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연탄값 인상에 '울상'짓는 빈민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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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미 기자 jbm@kidokongbo.com
2006년 12월 12일(화) 00:00
"연탄가격 인상과 관련해 정부 방침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신중하게 검토하도록 하겠습니다." 지난달 27일 공중파 라디오의 한 프로그램에 출연한 산업자원부 제2차관의 말이다.

정부가 이달 중으로 연탄가격을 인상하겠다고 밝히자 세밑이 다가오면서 연탄값 인상에 대해 불안해하는 서민들이 많아졌다. 현재 연탄의 소비자가격은 장당 3백원 선. 생산원가는 6백96원이나 이 중 3백96원의 차액을 정부가 부담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1백 퍼센트가 오른단다. 한 장 당 7백원이 되는 셈이다. 연탄은행전국협의회 회장 허기복목사는 "그렇게 된다면 배달료를 포함한 산동네, 고지대의 연탄값은 한 장 당 1천원이 될 것"이라고 누누히 지적한 바 있다.

최근 중계본동 서울연탄은행을 통해 연탄 2백장을 지원받은 공정순(83) 할머니 댁을 찾았다. 홀로 지내는 공 할머니 집의 방 문을 여니 연탄 특유의 매캐한 가스냄새가 코를 찔렀다. 바닥은 발이 시리도록 찼다. 두터운 옷가지들을 껴입은 할머니는 3평 남짓한 방 한가운데 앉아 연탄난로를 틀고 그 열을 쬐고 있었다. 할머니는 무료로 연탄을 지원해 주는 연탄은행이 하늘 땅 만큼 좋다고 했다.

연탄값 인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그럼 이제 연탄 못줘? 내가 무릎이 아파서 밖엘 못나가니 보태줄 돈은 없지만.. 이담에 아들이 돈 많이 벌어오면 그때 꼭 보탤게." 시름에 잠긴 할머니 얼굴에서 연탄값이 오른 뒤의 이 나라 빈민층 얼굴을 보았다.

"삶이란 나 아닌 그 누구에게 기꺼이 연탄 한 장이 되는 것"이란 어느 시인의 시구절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정부는 '무연탄 수급 불균형'이란 이유로 무작정 연탄값을 인상하기 보다는 좀더 내실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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