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굶주린 어린이들 돕는다

[ 교계 ] 월드비전, 기아체험 24시간 캠프 '훼민파이터' 성료

정보미 기자 jbm@kidokongbo.com
2006년 07월 11일(화) 00:00
"나는 '훼민 파이터'로서 기아체험 24시간 캠프를 통해 지구촌 굶주린 이웃들의 고통을 직접 체험하고 그들을 도와 진정한 의미의 이웃사랑을 적극 실천하는 청소년이 될 것을 선서합니다."

   
24시간동안 기아체험을 하며 전 세계의 굶주린 아동의 고통에 동참하기로 선서하는 청소년들.
지난 7일 오후5시, '훼민파이터(famine fighter)'들의 선서로 월드비전(회장:박종삼)이 주최한 '제14회 기아체험 24시간 난민캠프'가 시작됐다. 총 4백3명이 참가한 이번 캠프는 어린이 노동과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는 전세계 약 2억5천만명의 아동들을 돕기 위해 마련됐다.

1박2일 간의 캠프 중 첫째날. '훼민 파이터'로 참가한 아이들의 눈빛은 '이글이글' 타올랐다.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24시간을 굶으며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해야 했지만, 그들의 각오는 남달랐다.

민현희양(명지외고 2학년)은 "작년에 네팔 여행을 다녀왔다. 행복지수가 세계 1위라는 네팔 사람들은 가난하지만 조건없이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면서, "그러나 전쟁ㆍ재해로 생겨난 난민들은 가난 뿐만 아니라 먹을 것도 턱없이 부족해 행복을 잊고 산다. 그들을 생각하며 끝까지 버텨낼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참가자들은 인도, 우간다, 엘살바도르, 우즈베키스탄 등 기아가 심각한 총 4개 나라의 마을로 나뉘어져 배정됐다. 그 후 각 마을별로 마을가와 구호를 외친 훼민파이터들은 일명 '나이트 컴뮤터(night commuter)'라 불리는 '밤의 행군'에 참여했다.

정부군과 반군간의 전투가 빈번한 우간다에선 밤마다 반군세력이 주민들이 거주하는 마을에 침입해 어린이들을 납치해 간다. 때문에 우간다 아이들은 매일 밤이 되면 난민캠프장까지 걸어가 피신한다. 그 거리가 장장 10여Km. '밤의 행군'은 이 우간다 아이들을 생각하며 같은 거리를 걷는 프로그램으로 참가자들은 △일심동체 물나르기 △맨발로 걷기 △힘이 될 수 있는 메시지 적기 등의 미션을 수행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배고픔과 긴 행군으로 지친 기색을 띤 아이들도 있었으나 낙오자는 단 한명도 없었다.

이번 캠프에서는 자녀들과 함께 참여한 어머니들의 모습도 많이 눈에 띄었다. 행군을 마치고 캠프장에 도착한 뒤 기아체험 영상을 시청하던 중 팔로 눈물을 훔치던 송숙영(37)씨도 딸과 함께 참가한 가족 훼민파이터. 송 씨는 "굶주리며 아파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니 너무 마음이 아프다.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온 국민이 조금씩이라도 후원할 수 있도록 기부문화가 널리 전파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튿날, 아침 일찍 기상한 참가자들은 잠시 후에 펼쳐질 모금행사 준비로 분주했다. 우선 '난민노동'의 프로그램으로 후원자들에게 나눠줄 머리띠와 비누를 만들고 페이스 페인팅 연습에 몰두했다. 그리고 본격적인 모금행사를 펼치기 위해 사람들이 많은 서울역 시청앞 신촌 이대로 나섰다. "지금 아이들이 죽어가고 있어요"라고 외치는 한 초등학생, "1백원만 후원해 주셔도 한 아이가 한끼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라고 홍보하는 한 중학생. 아이들의 호소는 시민들의 지갑을 열게 했다. 그리고 모금함은 순식 간에 반 이상이 채워지게 됐다.

특히 이번 캠프에는 월드비전 홍보대사 탤런트 김혜자씨의 손자ㆍ손녀 3명이 참가하기도 했다. 난민캠프가 끝나면 바로 할머니한테 전화하겠다는 김 씨의 큰손자 임동혁(16)군은 "전부터 할머니가 기아들을 도와주는 영상을 보고 참여하고 싶었다"면서, "배고픔을 참고 오랜시간 걷는 활동이 쉽지는 않았지만 즐거웠다"고 소감을 전했다.

※'훼민 파이터'(famine fighter)란?
'기근(famine)에 대항해 싸우는 자(fighter)'라는 뜻으로 기아체험 24시간 참가자들을 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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