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量'에 따르는 '質'

[ 기자수첩 ] 기자수첩

김보현 기자 bhkim@kidokongbo.com
2006년 07월 02일(일) 00:00

온국민이 열망하던 16강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귀국길에 오른 대표팀 감독은 환대에 대한 감사와 함께 "한국은 축구에 '미친'나라"라는 말로 한국 축구 발전에 대한 희망과 기대의 심정을 대신했다.

20세기 한국교회가 '성장'으로 세계교회의 이목을 모았다면 21세기 들어서면서부터는 그 종목을 '선교'로 바꾸어 놓을듯한 태세다.

이미 지난 1988년 제1차 시카고 한인세계선교대회 때 파송 규모에서 세계 55위에 불과했던 한국 선교는 구호 차원에서 제시돼 불가능해만 보였던 1만 명 선교사 파송 목표를 초과 달성한 데 이어 지난해 한 조사에서 1백80개국 1만 7천 명의 선교사를 파송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세계 제2의 파송 규모를 갖게 됐다.

특히 지난 6월 내내 한기총과 세계선교협의회(KWMA)가 공동주관하는 '2006세계선교대회'를 통해서는 오는 2030년까지 10만 명의 선교사를 파송한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하고 나섰다. 이런 흐름은 이미 지난해 1월 KWMA 고위 실무자가 금년에 있을 세계선교대회에 대한 종합적인 구상을 발표하면서 "오는 2030년까지 선교사 숫자를 4만 8천5백1명으로 늘릴 것"이라고 밝힌 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으로 이런 흐름은 우리 교단 내에도 그대로 이어져 지난 6월 5일부터 10일까지 계속된 교단선교 전략회의에서는 이번 선교대회의 5가지 목표 가운데 하나로 '2030년까지 1만5천5백52 명의 선교사 파송'을 제시하고 나섰다.

목표와 구호가 갖는 상징성을 감안하더라도, 향후 24년 동안 현재 선교사의 20배에 달하는 선교사를 파송하겠다는 목표는 무척이나 원대한 포부라고 할 수 있다.

외국인 눈에 비친 월드컵 축구에 대한 관심이 한 때의 '이상 열광'으로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물론 선수 본인이나 축구 관계자들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등 번호 12번'으로 통칭되는 축구 팬들이 평소 동네(클럽)나 청소년, 프로 축구에 대한 관심도 반드시 필요함은 두말할 나위 없다.

물량 위주의 선교로 인한 부작용을 이미 심각하게 경험한 한국교회와 본교단으로서는 우리의 선교 비전이 과시성을 비치지 않도록 '1만 5천 명 선교사 시대'는 둘째치고 눈앞에 다가 온 '1천 명 선교사 시대'를 위한 책임있는 선교 정책과 현실성 있는 행정 지원 방안부터 제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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