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회 수녀로서 최초 부제 서품

[ 교계 ] 오카타리나 수녀 인터뷰 "예수님 가르침대로 직분 감당할 것"

정보미 기자 jbm@kidokongbo.com
2006년 06월 06일(화) 00:00
"한편으로는 기쁘지만 막중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그동안 남성중심의 사회구조 속에서 남녀가 차별되어 왔기 때문에 한국성공회에서도 2001년에서야 여성 사제가 생겨났습니다. 현재 한국 여성으로서 사제가 된 사람은 9명으로 제가 10번째 서품을 받게 됐습니다. 많은 수녀들에게 희망을 주게 되어 기쁘고, 목회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생활에 매진하고 예수님 가르침대로 직분을 감당하겠다는 부제 오카타리나 수녀.
오카타리나(본명 오인숙ㆍ66) 수녀는 여성으로서도 드물지만 수녀로서는 최초로 지난 25일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에서 부제 서품을 받았다. 가톨릭에서는 여성사제를 허용하지 않고 있으며, 수녀에서 사제가 된 경우는 전 세계적으로 살펴봐도 10여명 정도에 불과하다. 서울교구장 박경조 주교 앞에 무릎을 꿇고 안수를 받은 오 수녀는 1년 뒤에 사제 서품을 받게 된다.

그녀는 오래전부터 하나님의 신부로 예비되어 왔던 사람 같다. 평온한 나날을 보내던 어린시절, 6ㆍ25 동란으로 갑자기 부모를 여의고 1ㆍ4 후퇴 때 피난민 행렬 속에서 남쪽으로 후퇴하다가 군인들의 권유로 성공회에서 운영하는 수원 성베드로 보육원에 거주하게 됐다. 이때 그녀의 나이는 10살로 초등학교 3학년 때에 성공회에 입문하게 되었다.

"한강다리가 끊어지고 총알이 빗발치던 악몽과 같은 전쟁속에서도 저는 생명을 보존할 수 있었습니다. 사경을 넘어서 살아있는 나 자신을 보고 생명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다시금 깨닫게 되었죠." 그리고 그렇게 하나님께 자신의 삶을 드리게 되었다.

서강대학교 영문학과 4학년을 마치고 1964년 성가수도회의 수녀로 입회한 뒤 1970년 일평생 주님께 자신의 모든것을 드린다는 종신서약을 했다. 그때부터 그녀는 매일 아침 5시반에 기상을 한 뒤 7시 미사 후 8시반부터 9시반까지 하나님과 대화하는 시간을 갖는다.

"나에게 기도는 삶의 원동력입니다. 가장 행복한 이 시간을 통해 주님의 현존을 깨닫고 내안에 임재하심을 느끼며 하루를 살아갈 힘을 얻습니다."

현재 그녀는 수도원 사목에서 부제로 지내며 노인 요양ㆍ복지시설에서 할머니들 장례를 치르고, 40여 명의 정신지체장애아들을 돌보며 영세를 베풀고 있다.

"은퇴해서 조용히 지내며 글도 쓰고 번역도 하고 싶었지만 사제가 되었으니 조용히 있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생활에 매진하며 예수님 가르침대로 직분을 감당하겠습니다"라고 작은 포부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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