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변화의 기회로, 한국교회 달라졌다

[ 교계 ] 교단장협, 사학법 재개정 교계 한 목소리 이끌어내는 성과
1907년 대부흥운동 기념집회 통합에도 기여, 새로운 지도력 부상

김보현 기자 bhkim@kidokongbo.com
2007년 02월 27일(화) 00:00

2007년 2월 22일 매우 숨가쁘게 돌아간 이날 하루는 한국교회 역사에 있어서 매우 의미 있는 하루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교파주의와 분열의 역사 위에 보수와 진보의 지리한 대립과 갈등을 거듭해 온 한국교회는 해방 이후 정치 사회적 현안은 물론이고 교회내 문제에서조차 한 목소리를 내기 힘들었으나 1907년 한국교회 대부흥의 역사 백주년을 맞이하며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미 지난 1월 제주에서 열린 '한국교회연합을 위한 교단장협의회'(상임회장:장자천 이광선 신경하 이정익 장희열) 모임에서는 1907년 백주년을 맞아 기념 사업을 전개하면서 한국교회의 고질적 병폐로 지적 받아 온 중복과 경쟁 양상이 재연되고 있음을 지적하고 온 교회가 하나 되어 한 번의 기념대회를 개최하기로 원칙을 마련한 바 있다.

이어 지난 2월 22일 역시 교단장협의회 주관으로 열린 '개정사학법 재개정을 위한 연합기도회'에서도 지난 15개월 동안 끌어 온 이 문제에 대해 한국의 주요 교단들이 한 목소리로 재개정을 촉구하는 선언문을 발표하고 한 뜻으로 뜨겁게 기도하는 자리를 가졌다. 특히 이 자리에서는 보수적 성향의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이용규)와 진보적 입장에서 한국교회의 입장을 대변해 온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회장:전광표) 대표들이 참석, 격려사를 통해 '개정사립학교법' 문제와 관련한 과거의 입장 차이를 극복하고 재개정 원칙에 대해 적극적인 지지 입장을 공식 천명함으로써 한국교회가 이미 새로운 역사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주기도 했다.

특히 이날 기도회에 앞서 한국교회 지도자들은 국회를 공식 방문, 현안과 관계된 한국교회의 우려와 함께 재개정을 바라는 분명한 입장을 전달하고 국회의장과 여야 지도부를 만난 자리에서 함께 손을 모으고 국가와 사회가 하나님의 뜻 안에서 올바로 운영되어질 수 있도록 간절하게 기도했다. 현재 국회 내에는 기독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정기 기도모임과 예배가 열리고는 있으나 이날 한국교회 대표들이 국회를 방문해 입법부 관계자들과 함께 연쇄 만남과 함께 기도의 자리를 가진 것은 60년 전인 1947년 기도로 공식 개회된 바 있는 제헌국회 이후 한국교회와 의회 간의 역사적 만남의 사건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이러한 일련의 변화 움직임과 관련해 교회협과 한기총 등 양 기구의 연합을 위한 대화 모임으로 출범한 교단장협의회가 보다 적극적인 행보로 한국교회의 현안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모임에서 두 개의 새로운 회원 교단을 영입, 총 24개 교단의 협의체로 위상을 강화한 교단장협의회는 정회원의 범위를 현직 교단장에서 부총회장 등 교단장직을 승계할 지도력까지 포함하게 됨에 따라 그동안 활동에 취약점으로 지적됐던 업무의 연속성을 강화한 바 있다.

교단장협의회의 위상 변화 움직임과 관련해 일각에서는 교회협과 한기총이 한국교회의 절반의 입장만을 대변해 온 현실에서 한국교회 주요 교단들이 망라, 전체를 아우르는 지도력의 필요한 요구되었기 때문이라는 입장과 함께 동 협의회가 출범할 당시부터 지적되어 온 제3의 기구로 실제적인 위상과 역할을 찾아가는 수순이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 12월 12일 교단장들이 중심이 되어 개정 사학법 재개정에 대한 성명서를 발표하고 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서 일차적으로는 보수와 진보를 대변해 온 양 기구 내에서 입장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고, 실제적으로 한국교회 전체를 대변한다 할 수 있는 주요 교단장들이 한 목소리로 양 기구를 견인해 입장 변화 내지는 접근이 이뤄짐에 따라 한국교회를 주목해 온 정치권에도 변화의 움직임이 일게 됐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개정사학법 재개정을 위한 한국교회의 요구가 오는 3월 6일 폐회될 이번 임시국회에서 어떤 결론을 도출하게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성급하게 낙관할 수는 없어도, 그간 교회 지도자들과 여야 지도부 간에 다각적인 만남을 통해 일정 부분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미 1907년 백주년기념대회와 관련해 중요한 전기를 마련한 한국교회가 개정 사학법 재개정 문제에서도 일정 부분 결실을 거두게 되면 이는 단지 현안의 해소와 성취라는 단기적 효과뿐 아니라 향후 한국교회가 대내적인 결속과 지도력의 재편, 나아가 대외적교회 위상 제고라는 변화의 초석도 마련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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