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 남기고 간 5천만원 "후학 양성에 써주십시오"

[ 교계 ] 김수진목사, 영일교회에 장학금 전달

정보미 기자 jbm@kidokongbo.com
2006년 12월 05일(화) 00:00
   
지난 92년도, 고 김나미 권사 생존 당시 갈릴리 바다를 여행하며 찍은 사진.
지난 11월 26일, 영일교회(최진수목사 시무) 2부 예배에서는 특별한 전달식이 열렸다.

교회사학자 김수진목사(한국교회역사연구원장)가 부인 故 김나미권사(영일교회)가 남기고 간 유산 5천여만 원을 선뜻 영일교회 장학기금으로 기탁한 것.

본래 장학회가 없던 영일교회는 이번에 기탁된 장학금을 발판삼아 교회 내에 장학위원회를 세워 후진양성에 주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난 8월에 부인을 여읜 김 목사는 유품을 정리하다가 4천만원과 1천여만 원이 저금돼 있는 통장 2개를 발견했다. 그 후 부인이 남기고 간 5천여만 원의 돈을 어떻게 쓰는 것이 좋을지 자녀들과 수차례 가족회의를 거친 결과 장학금으로 쓰기로 결정했다고.

"제가 1973년부터 2년간 미국남장로교회(현 미국연합장로교회) 지원으로 일본 동지사대학에서 수학한 적이 있어요. 그때 입었던 은혜를 갚을 길은 이 돈을 장학금으로 기부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죠. 그래서 평소 아내가 출석했던 영일교회에 기탁하게 됐어요. 아내가 어떤 이유로 저축을 해왔는지는 몰라도 우리의 결정에 분명 하늘에서 기뻐하고 있을 겁니다."

한양대학교에 시신을 기증한 故 김 권사는 하루도 빼놓지 않고 필사해 왔을 정도로 성경읽기에 열심이었으며, 영일교회에서 구역장 등의 봉사와 지체장애인같은 어렵고 소외받는 이들을 돌보는 일에 앞장서 왔다.

또 대학교 재학시절엔 YWCA, IVF 등의 학교 내 기독교 동아리 회장을 역임하며 기독교 사상이 캠퍼스 내에 뿌리 내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전달식에서 담임 최 목사는 "김 권사는 모든 성도들의 믿음의 본이 됐다"면서 "이번 계기를 통해 우리들도 더욱 새로운 각오와 결심을 다지며 김 권사처럼 예수님의 지상명령을 감당해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성도들에게 도전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김수진목사는 "교인들에게 기부문화의 상징적인 의미를 전달하고자 일부러 5천만원을 현찰로 전달했다"며 "한국교회도 이처럼 가진 것을 사회에 환원하는 전통을 세워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내게 남은 재산인 아파트 한 채도 나중에 사회에 환원할 예정입니다. 한국교회가 인색함 없이 피선교지에 있는 나라들의 인재양성에도 앞장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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