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훈련과 연단으로 맞는 임직식

[ 논설위원 칼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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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0월 11일(수) 00:00

손 신 철/ 인천제일교회 목사

'회개와 갱신, 새로운 부흥을 꿈꾼다'는 소망을 새롭게 일깨워주었던 제91회 교단 총회가 은혜롭게 폐막되었다. 금주 중에는 그 후광을 배경으로 전국 62개 노회가 대부분 개최될 것이다. 노회마다 총회에서 결의된 내용과 꿈의 다짐들을 재인식하며 한국 교회의 부흥과 발전을 위하여 각자의 사명을 다지게 될 것이다.

이 일련의 과정들이야말로 우리 교단의 자랑이며 기쁨이 아닐 수 없다. 총회가 우리 교단의 장엄한 축제라면 노회는 지역 교회의 화합과 일치를 가져다주는 신명나는 축제의 한 마당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축제의 마당인 노회에서 새로운 목사를 안수하는 성스러운 예식이 행해질 것이다.

노회의 꽃은 누가 뭐래도 목사 임직식이다. 목사 임직은 예언자요 선지자며 제사장으로서의 직무를 부여받는 거룩한 예식이다. 또 한 인간이 남은 생애를 오로지 교회를 위해 헌신할 것을 서약하는 엄숙한 예식이다. 당사자는 물론 온 가족과 청빙하는 교회의 영광이기도하다.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일을 행하실 때에 사람을 통해서 일하시는 분이시다. 결국 하나님의 일도 사람이 관건인 것이며 그 사람을 세우는 예식이니 어찌 대단한 일이 아니겠는가? 교단 총회가 우리 교회의 미래를 향한 힘의 결집체라면, 노회는 흩어진 힘을 모으는 통로라고 할 수 있다.

또 흩어져 있는 힘의 실체는 각 지역교회요, 그 지역 교회 힘의 발원지는 다름 아닌 교회의 목사이다. 목사가 예수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를 바르게 가꾸어 나갈 때에 비로소 교회는 교회다워지며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목사 한 사람, 한 사람이 중요한 것이다.

시인 서정주는 '한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보다'라고 노래했는데, 한 사람의 목사로 세움 받기까지 소쩍새 울음보다 더 진한 영적 훈련과 연단이 있었음을 고백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실로 목사는 자타가 공인하는 성직자임에 틀림없다. 오늘날 교회 밖의 사람들은 목사와 교회가 기독교의 전부인 것으로 보려는 경향이 있다. 교회 밖의 사람들 뿐 아니라 그리스도인들까지도 목사에게서 예수 그리스도를 보기 원한다. 이처럼 무거운 사명을 띠고 있는 것이 목사이다. 그런데도 이 목사의 사명을 감당하겠다고 자원하는 지원자들로 신학교마다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으니 참으로 기이하고도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금번 가을 노회 석상에서도 이 좁은 문을 통과한 지원자들이 정해진 훈련의 기간을 마치고 명실공이 목사로 임직을 받게 될 것이다. 우리 교회의 기쁨이요 자랑이 아닐 수 없다.

다만 이 귀한 일을 맞이함에 추호의 아쉬움이 없도록 교단과 교회와 당사자들의 자세를 강조하고 싶은 것이다. 우리 교단은 이미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신학교를 운영하면서 양질의 교육을 하고 있지만, 그것에 만족하기보다 이 시대의 교회를 이끌어갈 목사를 배출하기 위하여 신학 교육의 외적, 내적 측면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또 노회는 노회대로 목사 임직의 직접적인 책임을 맡은 기관답게 관리 감독은 물론 노회가 안수한 목사의  목회를 지원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목사를 청빙하는 각 지역 교회는 목사로 임직받는 순간 교회와 결혼한 것임을 깨닫고 신뢰와 사랑으로 교회공동체를 이루어가려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당사자인 목사임은 두말 할 것도 없다. 목사는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버리는 순간 시험에 들 수 있음을 알고, 하나님 앞에 선 자신의 모습을 늘 확인할 수 있는 자기만의 영적 훈련을 해야 할 것이다. 목사의 정체성은, 하나님께서 불러 주셨다는 확실한 소명과 주님의 교회를 맡았다는 청지기 의식과 인간적인 성실함을 잃지 않을 때 확립되는 것이다.

필자는 한국 교회의 중간 세대에 위치한 목사로서, 감격과 감사로 충성을 다짐하는 새 임직자들이 이 당연하지만 쉽지 않은 목사의 정체성에 확고히 서서 제발 한국 교회의 저변을 든든히 받쳐주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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