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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다운세상 ] 미래의 기독 일꾼 양성하기 위해 땀 흘리는 '한동대학교' 이야기

정보미 기자 jbm@kidokongbo.com
2006년 07월 05일(수) 00:00
과제와 시험으로 지친 대학생들이 "아! 기다리고 기다리던 여름방학이 돌아왔다"를 외치며 저마다 계획을 세우고 있을 때. 그리고 그들을 떠나보낸 캠퍼스마다 한산하다 못해 적막함이 감돌 이 때에 저 멀리 포항의 한동대학교(총장:김영길)에서는 떠들썩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달 26~30일 열린 제3회 '차세대 기독학자·교수 양성 캠프'. 전국에서 모인 50여 명의 대학생들이 함께 모여 토론하고 도전받는 시간을 가졌다.
조용한 캠퍼스를 시끌벅적하게 만든 것은 지난 6월 26일부터 30일까지 열린 '차세대 기독학자ㆍ교수 양성캠프'. 기독교세계관운동과 기독교적 학문추구의 대가 끊어질까 염려해 지난해부터 시작되었다. 3회째 열린 이번 캠프는 '기독학자 만들기 대작전'이라는 주제로 전국에서 대학생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우리는 누구인가'부터 '기독학자가 되기 위한 준비'까지 기독학자의 소양을 지닌 젊은이들이 모여 함께 토론하고 도전받는 시간을 가졌다.

한동대의 한 학생이 칼빈대학교 교수훈련 프로그램에서 착안해 낸 아이디어로 기독학자 양성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껴 출발하게 된 기독학자 양성캠프. 이 캠프를 주최한 한윤식교수(학문과신앙연구소 소장)는 다음과 같이 기독학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다수의 크리스찬들이 있지만 사회가 변하진 않고 있습니다. 이는 교회는 주일에만 가는 것으로 여기며 신앙생활을 일상생활에 접목시키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크리스찬들이 전문적인 교육을 통해 기독교적 세계관을 일반생활 능력에서 나타낼 수 있도록 기독학자를 양성해야 합니다. 이것의 필요성을 깨닫고 시행하는 곳이 없기 때문에 저희가 추진하게 된 것이죠." 말하자면 학자가 되려는 학생들 각각의 전공분야에 기독교를 접목시킨 다음 '기독학자'로서 준비시켜 다음 세대를 양성하는 리더로 동역할 수 있도록 만들자는 취지다.

   
기독학자 양성캠프 4일째 저녁시간. 캠프에 참가한 학생들이 '애찬식(Love Feast)'을 통해 함께 친목을 다지고 있다.
캠프에 참여한 한동대 김동훈(전산전자학부 3) 씨는 "평소 수업 때 자기분야를 개척하며 기독교를 조율하시는 교수님들의 모습을 보고 참석하게 됐다"면서 "많은 준비와 공부의 필요성을 느낀다. 내 전공분야인 공학과 기독교를 어떻게 접목해 나갈지 고민해 봐야겠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경북 포항에서, 그것도 '기독학자 만들기' 열풍이 불어나고 있는 한동대학교는 어떤 곳일까?

한동대학교는 전체 졸업생 중 취업률이 80%에 이르고, 학생들은 매년 삼성전자, LG전자, 한국IBM 등 내로라 하는 대기업에 대거 취직하고 있다. 또 학업을 계속하기 원하는 이들은 서울대, 포항공대, KAIST 등과 해외대학으로 진학하고 있다. 1995년 4백 명 정도가 모여 입학식을 치른 후 10년이라는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다윗이 물맷돌로 골리앗을 쓰러뜨린 것처럼 학생들에게 기독교적 인성과 정신을 밑바탕으로 한 '물맷돌'같은 실무능력을 겸비시켜 21세기 지도자들을 양성해 그들이 '골리앗'과도 같은 세상을 바꾸어 나가도록 만들고 있다.

   
한동대학교는 '왜 세상을 변화시키지 않는가?(Why not change the world?)'를 구호로 외치면서 세계를 품고 나아가는 학교다.
그렇다면 무엇이 그들을 외강내강(外剛內剛)하게 만드는가? 김영길 총장은 그 이유를 기독교 신앙교육에 입각한 인성 및 기본교육이라 말한다. 우선 3회째 개최된 기독학자 양성캠프는 한동대학교 기독교대학발전위원회가 주관하고 총학생회와 학문과신앙연구소가 주최하고 있다. 일반대학에 '기독교대학발전위원회'가 있다니, 또 기독교적인 사업에 총학생회가 가담하다니 참으로 드문 일이지만 이는 한동대가 철저한 기독교학교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대학 홈페이지에서부터 '한동대학교는 하나님의 대학입니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있다.

'왜 세상을 변화시키지 않는가?(Why not change the world?)'를 구호로 외치면서 세계를 품고 나아가는 학교인 한동대는 매주 수요일 3시면 전체 학생들이 함께 예배를 드린다. 또한 입학 순간부터 기숙사에서의 생활까지'팀'제도를 시행해 교수 한명 당 20~30여 명의 학생들이 팀을 이뤄 1년 동안 지내게 된다. 수요일 오후에 있는 예배 시간에도 예배실 의자마다 교수 이름이 적혀있어 팀별로 앉아 예배를 드린다. 또 예배후에는 각 팀이 모여 주제별로 강의를 듣거나 바베큐 파티를 하는 등 친목을 다지는 시간으로 활용한다. 팀의 교수들은 학생들의 아버지 어머니 역할을 담당하며 진로ㆍ연애 상담을 하기도 하고 1년이라는 시간동안 가족같은 분위기에서 지낸 학생들은 자연스레 팀원으로서의 역할을 몸으로 익히게 된다. 이것이 바로 한동대를 '한동'답게 움직이게 하는 힘이다.

그밖에 CCC나 IVF같은 선교 동아리 외에도 자체적으로 다수의 기독교 동아리가 있어 정기적인 모임을 통해 예배와 찬양 등 교제를 나누고 있다. 개교 이후 무감독 양심시험으로 정직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것도 한동대의 자부심이다. 그래서 한동대학교 강의실 책상들은 낙서 하나없이 언제나 '반짝반짝'이다.

그렇다고 한동대가 역경과 고난의 시간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01년엔 김영길 총장이 사립학교법 위반 혐의로 구속되는 어려움도 겪었으나 김 총장의 곧은 성품을 알고있던 당시 학생 1천여 명이 구치소에 직접 찾아가 장미꽃 한 송이 씩을 들고 무언의 시위를 벌였다. 진실은 통하는 법, 얼마 지나지 않아 김 총장은 무죄판결을 받고 풀려나게 됐다.

'하나님의 뜻에 따라 세상에서의 인정과 명예보다는 참되고 헌신된 삶을 살기로 결심한 사람들'로 양성하는 것을 교육목적으로 하고 있는 한동대학교. 하나님의 섭리 안에서 끝없이 정진하는 한동대의 모습이 아름답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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