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위원칼럼] 변화해야 교회가 산다

[ 논설위원 칼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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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02월 06일(화) 00:00

박 재 용
목사ㆍ웅포교회

사람과 세상의 희망은 좋은 쪽으로의 변화에 있다. 변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에 우리는 힘 있게 전진할 수 있고, 변화될 수 있다는 희망 때문에 우리는 오래 참으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사람과 컴퓨터가 다른 것은, 사람은 스스로 변할 수 있는 능력을 하나님으로부터 부여받고 태어나지만, 6개월 만에 한 번씩 새로운 모델이 나오는 컴퓨터는 스스로 변화할 수 없다는 것이 사람과 다른 점이다.

어릴 때 필자의 집에서는 20여 년 동안 누에를 키웠었다. 알에서 깨어난 누에는 날마다 변화한다. 1령기에서 4령기까지인 누에는 끊임없이 먹고 잠자기를 거듭한 후에 28일이 되면 모든 임무를 마치고 단단한 누에고치를 생산해 놓는다. 그리고 자기는 누에고치 안에서 번데기가 되어 몇 날을 기다린다. 번데기는 휴면 상태로 그냥 기다리는 것 같지만 사실은 또 다른 세상을 꿈꾸면서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다. 몇 날이 지나면 그 번데기는 어엿한 나방이 되어 자기가 애써 만들어 놓은 누에고치를, 자기 입에서 물질을 내어 구멍을 뚫고 밖의 세상에 나와서 다시 더 많은 알을 생산하고 세상을 떠난다. 끝없는 변화로 더 많은 누에의 희망을 생산한 후에 일생을 마치는 것이다.

개혁 교회의 특징도 그 자리에 머물지 않고 끊임없이 하나님의 말씀에 비추어 변화하는 것이다. 우리의 신앙의 자세를 올바르게 다시 잡고 날마다 하나님의 말씀이 명령하는 좋은 쪽으로, 즉 하나님의 말씀에 근거해서 말씀이 지시하는 쪽으로 변화해 간다는 것이다. 교회의 전통이 매우 중요하지만 하나님의 말씀이 교회의 전통보다 더 우위에 있어서 하나님의 말씀이 나를 지도하고, 나를 간섭하고, 나를 인도하도록 하나님의 말씀에 나를 맡기는 자세가 매우 중요한 것이다. 나의 감정이나 체험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으로 나의 감정과 나의 체험과 나의 삶을 평가하고 가늠해 가며 수정 보완해 가는 것이 개혁 교회의 특징인 것이다.

오늘날 한국 교회 직분자들에게 영적인 질병이 있다면 그것은 옛것만 고수하고 옛날 그 모습 그대로 고집하면서 새롭고 아름다운 것으로의 변화를 거부하는 경향이다. 이같은 삶에는 새로운 도전이 있을 수 없고 새로움을 향한 꿈틀거림은 생각할 수도 없다.

필자는 지난해 1년 동안 충북노회 국내선교부의 요청으로 농촌 교회 컨설팅을 했다. 강력한 변화를 추구하는 노회 임원들과 함께 교회를 돌아보면서 느낀 것은 변화하려고 꿈틀거리는 교회는 주변의 조건과 환경에 관계없이 성장한다는 것이었다. 변화하지 않으면 도태되고,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는 것은 역사의 증언이다.

우리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과감한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 흐르지 않고 머물러 있는 물은 썩어 냄새가 나고 물고기는 살 수 없어 죽을 수밖에 없다. 요즈음 항존직들과 남성들이 주일 점심식사 시간이 되면 주방에 들어가서 앞치마를 두르고 식사 도우미로 설거지를 하는 교회들이 늘어난다고 한다. 아름다운 변화다. 필자의 교회에서도 남자 교인들이 식사 배식을 하고 식사 후에 설거지를 한다. 어른이 아이를, 높은 자가 낮은 자를, 먼저 된 자가 나중 된 자를, 있는 자가 없는 자를, 건강한 자가 병든 자를, 배운 자가 못 배운 자를 섬기는 것이다.

시대를 이끌어가는 한국 교회여! 이제 자리에 연연하지 말고 변화하자. 옛 옷은 과감하게 벗어 던지고, 새로운 생각의 옷을 입고, 희생하는 것을 즐거워하며 과감하게 섬김의 자리로 들어가자. 무릎 꿇고 섬기는 섬김의 모습으로 변화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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