가고 있음을 반증해 주었다.

또한 사학수호운동본부 초대 본부장을 역임했던 김성영목사는 급거 귀국, 삭발과 함께 과거의 경험을 살려 적극적인 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지난 26일에는 본 교단 명성교회에 출석 중인 김충환의원을 비롯해 한나라당 소속 국회의원 3인이 국회에서 삭발을 통해 한국교회의 염원에 적극적인 지지 입장과 함께 삭발 대열에 동참했다.

현재까지 대규모 삭발은 총회 본부가 위치한 백주년기념관에서 가졌던 지난해 12월 21일 기자회견 직후 총회 관계자들을 중심으로 한 삭발과 영락교회 포항장성교회에서의 기도회 중 삭발이 일어난 바 있다.

삭발한 교회 지도자와 성도들의 머리가 채 돋아나기도 전에 삭발에 대한 평가하는 것은 어쩌면 아직 성급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모처럼 진보와 보수, 범교단적으로 하나되어 거의 최초로 추진되고 있는 개정사학법 재개정 문제와 관련해 현 한국교회 지도자들의 삭발 참여와 불참 문제에 대한 구설이 향후 지도력 판도에도 영향을 미칠지 여부는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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