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논단]총회장,존경의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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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08월 09일(수) 00:00
김광웅
포항제일교회 목사

   
김광웅/포항제일교회 목사
총회가 다가오면 마땅히 기뻐해야 한다. 새로운 정책이 수립되기 때문이다. 각 교회는 필요에따라 어려운 미해결의 문제들을 시찰회에 내놓는다. 시찰회는 노회에 상정하고 노회는 총회로 보낸다. 그리고 총회에서는 법을 바꾸어 가면서 그동안 어려웠던 일들을 바로잡는다. 더 유익하고 더 편리한 방법을 찾아 법 자체를 바꾸는 작업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해마다 총회가 끝나면 으례 많은 새 시행세칙이 나온다. 그 새로운 법규를 따라 보다 나은 교회 운영을 해 나갈수 있도록 여러가지 지시사항이 하달된다. 교회는 이제 새로운 법 질서 안에서 모든 일을 더 쉽게,더 효율적으로 잘 감당해 나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얼마나 좋은가!

그런데 여기 다른 일이 하나 있다. 총회가 다가올 때마다 마음이 무거워지는 이 다른 한 가지 일은 도무지 고쳐질 줄을 모른다. 도리어 우리 모두를 항상 부끄럽게만 하니 어떻게 하면 좋으랴! 이것은 총회장이 되기 위한 부총회장 선거에 관계되는 일이다. 한 입후보자가 법에 관계없이 불법으로 쓰는 돈의 액수가 십 억대를 넘어선다는 얘기가 자주 들리는데 사실이 아니기를 간절히 바란다. 입후보했던 한 목사로부터 들은 이야기가 있다. 그것도 여러사람이 모인 공식석상에서 한 말이니 거짓은 아닐 것이다. 자신이 쓴 돈이 수 억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그 선거에서 패했지만 그 때 당선된 상대가 쓴 돈이 이십억이 넘었다고 말했다. 이게 사실이라면 그 많은 돈이 어디서 나왔는가?

내가 아는 한 선배 목사님은 부총회장이 되기 위해 그가 은퇴시에 받게 될 퇴직금과 원로목사로서 받을수 있었던 돈을 미리 찾아 선거에 모두 써버렸다.

그는 총회장을 지낸 후 남은 생애를 너무도 비참하게 살다 가셨다. 사모님의 병을 치료하기 위한 돈도 부족했다. 그의 만년을 장식한 삶의 모습은 무척 가슴 아팠다.

과거 총회장을 지내신 선배 목사님들 중에는 참으로 존경스럽고 훌륭하신 인격을 갖추신 귀한 분들이 많이 계셨다. 지금도 그런 총회의 일꾼다운 어른들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찾아내기가 쉽지않다. 훌륭한 미담을 가진 총회 어른들 얘기 보다는 부정적인 이야기가 훨씬 더 많이 들리는 세태가 된 것이 가슴 아픈 일인 것이다.

높은 자리에서 아래에 앉아 있는 총대들을 보면서 '저 목사에게는 얼마를 주었고, 저 장로에게는 또 얼마를 주었다'는 기억을 더듬으면서 쓴 가슴을 쓰러내린 높은분(?)도 있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딱하다.

목사가 무엇인가? 예수 그리스도의 구주 되심을 증거하는 일에 목숨을 거는 사람들이다. 사랑하는 성도들에게 하나님의 진리를 선포하며 바른길 가게 인도하는 하나님의 종이다. 자신이 앞서 가야 한다. 목사가 조심해야 할 세 가지로, 재물욕, 성욕, 명예욕을 자주 말하지 않는가! 정당한 방법으로 하나님께서 주시는 자리를 얻게 되는 것이야 누가 무엇이라 하겠는가! 불합리하고 저속한 방법으로 자리를 탐내는 추태가 우리의 가슴을 아프게 하는 것이다.

어떤 방법으로 총회장을 뽑아 세우든 관계는 없다. 단지 겸허한 자세로 살아가는 훌륭한 지도자 중에서 추대되고 그런 존경받는 인물이 세워지면 된다.

추대를 받은 당사자는 기도하는 마음으로 그 중임을 감당할 것을 수락하고 출발부터 법을 따라 정당하고 바른 방법으로 선거에 임해야 한다. 이런 아름다운 모습은 영원히 볼 수 없는 것인가?

과거 조용히 선거를 치른 해도 있었다. 그럴수도 있는데 조금만 틈이 보이면 장마 후 잡풀 솟아나듯 부끄러운 선거풍토의 아름답지 못한 이야기들이 들려지니 가슴이 무거운 것이다. 이 나라가 잘못된다면 그 책임은 일차적으로 성직자들에게 있다. 변명할 여지가 없다.

금년에는 마침 단독입후보로 조용한 선거가 될 것 같아 기쁘다. 한국교회의 선거풍토는 반드시 고쳐져야 한다.

아직도 돈을 부당하게 쓰며서 당선하려는 후보자가 정말 있다면 이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만일 일반 사회 선거에서 그런 잘못을 저지른다면 선거 이후 감옥 안에 들어앉아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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