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와 화합위한 힘찬 발걸음 내디딜 것"

[ 교단 ] 이광선총회장 취임 대담-나눔과 사랑, 화해와 용서의 비전 제시

안홍철 기자 hcahn@kidokongbo.com
2006년 09월 20일(수) 00:00
총회장 이광선 목사 취임 대담
대담 : 편집국장 안홍철 목사
일시 : 2006년 9월 18일
장소 : 총회장실
사진 : 장창일 기자


   
이광선 총회장은 희년정신을 살려 화해와 용서를 실천하는 한 해가 되게 하겠다고 말했다.
안홍철 국장: 제91회 총회장으로 취임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와 한국교회를 이끌어 갈 어른으로서 책임이 막중하시리라 생각됩니다. 우선 소감부터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광선 총회장: 먼저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부족한 사람이 한국교회의 장자교회인 우리 교단을 섬길 수 있는 기회를 주신 것을 감사드립니다. 또 우리 모든 총대들에게도 저를 믿고 세워주신 것을 감사드립니다. 지금은 국가적인 정체성의 위기와 교회 성장의 침체기 그리고 1907년 부흥운동의 1백주년을 맞은 중요한 때에 교단장으로 책임을 수행하게 되어 마음이 무겁습니다. 막중한 책임을 잘 기도하며 잘 감당해야 하겠다는 생각입니다.

안국장: 2007년은 한국 교회가 대각성 운동을 통해 민족의 희망을 제시하고, 대부흥을 경험한 지 1백 년을 맞는 해이고, 오는 2012년에는 교단 창립 1백 주년을 맞게 됩니다. 1907년 대부흥운동 1백 주년을 맞이하는 해의 총회장이라는 점에서 어깨가 무거우실 줄 압니다. 그만큼 총회적으로나 한국교회 차원에서 풀어나가야 할 과제가 많을 것 같습니다. 총회 앞에 놓여진 과제를 진단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총회장: 지금은 국가의 정체성의 위기 시대입니다. 그러나 국가보다 교회가 더 어려움에 처해 있다고 봅니다. 교회의 성장이 주춤하고, 이미지가 실추되고, 사학법 문제나 성직자의 세금 문제 등 사회로부터 교회에 대한 압박도 계속됩니다. 지금이야말로 가장 교회가 교회다워져야 할 시기라고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교회가 먼저 하나 되고 힘을 모으기 위하여 개인과 교회의 회개와, 상호 간의 화해와 용서가 필요하리라고 봅니다. 교회의 일치된 힘이 도박과 성적 타락과 부정부패로 얼룩진 사회를 선도하고, 국가가 바른 길을 갈 수 있도록 이끌 수 있을 것입니다. 복음적 회개와 부흥운동, 사회악에 대한 도덕운동, 국가 정체성에 대한 확실한 인식이 우리 총회에 주어진 과제일 것입니다.

   
본보 편집국장 안홍철 목사와 취임 대담을 하고 있는 총회장 이광선 목사.
안국장: 금 회기 총회 주제는 '교회여 진리의 빛으로 다시 서라 - 민족을 깨우는 우리교회'입니다. 한국교회는 나라가 어렵고 암울했을 때 진리의 횃불이 되고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해 왔습니다. 근래에 와서 한국교회의 위상 특히 개신교가 사회로부터 지탄받거나 외면당하는 입장으로 전락해 버린 느낌입니다. 진정 교회가 이 시대 진리의 빛이 되기 위해 힘써야 할 일들은 무엇이겠습니까.

이총회장: 교회는 사회의 빛이 되어야 하고, 소금이 되어야 합니다. 교회가 사회로부터 지탄을 받는 것은 사회적 공감이나 기대감을 얻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교회의 사회적 기관이므로 교회가 사회에 유익을 주는 기관이 되어야 합니다. 개혁주의의 명제 가운데 하나가 "교회가 사회를 위하여 무엇을 할 것인가?"하는 물음입니다. 이 물음은 끊임없는 교회의 사명이어야 합니다. 사회가 필요한 그 곳에 교회가 있어야 합니다. 실제로 사회복지나 통일문제에 가장 많이 봉사하면서도 사회의 지탄의 대상이 되는 것은 개신교의 이미지 문제라고 봅니다. 교회가 자정능력을 가지고 성경적 교회로 서게 될 때에 문제는 해결될 것입니다.

안국장: 지난 한 해 동안 부총회장으로서 총회의 현황과 업무 내용을 살펴보시면서 새로운 회기 총회의 방향에 대한 구상을 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새로운 임기를 출발하는 임원들, 그리고 교회와 총회를 섬기는 사역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면 들려주십시오.

이총회장:한 해 동안 부총회장으로 섬기면서 우리 총회가 훌륭한 총회라고 새삼 깨달았습니다. 또 총회가 전국 교회를 위하여 중요한 점들을 발견했습니다. 총회가 정치기구이지만 목회기구로 예수님의 심장을 가지고 노회의 화평과 지교회의 유익을 위하여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하고 싶습니다.

안국장: 지난 회기엔 휴전 이후 최초로 본교단 남선교회전국연합회 주도로 북한에 봉수교회 건축이 시작됐습니다. 남북 간의 화해와 평화 분위기 조성에 한 발 다가간 일이라 사료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미사일 사건과 전시작통권 조기 이양 등으로 국가 안보가 혼란스러운 이 때에 이를 위한 총회의 역할은 어떤 것이 있겠습니까.

이총회장: 국가의 안보나 정체성이 위기를 맞이한 시대의 교회로서 교회는 국가의 영적 정신적 보루가 되어야 합니다. 어렵게 지켜온 국가의 정체성을 훼손하지 않도록 교회가 선도하고 국가 지도자들을 위하여 기도할 때입니다. 국가의 정체성이란 교회의 존재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는 것이므로 한국교회의 중심으로 타 교단과 연계하여 국가의 안보와 정체성을 지키는 일을 앞장서 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북한 교회를 건축하고 북한 동포를 인도주의적인 차원에서 지원하는 일은 늦추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안국장: 2005년 1월 전격 시행한 생활비 평준화에 이어 올해는 자립화에 따른 구체적인 안들이 마련되어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번 총회에서 이를 적용해 나가는데에 있어서 크고 작은 문제들이 있을텐데 앞으로 이 문제를 풀어나갈 방향을 제시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총회장: 미자립교회의 자립화 문제는 2년째를 맞이하여 서서히 정착되어 가고 있다고 봅니다. 아직도 많은 문제가 있다고 하지만 혜택이 미치지 못하는 교회와 이전과 비교할 때에 혜택이 줄어든 교회의 문제입니다. 이런 문제는 협력하는 상호 노회에서 더 긴밀한 협의 하에 방안을 연구하면 안 될 것이 없을 것입니다. 총회가 정책적으로 수립한 일을 이제는 협력하는 노회가 만나 협의할 수 있도록 독려하여 이전보다 더 효율적이고 장기적인 지원 대책을 마련할 것입니다.

안국장: 최근 수 년 간 우리 사회에 두드러진 현상은 보수 진보의 갈등과 분열입니다. 교계도 예외는 아니어서 시국과 관련한 몇 몇 행사에서는 오히려 교회가 사회적 갈등을 증폭시켰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특히 총회장님께선 이번 총회를 화해와 용서의 총회로 이끌어갈 계획을 가지고 계신 것으로 아는데 갈등과 분열을 극복할 방안은 무엇이겟습니까?

이총회장: 진보와 보수는 사회 발전의 한 요인입니다. 상호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이해하면 오히려 사회의 유익이 됩니다. 그러나 극대화되면 갈등이 야기되고 분열을 조장합니다. 교회 내의 진보와 보수의 집단이 서로 대화하고, 협력하여 교회와 국가의 장래를 함께 열어가는 공통점을 찾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우리 교단은 NCC와 한기총의 회원교회로서 이 일을 하기에 가장 적합하다고 봅니다. 진행되고 있는 이 기관의 대화와 연합도 잘 진행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안국장: 다행히 올해 선거는 총회 사상 최초 단독 입후보로 비교적 조용한 선거를 치루긴 했습니다만 선거 문제는 고질적인 병폐로 남아 있습니다. 이제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할 것으로 생각되는데 총회장으로서 대안이 있으시면 말씀해 주십시오.

이총회장: 어려운 일이지만 획기적인 선거조례를 개정하여 만들 수 있도록 계속 연구하고 논의할 것입니다. 개혁주의 정신에 입각하여 총회의 대표자가 될 수 있도록 엄격한 자격과 선거 과정을 제시해야 할 것입니다. 교회가 사회의 모범이 되기 위하여 건강한 선거 분위기가 될 수 있도록 전체 교회가 공감할 수 있는 선거조례를 개정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안국장: 최근 한국 교회는 세계 교회와의 관계에 있어 적극적이고 주도적인 자세로 임하고 있습니다. 한국 교회가 국내 뿐 아니라 그 규모나 내용면에서 세계적인 교단이 되었음을 자부합니다. 따라서 우리 교단이 담당해야 할 과제도 많은 줄 알고 있습니다. 에큐메니칼 차원에서 국내외 교단, 기관들과의 협력방안을 제시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총회장: 세계화 시대를 맞이하여 세계 교회와 하나 되고 연합하는 것은 중요한 사실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제는 우리 교단이 에큐메니칼 훈련도 많이 했고 에큐메니칼 자원도 많아졌다고 봅니다. 우리 교단이 관계하고 있는 국내외 기관들에 파송되어 있는 이사뿐만 아니라 전문 인력들을 중심으로 협의체를 만들어 연합 기관을 섬기도록 할 것입니다. 연합 기관에 파송된 우리 교단의 인력들을 지원하고 협의함으로 기관들을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자세로 참여하고 이끌어가려고 합니다.

안국장: 마지막으로 제91회 총회에서 가장 역점을 둬야할 과제를 제시해 주시고 총회와 한국교회에 당부하는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이총회장: 제 91회 총회는 1907년 평양 대 부흥운동 1백주년을 알리는 시발점이 될 것입니다. 개인의 회개가 교회의 부흥을 이끌고 사회의 개혁을 주도했던 것처럼 회개와 화해를 중심으로 한 시대적 비전을 제시해야 합니다. 국가에 길을 제시하고 희망을 주기 위하여 교회가 연합하고 사회를 위하여 헌신하는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그리하여 교회가 사회에 대하여 한 목소리를 내는 저력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모든 교회가 사회의 빛이 되고 힘이 될 수 있도록 영적, 도덕적으로 새롭게 되고 일치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당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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