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인의 선(線)을 지키자"

[ 논설위원 칼럼 ] 논설위원칼럼

한국기독공보 webmaster@kidokongbo.com
2006년 08월 30일(수) 00:00
신동작
부산장신대학교 총장

우리는 평소에 사회 여론과 교계의 이슈가 되는 일에 온통 마음을 빼앗기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조용한 흐름 속에 대단히 중요한 일들이 위험수위까지 퍼져나가는 것도 묵과해서는 안 된다. 우선 교회의 모든 일에서 극단적인 해결방법을 사용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세계는 지금 북한의 벼랑 끝 외교와 중동의 자살폭탄 테러 등 극단적인 마지막 수단들이 사람들의 정신을 혼미하게 하고 있다. 우리 역시 어떤 일에 대해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면서 어느새 일이 안 풀리면 극단적인 방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오늘날 이 사회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보라. 부부싸움 후 살고 있는 집에 불을 지르거나 감정이 북받쳐 어린 자녀들과 함께 자살을 시도하는 일,돈 문제로 앙심을 품고 계획적인 살인을 하는 경우 등 이 사회의 많은 사건들은 오늘날 세계에서 일어나는 극단적인 방법이 사람들의 감정에 전이된 시대적인 질병이라고 볼 수 있다. 이 현상은 오늘날 사회의 각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제 교회도 의도적으로 이러한 현상을 막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으면 큰 불상사가 교회 안에서도 터져 나올 수 있을 것이다. 그리스도인은 마지막 선을 지킬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만 진정한 그리스도인이다. 그런데 오늘날의 교회들을 보면 이 마지막 선이 허물어지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 많은 회의나 모임에서 무리수를 쓰는 일들을 신속하게 멈추고 개선해야 한다. 기독교인들이 감정,원칙,부정,비리 등의 공방에서 마지막 수단으로 사용하는 무리수는 세상 사람들이 행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지금이라도 그리스도인들은 '무리수의 마지막 선'을 지켜야 한다. '이 이상은 하지말자'라는 신앙의 경계선을 넘지 말아야 한다.

인간이 하는 일에 절대적인 것은 없다. 모든 일에 한계가 있고, 허물이 있는 것이다. 자기가 선 자리에서만 바라보는 지나친 편견이 항상 자신의 판단 속에 스며들어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사람들은 "해가 뜨고 진다"고 말한다. 그러나 해는 움직이지 않는다. 지구가 자전하는 현상을 사람들은 해가 뜨고 진다고 말하는 것이다. 일부 사람들은 "세월이 너무 빠르게 지나간다"고 말한다. 그러나 시간에게 물어보라. 시간은 사람을 차별해 본적이 없다고 말할 것이다. 사람들은 겉모양만 보고 "건강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몸 속에는 어떤 질병이 진행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이 모든 자연현상은 '인간이 무리수를 쓰면 안 된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

하나님은 "원수 갚는 일은 내가 할 것이라"고 말씀하시지 않았는가. 그뜻은 하나님이 하실 순서를 남겨두라는 의미이다. 왜 그리스도를 의지하는 사람이 자기가 모든 일을 다 하려고 하는가. 하나님이 계실 자리를 남겨두어야 한다. 하나님이 손 대실 기회를 남겨두어야 한다. 우리가 속해있는 자리에서 꼭 지켜야 할 것을 잊어버리고 있지나 않은지 주위를 살펴보아야 한다. 오늘날 우리의 주변에서 십자가를 찾는 일은 어렵지 않다. 그러나 기독교 역사에서 보면 십자군 전쟁 때 처음에는 십자가 정신으로 시작했다가 시간이 흐를수록 십자가 정신은 사라지고 십자군이라는 명분만을 앞세운 것을 볼수 있다. 밤이 되면 사방에서 교회 마다 십자가에 불을 밝힌 모습을 보게 된다. 이제 십자가가 지닌 정신을 교회 안에 세우는 일에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예배 시간에는 십자가가 힘이 있는데 교회 직분자들의 회의에는 십자가가 없어진다. 기도회 때는 십자가가 있는데 교회 안의 선거 때는 십자가가 없어진다. 왜 십자가가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하는가? 이것은 분명히 현대교회가 십자가의 뿌리를 잃어버린 증거이다. 십자가의 정신을 찾기 위해 가장 기본적인 것에 우리의 마음을 모으고 무릎을 꿇어야 할 것이다.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