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하나님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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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08월 15일(화) 00:00
사람은 누구나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고 싶어 한다.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 자기 삶의 존재의식이 분명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신이 버림 받았다거나 무시당하며 산다는 사실이 느껴지면 삶의 의욕을 송두리째 잃어버리게 된다. 이러할 때면 자신의 삶이 얼마나 비참하며 초라해지는지 모른다. 이러한 상황이 계속되면 결국 자신을 잃어버리고 열등의식과 원망의 삶을 살게 되는 불행을 초래하게 된다.

우리는 이스라엘의 초대 왕,사울의 실패를 기억한다. 사울의 불행은 자신이 하나님께 버림을 받았고 백성들로부터 외면을 당했다는 상실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이것은 하나님과 백성들에 대한 사울의 오해였다. 하나님께서는 사울을 버리지 아니하셨다. 사울 자신이 먼저 하나님을 버린것이다. 백성들의 마음이 사울에게서 멀어진 것이 아니라 사울의 마음이 백성들에게서 멀리 떠났던 것이다. 문제는 사울 자신에게 있었다는 것이다. 그가 자기의 자존을 잃어버림으로 무서운 내리막길을 걷게 된 것이다.

우리는 오해하지 말아야 한다. 하나님이 멀리 계시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가까이 계시는 하나님을 느끼지 못할 뿐이다. 하나님께서 나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하나님이 나를 미워하시고 버렸다고 오해하는 것이다. 하나님이 틀린 것이 아니라 내가 틀린 것이다. 하나님은 결코 사람을 버리시는 분이 아니다. 단 한 번도 우리를 버리신 적이 없으시다. 다만 사람들이 하나님을 떠나고 버렸을 뿐이다. 우리 인생들을 향하신 하나님의 눈길에는 못난 사람은 없다. 우리들 스스로가 자신은 못났다고 단정해버리는 것이다. 하나님께는 우리 모두가 소중하다. 쓸모없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으며 오직 하나님의 명작들뿐이다. 이것이 사울왕의 실패요 우리 인생들의 대실패이다.

하나님의 생각은 우리들의 생각과 다르다. 우리들이 생각하는 나의 가치는 하나님의 가치와는 너무 큰 질적 차이가 있다는 말이다. 우리들이 어떠한 상황과 처지에 있든지 하나님께는 모두가 아들과 딸이다. 하나님의 기억에는 우리가 아들과 딸이라는 것 외에는 아무 것도 없다. 누가복음 15장에는 집을 나간 아들이 나온다. 아버지가 이 아들을 향하여 "나가라"고 하지 않으셨다. 아들 스스로 집을 나가서 타락하고 방탕한 것이다. 그러나 아버지는 단 한번도 "너는 내 아들이 아니다"라고 하신 적이 없다. 이 아들의 슬픔은 돈을 잃어버린 것이 아니다. 허랑방탕한 것도 아니다. 그것은 아버지의 아들 됨을 상실했다는 것이다. 우리는 바로 이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아버지는 어제나 오늘이나 여전하시다. 비록 아들이 집을 나갔어도 아버지에게는 아들로 기억된다. 죄를 지었을지라도 아들로 존재한다. 아들 스스로가 아들 됨을 포기할지라도 아버지에게는 아들로만 기억될 뿐이다. 아버지는 아들을 포기할 수 없다. 절대로 버리는 법이 없다. 돌아오기만 하면 돌아오는 아들 이외에는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으신다. 아들은 품꾼이 되겠다고 돌아오지만 아버지에게는 품꾼이 아니라 아들이 돌아온 것이다. 하나님은 우리가 설령 죄를 범하는 현장을 목격하고 계신다고 할지라도 그 장면 하나 하나를 기억하시는 분이 아니다. 우리의 추한 모습,무참히 밟히는 모습,그리고 거지 아닌 거지의 모습은 안중에도 없으시다.

세상을 살다 보면 넘어질 수도 있다. 때로는 시험에 빠지고 죄 가운데서 헤맬 수도 있다. 하나님 아버지는 우리 인생의 체질을 잘 아신다. 우리가 죄 중에 넘어지고 시험에 빠질 것이라는 사실도 이미 알고 계시다. 하나님은 그러나 우리가 넘어져 있는 모습이나 죄 짓는 모습은 기억하고 싶어 하지 않으신다. 우리가 일어서는 모습과 회개하는 모습만 기억하신다. 우리에게 한 가지라도 어여쁜 모습이 있으면 그 모습 때문에 이전의 수 만 가지 흉악한 모습은 모두 잊어버리신다. 우리에 대한 하나님의 기억에는 괴로운 기억은 없다. 즐거운 기억뿐이다. "나 곧 나는 나를 위하여 네 허물을 도말하는 자니 네 죄를 기억하지 아니하리라"(사 43:25 )고 하신 것처럼 하나님의 본성은 아들과 딸에 대한 용서와 사랑의 기억밖에 없다.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하나님의 자녀 됨'의 자존을 회복하는 길이다.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음을 늘 기뻐하며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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