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회 나눔의집 나눔사역 20년

[ 교계 ] 어려운 이웃들의 '쉼터' 자청

정보미 기자 jbm@kidokongbo.com
2006년 09월 26일(화) 00:00
   
지난 10일과 12일 성공회대와 서울주교좌성당에서 열린 20주년 기념식.
"할아버지 할머니 여기보세요. 자, 찍겠습니다. 김~치"

성공회 '나눔의집' 행사때마다 사진촬영 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는 성유숙 씨(41). 매월 발행되는 성공회 나눔의 집 회지의 표지사진부터 각종 행사의 활동사진까지 사진에 관해선 그녀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없다. 프리랜서 사진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그녀는 나눔의 집에서 11년째 무료로 봉사하고 있다.

의료보험 혜택이 어려운 외국인노동자를 위해 한달에 한번 포천ㆍ용산 나눔의 집을 방문하며 무료로 진료봉사를 하고 있는 이웃사랑내과병원 은진호원장. 서울역 '자유의집' 노숙자들에게도 진료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은 원장 또한 '나눔의집'에 사랑의 등불을 밝히는 후원자이다.

올해로 20돌을 맞은 대한성공회 '나눔의집'은 이렇게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도움의 손길을 전하는 자원봉사자들에 의해 운영돼 왔다. 소외된 이웃을 돌보기 위해 지난 1986년 9월 상계동 판자촌에서 시작된 성공회 '나눔의집'. 건립 초기 당시부터 20년간 나눔의 집과 함께하고 있는 김홍일 신부는 "나눔의 집은 80년대 중반, '시대와 상황은 교회를 향해 무엇을 요청하고 있는가' 라는 물음에 대한 반성으로 부터 출발했다"며, "20년이 지난 지금도 그 질문과 도전에 교회공동체들과 함께 응답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기도와 삶을 통해 지역과 사회 속에 있는 다양한 희망공동체들의 산파가 되길 꿈꾼다"는 김 신부는 "청년이 된 나눔의 집이 앞으로 걸어 갈 길을 위해 함께 기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대한성공회 서울교구(교구장:박경조)는 지난 10일 성공회대학교 성미가엘성당에서 '나눔의집' 20주년 기념 감사성찬례를 갖고 앞으로도 가난한 이웃의 친구가 될 것을 다짐했다. '나눔의집' 사목단의 공동집전으로 거행된 감사성찬례에는 서울 노원, 성북, 봉천동, 용산 및 경기 수원, 포천에 위치한 '나눔의집' 식구들과 자원봉사자들이 모여 함께 예배를 드리고 떡을 나누며 서로를 격려했다.

박경조 주교는 설교에서 "하나님께서는 '나눔의집'의 실천적인 삶을 통해 예수님의 발자취를 따르게 해주셨다"며 "우리의 실천을 통해 부활하신 주님은 우리와 함께 하신다"고 말했다. 또한 "'나눔의집'을 통해서 하나님의 뜻과 사랑 정의가 실현되는 것이 바로 우리가 바라봐야할 미래"라며 "헌신으로 수고한 실무진, 회원들께 감사드리며 다시한번 힘을 모아 미래를 향해 함께 걸어나가자"고 선포했다.

노원 '나눔의집'에서 방과후에 공부하고 있는 청소년으로 설교 전 말씀을 봉독한 이창영군은 "'나눔의집'은 나에게 편안한 쉼터같은 존재"라며 "20주년이 아닌 1백년이고 계속 지속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12일에는 서울주교좌성당 프란시스홀에서 김근상신부(구리시장애인종합복지관장), 이형용 상임이사(미래사회와종교성연구원), 신명호 부소장(도시연구소), 임경수 대표(주식회사 이정)가 참여한 가운데 '나눔의집'의 영성ㆍ대안성ㆍ지역성ㆍ공동체성에 대한 선교과제를 되돌아 보고 진단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한 이날 오후에는 그동안의 경과를 보고하고 도움을 베푼 이들에게 감사패를 증정하는 20주년 기념식을 진행했고, 16일에는 서울 노원문화예술회관에서 페스티벌을 개최해 축하공연 등으로 '나눔의집' 20주년의 모든 기념행사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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