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제2의 고향이에요"

[ 교계 ] 'GV'팀 리더 매킨타이어 씨

정보미 기자 jbm@kidokongbo.com
2006년 10월 10일(화) 00:00
   
리차드 매킨타이어 씨.
【태백= 정보미】 "한국은 나에게 제2의 고향이예요"

이번이 4번째 한국행인 리차드 매킨타이어 씨. 지난 17일부터 한국해비타트(이사장:정근모)에서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마련한 'GV(Global Village)' 프로그램에 팀의 리더로 참여하고 있다.

눈앞에 웅장한 태백산맥이 펼쳐져 있는 태백시 동점동 건축현장에서 무주택자들을 위해 집을 짓고 있는 그는 처음 한국을 방문했을 때도 봉사가 목적이었다.

길가에는 초가집이 줄지어 있고 포장도로가 하나밖에 없었던 1967년도 전라북도 고창군 성내면에 매킨타이어 씨는 케네디 대통령 집권 당시 평화봉사단원 자격으로 한국을 찾았다.

"한국을 찾았을 때는 스물셋의 젊은 청년이었어요. 세상을 바꾸는 것을 이상향으로 삼았던 미국의 많은 젊은이들은 다른 나라에 가서 그 나라 사람들을 돕는 것에 매우 관심이 많았어요. 저 역시 이때를 기회라고 생각하고 선뜻 한국으로 오게 되었지요."

   
태백해비타트에서 건축 자원봉사 활동을 펼친 제1회 'GV(Global Village)'팀.
그렇게 한국과의 인연이 시작됐다.

미국의 뉴멕시코에서 1백여 명의 단원들과 3개월간 훈련과정을 마치고 한국에 와서 고아들을 돌보고 결핵 검사를 실시했다. 또한 산모들에게 건강관리법을 교육하고 서울 연세어학당에서 1년간 영어를 가르친 뒤 총 2년간의 봉사활동을 마치고 고국으로 돌아갔다. 그때 가르쳤던 한 한국인 여학생은 그의 부인이 되었다.

"60년대 한국 사람들은 길을 걸을 때나 일을 할 때나 항상 흥겹게 노래를 불렀어요. 한국 사람들은 매우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구나 생각했어요."

그는 가난과 굶주림 속에서도 웃음과 여유를 잃지 않고 노래 가락 속에 푸근한 인정을 담았던 한국인들의 모습이 신기했다고 했다.

"한국을 생각하면 마음이 편안해져요. 그때 봉사했던 마을과 사람들을 다시 만나고 싶어 그 후에도 한국을 찾게 됐어요." 아들을 사고로 잃고 입양하게 된 한국인 딸도 그가 한국을 사랑하게 된 이유 중 하나다.

두 번째 한국 방문은 부인의 친정을 다녀가기 위해, 세 번째는 지난 2001년 한국에서 개최된 해비타트 대규모 자원봉사 프로그램 'JCWP(지미 카터 워크 프로젝트)'에 참가하기 위해서였다. 40년 전 평화봉사단에서 같이 교육받았던 친구들 8명과 함께 참가했다는 그는 "한국어도 할 수 있고, 다른 사람들에게 뭔가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란 생각에 다시 오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현재 참가하고 있는 'GV'에서는 미국, 영국, 크로아티아 등지에서 온 12명의 팀원들에게 한국 문화 홍보사절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는 "내 고향을 찾은 손님들에게 내 나라의 음식과 문화를 소개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기독교인인 매킨타이어 씨는 미국의 한 복지단체 'Human service' 이사로 재직하며 시민들의 더 나은 복지를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그는 "다른 사람을 도우면 내가 더 복을 받는다는 것을 알게 된 것도 기독교의 가르침 덕분" 이라고 했다.

"내년이면 초등학교 선생님인 아내가 정년이 되는 해예요. 확정된 건 아니지만 부인이 한국에서 남은여생을 보내고 싶다면 그렇게 할 생각입니다. 젊은 시절, 마음에 품고 떠나야 했던 내 고향으로 다시 돌아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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